[키워드로 보는 2013 부동산] ② 전세대란
2013년은 세입자에게 유난히 힘든 한 해였다. 지난해 8월 중순부터 오르기 시작한 전세값은 69주째(지난 16일 기준)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1월말 전국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하 전세가율)은 66.4%로 2002년 10월(66.2%)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도권 아파트의 전세가율도 62.1%로, 집값이 급등했던 2000년대 초반 수준을 웃돌고 있다.
올해 전세값 상승이 지속되면서, 서울 아파트의 전세가격 시가총액이 처음으로 300조원을 넘기도 했다.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의 전세가격 시가총액이 지난해 말보다 5.6% 증가한 314조9,022억원을 기록했으며, 경기도 아파트의 전세가격 시가총액도 전년 말 대비 5.8% 증가한 308조9,477억원으로 늘어났다.
소득 대비 전세금 부담도 최근 10년 사이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서울 시내 아파트의 평균 전세금은 3억13만원으로, 이는 도시 근로자 가구의 5.4년치 소득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천정부지로 오르는 전셋값을 마련하느라 세입자들은 은행 문턱을 쉴 새 없이 넘나들 수밖에 없었다. 단기간에 목돈을 마련하기 어려운 서민들 중에는 전세난민이 생겨났으며, 폭등하는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들은 서울에서 경기로, 경기에서 근교 지방으로 옮겨가기 위해 이삿짐을 꾸려야 했다.
2014년에도 전세가격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면서, 세입자들의 피로도가 가중되고 있다.
24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2013년 부동산시장 결산 및 2014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아파트 전세가격은 약 3.2%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감정원이 정부와 공공기관 직원, 부동산 전문가, 공인중개사 등 962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9.7%가 내년에도 아파트 전세가격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연 평균 3.2%의 상승률을 점쳤다.
부동산 전문가는 "2014년도에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서울 아파트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서울을 떠나 경기도로 이주하는 일명 전세 난민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의 인접한 경기도 지역 중에서 서울의 전세가격 수준으로 구입할 수 있는 아파트가 반사 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서울의 전세대란과 더불어 내년도 강남 재건축까지 본격적으로 추진되면 서울의 이주 수요가 서울과 접한 수도권 일부 지역으로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2013년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 추진에 따른 1,000여 가구의 전세 수요가 인근 지역의 전세가를 크게 끌어 올린바 있다.
2014년에 강동구 고덕주공, 강남구 개포주공 등 재건축이 본격화되면 강남발 이주 수요가 인근 전세 시장과 전체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 큰 파장을 몰고 올 것 수 있다.
부동산 전문가는 "내년에도 서울의 전세가 고공행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강남 재건축에 따른 이주 수요까지 몰려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 일부 지역의 전세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난에 지친 수요자들이 서울과 접한 위례신도시, 미사강변도시, 구리갈매 보금자리지구 등에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한국아이닷컴 이슬 기자 dew0514@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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