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부양신탁 도입 15년 '유명무실'
장애인구 두배로 늘었지만 증여세 면제한도 5% 불변.. 물가상승률조차 반영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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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섯 살 발달장애아 손자를 홀로 키우는 A씨(65)는 정년퇴직금을 장애인신탁으로 관리하기 위해 여러 금융사에 문의했다. A씨는 자신의 사후에 혼자 남겨질 손자의 앞날을 위해 남은 재산을 신탁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되돌아온 답은 '모름'이었다. 모든 금융사가 제도적인 문턱이 높고 수익도 내기 어려운 장애인신탁에는 관심이 없었다.
스스로 재산관리를 하지 못해 '자립 사각지대'에 놓인 지적장애인 등을 위한 장애인특별부양신탁이 도입된 지 15년이 됐지만 지지부진하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장애인부양신탁 취급실적은 14건, 62억5000만원(2012년 5월 기준)에 불과하다.
장애인특별부양신탁은 발달장애와 같은 지적장애인을 위해 증여재산 등을 신탁업자가 관리해주는 것이다.
장애인구가 250만명을 넘어서면서 생활.재산 보호에 적합한 금융수요는 늘어났지만 시대에 맞게 제도 개정이 적절히 이뤄지지 않아 적합한 신탁상품이 턱없이 부족하다.
2012년 7월 개정 신탁법 시행으로 맞춤형 신탁 설정이 가능해졌지만 장애인신탁 제도 개선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이용실적이 미미했다.
전문가들은 장애인신탁에 수반되는 수수료.세금 등 비용을 줄이는 노력이 전무해 외면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장애인 증여세 면제한도가 15년째 5억원에 머물러 실질적인 생계대책이 되지 않고, 원금 인출제한·신탁소득 과세 등 어려움이 많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과거 연이자가 10%였던 시절 장애인신탁 증여세 면제한도가 5억원이면 연 5000만원 수익이 났지만 지금은 연 1500만원(이자율 3% 수준)도 안 된다"면서 "세금, 수수료 등을 제하면 월 80만원을 받는데 생활비로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권종호 건국대 교수는 장애인신탁 증여세 면제 한도액 5억원은 1998년 도입된 것이어서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10억원가량으로 상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생보업계도 최근 장애인신탁 등 복지형신탁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지만 발전이 더디다.
메이저 생보사인 삼성생명도 장애인신탁 4건, 수탁액 11억원에 그치고 있다.
김철봉 삼성생명 신탁부 부장은 "장애인신탁이 불편해 면제받은 증여세를 본인들이 부담하면서까지 상당 부분 해지했다"면서 "수탁액이 예금·채권 중심으로 운용돼 저금리 상황에서 수익성도 떨어진다"고 말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소비자와 업계의 요구를 받아들여 장애인 등을 위한 복지형신탁 제도 보완에 나설 계획이다.
손성은 금융위원회 사무관은 "자본시장법 개정에서 장애인신탁에 대한 검토가 미흡했다"면서 "올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에 제도적 보완점을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아람 보건복지부 사무관은 "발달장애인, 지적장애인의 보호자가 사망했을 때 부양의 문제가 생긴다"면서 "발달장애인 지원계획을 지난해 수립해 연금과 신탁을 함께 활용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장애인은 2003년 140만명에서 2012년 250만명으로 증가세다.
2011년 장애인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98만원으로 전국 월평균 가구소득 371만원의 53.4%에 불과하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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