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형공립고 교장 '교학사 교과서 채택' 입김설

송현숙·권기정 기자 2014. 1. 2.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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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운정고 학부모들 반발.. "압력 진위 따져 물어볼 것"

역사왜곡과 오류 논란을 빚고 있는 교학사 고교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한 학교들이 후폭풍에 휩싸이고 있다. 공립고교인 경기 파주 운정고 학부모들은 선정 과정에 의문을 제기하며 대책회의를 열겠다고 반발하고 있다.

운정고의 한 학부모는 1일 "오늘에서야 채택 사실을 알았다. 인터넷 등에서 교학사 교과서 채택에 대한 논란과 반발이 커지고 있어 2일 오전 교과서 채택 과정에 대해 알아보는 학부모들의 대책회의가 열린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정상적인 상황이었으면 이처럼 논란이 큰 교과서가 채택될 수 있었겠느냐"면서 "역사교사들의 생각과는 다른 교과서를 선택하도록 교장이 압력을 넣었다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들려 직접 따져 물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파주지회 측은 "운정고 학부모운영위원장에게 채택 경위를 물어보자 '학운위에 교학사가 채택된 것으로 올라와서 그냥 승인했다'는 답이 나왔다"고 전했다.

운정고가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주지역 학부모 사이트에는 '파주 운정고가 친일파 교학사 국사교과서 채택?' '뉴라이트 친일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운정고에서 채택하다니요' 등의 제목으로 어떻게 민원을 넣어야 하는지 문의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분란 많은 교학사 교과서를 선택한 운정고에 온 것을 후회한다' '자녀가 운정고 1학년인데 새해 첫날부터 날벼락'이라는 학부모들의 원망도 올라와 있다.

파주지역의 한 교사는 "운정고는 지난해 자율형공립고가 되면서 이 지역에선 마치 특목고처럼 공부를 아주 잘하는 학생들이 몰리고 있는 학교로, 올해 내신성적 200점 만점에 커트라인이 190점 이상이었다"며 "특히 이번 신입생들은 한국사가 수능 필수가 되자 한국사 과외까지도 신경쓸 정도로 학부모들의 교육열이 높아 교학사 채택에 대한 분개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지역 국회의원인 윤후덕 민주당 의원은 즉각 교장에게 항의 뜻을 전하겠다고 밝혔고, 파주지역 시민단체도 3일 운정고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항의전화와 1인 시위 등을 이어갈 예정이다.

교학사 교과서 선정 학교는 집계가 끝나지 않은 상태로, 1일 현재 전국 2350여개 고교 중 10곳 정도가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이름이 밝혀진 학교는 대구 포산고와 울산 현대고, 경북 성주고, 경기 운정고, 수원 동원고·동우여고, 여주 제일고, 성남 영덕여고 등이다. 이례적으로 교학사와 지학사 교과서를 함께 선택한 전주 상산고까지 모두 9곳의 이름이 확인됐다. 이 외에 서울 2곳, 부산 2곳, 경북 1~2곳이 선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송현숙·권기정 기자 s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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