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세' '부동산' '누더기'..키워드로 보는 2014 세법(종합)
[머니투데이 세종=박재범기자]['부자증세'…9만명 최대 450만원 세금 더낸다]
정부의 세제개편이 '증세'로 일단락됐다.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사실상 '서민 증세'는 국회 문턱을 넘었다. 소득세 최고세율(38%)을 적용하는 과표구간을 3억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내려 '부자 증세'도 시동을 걸었다. 부동산 관련 세제도 대폭 손질됐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제도가 폐지되는 등 부동산 세제 정상화 입법도 성공했다. 반면 당초 정부안에 비해 크게 후퇴한 채 국회를 통과한 세제도 적잖다. 정부의 비과세·감면 제도 정비 방침이 이해당사자의 반발에 밀린 셈이다. 종교인 과세나 음식점 의제매입세액공제 제도 등이 대표적인 예다.
◇소득공제→세액공제 전환…장기펀드 소득공제 신설
세법 개정으로 특별소득공제 항목인 의료비와 교육비, 기부금, 보장성 보험료, 연금계좌 등의 항목이 소득공제 방식에서 세액공제 방식으로 바뀐다. 의료비와 교육비, 기부금의 세액공제율은 15%다. 3000만원 이상의 고액기부의 경우 공제율이 25%다. 정부안(30%)에서 소폭 조정된다. 연금계좌납입과 보장성 보험료의 공제율은 12%.
표준세액공제는 근로자 12만원이며 사업자는 7만원까지 공제 가능하다. 근로소득세액공제 한도도 조정된다. 세액공제 전환으로 늘어나는 중산층의 세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총급여액 5500만원 이하는 66만원, 총급여액 5500만~7000만원은 63~66만원, 총급여액 7000만원 초과는 50만~63만원으로 조정된다.
자녀 관련 인적공제도 세액공제로 전환된다. 자녀 1~2명의 경우 1명당 15만원, 셋째 아이부터는 1명당 20만원을 공제받는다. 2015년 시행되는 자녀장려금을 받으면 자녀세액공제 적용 대상이 안 된다.
부녀자 공제 적용대상을 소득금액 1600만원 이하(총급여 2500만원)로 조정하려던 정부안은 소득금액 3000만원 이하(총급여 4000만원 수준)으로 수정됐다. 또 소득공제 공제한도(2500만원) 대상에서 지정기부금은 제외키로 했다.
아울러 장기펀드 소득공제가 신설됐다. 가입대상은 총급여액 5000만원 이하 근로자. 자산총액 40% 이상을 국내주식에 투자하는 장기적립식 펀드로 계약기간이 10년이 넘어야 한다. 연 납입한도는 600만원 이며 연 납입액의 40%를 소득공제해준다.
'부자증세'…9만명 최대 450만원 세금 더낸다
부자 증세는 국회 차원에서 진행됐다. 우선 소득세 최고 과표구간을 '3억원 초과'에서 '1억5000만원 초과'로 낮췄다. 2011년 소득세 최고세율을 35%에서 38%로 인상하면서 최고 과표구간을 '3억원 초과'로 신설한 지 2년만이다.
과표 1억5000만~3억원 구간에 속하는 9만1000명에겐 증세다. 최대 450만원 세부담이 늘어난다. 과표 2억원(총급여 2억3000만원)의 경우 150만원의 세금을 더 낸다. 과표 2억5000만원은 300만원, 과표 3억원은 450만원의 세부담이 증가한다.
세수 효과는 연 4700억원으로 분석됐다. 최고소득세율을 적용받는 사람은 13만2000명. 전체 근로소득자(1550만명)중 최고소득세율 적용 대상 비중이 2013년 0.26%에서 0.85%로 늘어난다. 10억원 이상 고소득 작물재배업에 대한 과세도 이뤄진다.
대기업 최저한세율도 최고 과표구간인 1000억원 초과 구간의 세율이 16%에서 17%로 1%p 인상된다. 지난해 여야가 대기업 최저한세율을 14%에서 16%로 2%p 조정한 지 1년 만이다. 이번 조치로 늘어나는 세금은 연 20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됐다.
에너지절약시설·환경보전시설·연구개발설비 투자세액 공제율 조정 방안도 일부 수정됐다. 중소기업은 현행 10%를 유지한다. 중견기업은 정부안(4%)보다 1%p도 상향됐다. 대기업은 3%로 낮춰진다. 의약품물질관리개선시설 공제율도 중소기업은 형핸 7%가 유지하는 한편 중견기업은 5%로 조정된다. 대기업은 3%다.
◇다주택·단기 양도세 중과 모두 손질…부동산 시장 살아나나?
내년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제도가 폐지된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제도는 주택을 매매할 때 발생한 양도차익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것으로써 2주택자는 양도차익의 50%, 3주택자는 60%의 세율이 적용된다.
집값 급등기에 도입된 제도로 시장 정상화 차원에서 제도 폐지가 필요하다는 게 정부 여당의 입장이었다. 이에 따라 다주택자가 보유 주택을 팔더라도 양도차익에 대해 일반세율이 부과된다.
비사업용 토지에 대해서는 양소세를 중과도 60%에서 '기본세율+10%p'로 완화한다. 중소기업에 대해선 1년 유예 기간을 거쳐 2015년부터 적용된다. 중기가 비사업용 토지에 대한 양도세 중과 전에 땅을 처분할 기간을 1년 주는 것이다.
주택 단기 양도 중과제도도 완화된다. 1년 미만 양도 때 세율은 50%에서 40%로, 1년~2년 양도때 세율은 40%에서 기본세율로 낮아진다.
월세 소득공제율은 현행 50%에서 60%로 상향 조정된다. 공제한도는 3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늘린다. 이자와 배당소득 등을 합산한 종합소득금액이 40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무주택 세대주가 주택관련 소득공제를 받지 않은 경우 세대원이 전·월세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조항도 신설됐다.
◇일감 몰아주기 과세, '중소기업' 제외
내년부터 일감몰아주기 과세대상에서 중소기업이 제외된다. 현재는 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법인사업자면 모두 일감 몰아주기 과세대상에 포함됐다. 국회는 중소기업을 과세 대상에서 제외했다.
중소·중견기업의 경우 정상거래비율을 30%에서 50%로, 한계보유비율을 3%에서 10%로 상향조정했다. 간접수출도 일감몰아주기 과세에서 제외된다.
가업상속 공제 대상기업 기준은 연 매출액 2000억원 이하에서 3000억원 이하로 확대된다. 국회에서 연 매출액 50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하자는 논의가 있었지만 결국 정부안으로 결론났다.
다만 공제율은 100%로 정부안(70%)보다 확대됐다. 공제한도도 최대 300억원에서 최대 500억원으로 인상됐다.
탈세제보 포상금을 현행 10억원에서 20억원으로 상향조정하는 내용도 원안대로 통과했다. 또 발전용 유연탄에도 kg 당 24원의 세금이 부과된다.
이와함께 부가세가 부과되는 미용 목적의 성형수술이 늘어난다. 현재 부가세가 부과되는 성형수술은 쌍거풀 수술과 코 성형수술, 유방확대·축소술, 지방흡인술, 주름살제거 수술 등인데 안면윤곽술, 치아성형(미백, 라미네이트, 잇몸성형)과 양악수술 등 미용을 목적으로 하는 성형수술도 대상에 포함된다.
다만 성형수술로 인한 후유증 치료, 선천적 기형의 재건수술, 종양제거에 따른 재건 수술 등은 제외한다. 악안면교정술 중 치아교정치료가 선행될 경우도 빠진다.
여드름 치료, 점·주근깨 치료, 제모술, 탈모치료, 모발이식술 등 미용을 목적으로 하는 피부시술과 미백·항노화치료, 모공축소술, 문신시술과 문신제거술, 피어싱, 피부재생술도 과세 대상이 된다. 내년 2월부터다.
현금영수증 의무발급액을 30만원에서 10만원으로 낮추는 안은 내년 7월1일부터 시행된다.
◇벤처지원…창조경제用 세법
내년부터 개인의 벤처기업 출자 투자에 대한 소득공제가 확대된다. 종전 출자 및 투자금액의 30%였던 소득공제율은 5000만원 이하 출자 투자의 경우 50%, 5000만원 초과 출자 투자액의 30%로 확대한다. 소득공제 적용 출자 투자대상도 종전 벤처기업에서 벤처기업에 준하는 창업 후 3년 이내 중소기업으로 넓혔다.
기술혁신형 M&A(인수합병)의 경우 인수금액 중 기술가치금액의 10%를 법인세에서 공제해준다. 벤처기업 또는 매출액 대비 R&D(연구개발) 투자비율이 5% 이상인 중소기업이 대상이다. 인수가액이 순자산시가(주식취득의 경우 지분비율 상당액)의 150% 이상인 합병이나 주식취득 시에 적용된다. 2015년까지 한시적으로 실시된다.
비상장 벤처기업이나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중이 5% 이상인 비상장 중소기업의 경우 전략적 제휴를 위한 주식교환에 과세특례를 적용해주기로 했다. 교환주식을 처분할 때까지 과세를 미뤄준다. 기업을 매각한 자금을 일정기간 내 재투자하는 경우에도 과세를 미뤄준다. 창업주 또는 소유주가 회사를 매각한 후 양도대금의 80% 이상을 벤처기업 등에 재투자할 경우 재투자 주식 처분시까지 과세가 이연된다.
또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 등이 코넥스 시장 상장 후 2년 이내인 기업에 출자해 취득하는 주식이나 출자지분은 비과세 대상으로 추가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같은 창업 및 벤처기업 투자 지원대책을 통해 향후 5년간 엔젤투자가 5000억원 늘어나고 벤처기업 매출액과 고용은 각각 1.7%p, 0.8%p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신용카드·음식점·중고차…누더기된 세법
정부가 야심차게 준비했지만 대폭 손질된 내용도 적잖다. 우선 현행 15%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을 10%로 낮추려던 정부의 구상은 물거품이 됐다. 1500억원 가량의 세수 증대 효과 역시 사라졌다.
종교인 과세도 '추후 협의' 명분으로 사실상 유보됐다. 음식점의 반발을 불러왔던 농수산물 의제매입세액공제 축소는 정부안에서 크게 후퇴했다. 정부는 당초 농수산물 의제매입세액공제를 연 매출액의 30% 한도를 적용하는 안을 밝혔다가 곧 수정안을 내놨다. 개인사업자중 연 매출 4억원 이하는 50%, 4억원 이상은 40%로 하고 법인사업자에게만 30%를 적용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또 손질됐다. 연 매출액 2억원 이하에 대해서 60%롤 인정해주기로 한 것. 당초안보다 2배 늘어난 셈이다.
재활용폐자원 의제매입세액공제도 수정됐다. 국회에 제출된 안은 재활용폐자원 의제매입세액공제율을 현행 6/106에서 3/103로 낮추고 중고자동차에 대해선 9/109에서 5/105로 축소하는 내용. 하지만 국회에서 2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5/105의 공제율을 적용한 뒤 3/103의 공제율로 가기로 했다. 중고차 공제율은 현행 9/109를 유지한다.
강원랜드 등 사행사업장에 대한 개별소비세 인상도 기존안에 비해 후퇴했다. 당초 강원랜드 입장료 개소세를 100% 인상할 방침이었지만 2014년 50%, 2016년 80%,로 인상하는 안으로 최종 통과됐다. 경마장과 경륜·경정장 개소세는 기존안대로 2배 인상된다.
장기렌터카에 대한 개소세 부과 대상은 '1년 이상 대여'에서 '3년 이내기간중 6개월 이상 대여'로 확대된다. 이 역시 '30일 이상'의 정부안이 대폭 수정된 결과다. 상품권 세액의 경우 비과세였던 1만원에 대해 100원 부과하려던 정부안이 50원 인하로 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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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세종=박재범기자 swal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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