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홈 전문기업 코맥스, 사옥 1층 갤러리로 리모델링

2013. 12. 25.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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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렁한 회사전시관 새단장.. 직원용 공간으로 탈바꿈
"그들 긍지가 최고 홍보수단"

[동아일보]

바와 큰 테이블이 있는 직원용 휴게 공간. 통유리를 끼운 폴딩도어를 열어젖혀 발코니까지 터놓았다. 발코니 앞엔 철쭉과 영산홍을 심었다. 코맥스는 기존의 전시관을 리노베이션하면서 외부인사를 위한 전시용 공간 외에 직원들이 회의하고 쉬고 음악회나 파티를 열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다.

김찬중 더시스템랩 대표

경기 성남시 상대원동에 있는 중소 제조업체 코맥스. 1968년 초인종 사업으로 시작해 국내 1위 스마트홈 전문기업으로 성장한 이 업체는 창립 45주년을 맞은 올해 사옥 1층의 전시관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그런데 "회사를 홍보하는 곳으로 바꿔 달라"는 주문에 김찬중 더시스템랩 대표(경희대 건축학과 초빙교수)는 고개를 저었다. "산업단지인 이곳까지 제품을 보러 오는 사람이 바이어를 빼면 몇이나 될까요. 회사를 외부에 홍보하는 곳이 아니라 직원 180명이 회사를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꿉시다."

김 대표는 평소 공단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게 됐다. "공단 주변엔 스타벅스나 파스타 집이 없습니다. 집보다 오랜 시간을 회사에서 보내야 하는 직원들, 특히 인터넷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온갖 분위기 좋은 맛집과 카페를 접하는 젊은 세대에겐 기분 전환을 위한 사내 공간이 필수적이죠. 요즘 작업 공간을 설계할 땐 친환경이나 에너지 효율 같은 물리적 지속가능성뿐만 아니라 직원들이 이 공간에서 오래 버틸 수 있는지를 뜻하는 '심리적인 지속가능성'까지 고려하는 추세입니다."

김 대표의 제안에 따라 코맥스는 661m²(약 200평) 크기의 1층을 홍보관과 사원용 라운지를 겸한 '코맥스 갤러리'로 바꾸기로 했다. 기존의 전시관은 자연광이 들지 않아 어두침침하고 겨울엔 추웠다. 공간 이곳저곳에 놓인 칸막이 탓에 좁지 않은 공간임에도 옹색하고 답답해 보였다.

김 대표는 칸막이를 없애고 통유리를 활용해 폐쇄적인 이곳을 탁 트인 공간으로 바꾸기로 했다. 우선 건물 외벽을 허물고 통유리 폴딩도어를 달아 채광과 환기 문제를 해결했다. 폴딩도어를 따라 커피와 와인을 마실 수 있는 바와 테이블이 놓인 직원용 휴게 공간이 넓게 배치돼 있는데, 여름에 폴딩도어를 열어젖히면 발코니까지 휴게 공간이 확장된다.

휴게 공간의 반대쪽엔 회의실과 전시실이 있다. 회의실의 스크린을 올리면 통유리 너머로 전시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바이어와 직원들은 전시실의 제품을 보면서 회의를 할 수 있다.

건물 로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마주치는 곳이 접견실인데 이곳은 사람이 들고나거나 조도에 따라 루버(창살)와 조명이 자동 조절되는 코맥스의 첨단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책장과 그랜드피아노, 소파가 놓여 있는 이곳은 고급 주택의 거실이나 서재 분위기가 나는데 외부 손님이 없을 땐 직원들이 회의와 휴식 공간으로 활용한다.

코맥스갤러리는 접견실과 직원용 휴게 공간, 전시실 및 회의실이 칸막이 없이 한 공간에 모여 있다. 해외 바이어를 포함한 외부인사들이 세련된 내부 공간에서 자유롭게 회의하고 쉬는 직원들을 보며 회사에 대한 좋은 인상을 받게 하기 위해서다. 김용관 사진작가 제공

5월 13일 문을 연 갤러리에서 직원들은 수시로 회의를 하고 커피를 내려 마신다. 점심식사 후엔 삼삼오오 모여 앉아 한담을 나눈다. 휴게 공간엔 4.5m 길이의 테이블이 3개 놓여 있다. 4인용 테이블로 쪼개지 않고 큰 테이블을 놓은 이유는 같은 테이블에 앉아 시선이라도 섞으며 소통하라는 배려에서다. 작은 음악회와 파티를 열기도 한다.

양유석 마케팅팀 과장은 "갤러리에선 다른 팀의 사원들과도 자연스럽게 얘기를 나누게 된다. 생산라인 직원들과 말해본 것도 처음"이라고 했다. 생산팀에서 일하는 강은선 씨(52)는 "생산 현장에 갇혀 다방 커피 마시는 것과 갤러리에서 원두커피 마시는 건 전혀 다른 경험"이라고 했고, 손경옥 씨(42)는 "이곳에서 볕을 쬐고 들어가면 한결 기분이 좋아진다"고 했다.

갤러리는 공간이 하나로 통합돼 있어 바이어들이 회의하고 전시장을 둘러보는 동선이 이곳을 이용하는 직원들의 동선과 섞이게 된다. 직원과 기업 문화도 자연스럽게 '전시'가 되는 셈이다. "120개국에서 오는 바이어들이 중소 제조업체가 고급스러운 사원용 공간을 마련해 놓았다는 사실에 좋은 인상을 받는 것 같습니다. 밝아진 직원들 얼굴이 회사로서는 최고의 홍보수단입니다."(변우석 코맥스 부사장)

성남=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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