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아파트 투자 잘 따져보고 접근해야

칼럼니스트 조은상 2013. 12. 24.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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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투자보다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신중하게

[연재] 조은상의 내 집 마련 노하우

12월 24일 주택법 개정안이 공포됨에 따라 15층 이상 공동주택은 최대 3개 층까지 수직증축이 가능해졌다. 리모델링 시 세대수 증가도 기존 세대수 10%에서 15%로 상향 조정돼 사업 여건이 개선됐다.

이에 따라 분당·평촌·일산 등 1기 신도시와 강남권 아파트들이 저마다 계산기를 두드리며 술렁이고 있다. 일부 단지의 경우 매물이 회수되고 가격이 오르는 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분당신도시가 속해 있는 성남시는 향후 10년간 약 1조 원의 기금 조성을 추진하고 '성남시 공동주택 리모델링 협의회'를 구성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리모델링 사업은 신혼부부 등 젊은 수요층에게도 관심의 대상이다. 재건축은 대부분 강남권에 집중돼 있고 매매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접근이 어려웠지만 리모델링은 1기 신도시 전체가 수혜지로 지목받을 만큼 해당하는 단지도 많고 매매가격도 저렴한 편이어서 접근이 쉽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1기 신도시는 교통, 교육, 편의시설 등 기반시설이 이미 다 갖춰져 있고 서울 접근성 또한 뛰어나므로 오래된 아파트가 새 아파트로 탈바꿈한다면 가격 상승은 자명한 일이 될 것이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부동산 투자는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가는 만큼 리모델링 사업이 어느 정도 투자성이 있을지, 어떤 곳에 투자해야 하는지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리모델링도 사업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조합원 동의를 받는 것이 어려울 것이므로 역세권 등 입지가 뛰어난 지역과 단지를 골라야 한다. 1기 신도시 중에서는 분당·평촌신도시를 꼽을 수 있는데 투자 기간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자 한다면 기존에 사업을 추진하고 있던 단지들을 고려 대상으로 삼는 것이 좋다.

다음으로는 주민 갈등이 없을 거라 예상되는 단지가 좋다. 여러 평형이 섞여 있는 단지는 소형~대형 평형에 따라 각자 처한 입장 차이가 있으므로 의견을 하나로 모으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형 아파트 입주자의 경우 경제적 여유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굳이 면적 확대를 원하지 않을 것이고 이미 내부 인테리어에 많은 돈을 썼을 가능성이 커 사업 추진에 부정적일 수 있다. 반대로 지하주차장이 없거나 복도식 평면이어서 리모델링에 대한 욕구가 큰 단지라면 사업 추진이 보다 수월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업성이므로 이 부분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섣불리 투자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동안 리모델링이 재건축에 비해 활성화되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일반분양분이 제한된 까닭에 추가부담금이 상대적으로 컸기 때문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번 주택법 개정안 공포로 인해 일반분양 추가부담금이 전체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업계에서는 리모델링 단지의 매매가가 3.3㎡당 최소 1,600만~1,800만 원은 돼야 사업성 확보가 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물론 단지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12월 현재 1기 신도시 중 가장 가격이 높은 분당신도시 매매가가 동에 따라 3.3㎡당 1,400만~1,600만 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업 추진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단지는 많지 않을 것이며, 여기에 사업 추진까지 걸리는 시간과 기회비용을 고려하면 리모델링 투자는 말처럼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신혼부부들은 리모델링 단지를 대체로 여윳돈으로 투자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실거주 겸 투자로 선택할 가능성이 많으므로 무리한 투자보다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칼럼니스트 조은상은 부동산써브 리서치팀장으로 재직 중이다. 저평가된 지역을 발굴하는데 관심이 많아 여러 현장을 직접 누비고 다닌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보다는 내 집 마련이 꿈인 서민들에게 꼭 필요한 부동산지식을 전달하는데 작은 힘을 보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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