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코더로 연주하는 클래식 들어보세요

2013. 12. 24.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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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리코더 앙상블

리코더는 음악교구일까, 악기일까. 이 물음에서 출발해 10년째 함께 모여 리코더를 연주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용인 리코더 앙상블' 단원들이다. 자신들이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리코더를 제대로 지도하기 위해 10여 명의 교사가 하나 되어 시작된 모임은 일반인까지 함께하며 이제 여러 곳에서 초청 연주를 할 정도로 유명해졌다.

■음역대 따라 5가지 리코더 활용해 연주

"아직도 리코더가 초등학교 음악시간에나 사용되는 교구로만 알고 계신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18세기 바흐, 비발디 등 클래식의 거장들도 리코더 연주곡을 작곡했을 정도로 리코더는 음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던 목관 악기지요. 악기 특성을 알고 기본 연주법인 운지법만 제대로 배우면 수준 높은 클래식 곡 연주도 가능하죠." 용인 리코더 앙상블 박정숙(38) 단장의 말이다.

용인 리코더 앙상블 단원들은 다채로운 리코더를 사용한다. 리코더는 음역대에 따라 10여 가지 종류로 나뉘는데 그중 용인 리코더 앙상블은 높은 음역대 순으로 소프라니노,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 총 5가지의 리코더를 활용하기 때문에 보다 전문적이고 수준 높은 연주가 가능하다. 박 단장은 "소프라노와 알토 리코더 운지법만 배우면 나머지 종류의 리코더를 쉽게 연주할 수 있다"며 "음역대에 따라 각양각색의 소리를 내는 리코더를 여럿이 앙상블을 이루며 연주하다 보면 오케스트라가 부럽지 않다"고 말했다.

■가르치기 위한 교사 모임에서 전공까지

용인 리코더 앙상블은 지난 2003년 5월 학생들에게 리코더 연주법을 제대로 지도하기 위해 용인시 관내의 초·중·고등학교 교사 10여 명이 모이면서 시작됐다. "당시 운지법부터 다시 배웠다"는 단원들은 지난 10년 간 매주 1회 3시간씩 연습을 위한 모임을 이어오고 있다. 지금은 리코더에 관심 있는 일반인들이 함께하면서 13명의 단원이 활동하고 있다. 용인 리코더 앙상블은 단순한 음악 동호회에서 그치지 않고 2009년 5월 이천 도자기 비엔날레·광주 도자기 비엔날레 초청 연주, 2009년 9월 성남아름방송 프로그램 '동요는 내 친구' 오프닝 연주 등 크고 작은 무대에 서며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동안 정기연주회 10회를 포함해 40여 회의 공연을 열었다. 2011년 7월엔 전국 리코더 콩쿠르인 '춘천리코더콩쿨'에서 일반중주 부문 1등인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올해는 용인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우리동네 예술프로젝트 공모에 당선돼 1년 동안 지원을 받으며 '찾아가는 작은 도서관 음악회'라는 공연을 기획, 용인 수지구 풍덕천동 '책사랑쉼터'와 기흥구 언남동 '장미도서관' 등 총 5개 도서관을 찾아다니며 연주회를 열었다. 연주회가 거듭될수록 단원들의 실력은 늘었고 리코더와 연관한 활동의 폭도 넓어졌다. 지난해 박정숙 단장은 37세의 나이에 백석대학교 관현악과 리코더 전공으로 늦깎이 대학생이 됐고, 단원 박선미(37)씨는 학교 내 자신이 가르치는 제자들을 단원으로 한 리코더 앙상블팀을 따로 꾸리기도 했다.

■연주회 통해 리코더 알리기에 앞장

용인 리코더 앙상블 단원들의 연령대는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하다. 단원 박미선씨는 이처럼 다양한 연령대가 활동하면서 이제까지 특별한 불협화음이 없었던 것은 단원들 간의 조화를 가장 중요시 여기기 때문이란다. "무대에 설 땐 실력에 상관없이 모든 단원이 함께 연주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요. '앙상블'은 '함께'라는 뜻의 프랑스어 단어입니다. 이 단어가 우리 모임의 이름에 포함된 것처럼 모든 단원이 함께 조화를 이뤄야 아름다운 합주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랜 시간 함께하다 보니 단원들뿐 아니라 단원들의 가족들까지도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가 됐다. 연습할 때 가족을 동반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연주회 준비 시 단원들의 가족이 합세해 연주회 진행을 돕기도 한다. 박 단장은 "리코더는 우리에게 좋은 인연을 맺어준 악기"라면서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연주를 통해 리코더의 매력에 빠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용인 리코더 앙상블은 새해 신입 단원을 모집한다. 용인 리코더 앙상블 가입 문의는 전화(010-5879-5378) 또는 '용인 리코더 앙상블' 커뮤니티(cafe.daum.net/YIRA)로 하면 된다.

글 김명희 리포터 | 사진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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