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동산 10대 뉴스는? [박원갑, KB 국민은행 부동산 전문 위원]

2013. 12. 21.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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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 한해는 전세난 때문에 세입자들의 고충이 유난히 심했습니다.

정부에서 4·1 대책, 8·28 대책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놨지만, 부동산 관련 법안들의 국회 통과가 늦어지면서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 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KB 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 전문 위원과 함께 올해 부동산 10대 뉴스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올해 10대 뉴스 중 '전세 푸어 비명'을 먼저 1위로 꼽았습니다.

그 이유가 뭔가요?

[인터뷰]

올해는 하우스푸어도 힘들었지만 전세푸어들이 훨씬 힘든 한 해였습니다.

지난해와 비교해봤을 때 집 있는 사람들보다 집없는 사람들이 훨씬 어려운 한 해를 보냈습니다.

전국 아파트 전세는 68주째 상승하면서 계속 신기록을 갱신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올 들어 11월까지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8.1% 올라서 지난해 2.5%보다 3배 이상 올랐습니다.

하우스푸어들은 최근 전셋값이 오르고 거래가 이뤄지면서 다소 여유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전세보증금을 올려서 은행대출을 갚았다는 것은 부채의 총량은 변화가 없지만 은행에 내는 유이자 대출을 무이자 대출로 바꿨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만큼 부채를 세입자가 모두 떠안은 상황이다, 그만큼 전세거주자들은 고통이 심화될 수 밖에 없는 해였습니다.

[앵커]

'로또 모기지 선풍'을 2위로 꼽았네요.

초저금리 공유형 모기지 말씀이죠?

[인터뷰]

올해 1%대 초저금리 공유형 모기지 상품이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지난 시범사업 당시 2,275가구 정도가 빌렸는데 특징이 30-40대가 3억 원 이하 주택을 내 집으로 처음 장만하는 용도로 많이 빌렸습니다.

전체 공유형 모기지 상품의 80%가 전세 거주자였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평균 1억 3,000만 원 정도 빌려간 것으로 분석됩니다.

정부가 이 달에 추가적으로 자금 2조 원, 대상자 만 5,000가구를 추가로 내놓을 정도입니다.

정부가 공유형 모기지 상품이 큰 인기를 도입한 것은 전세 대출 금리가 최저 3%대 후반까지 떨어지니까 은행 대출을 내서 전세로 눌러앉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전세 대출보다 더 싸게 해줄 테니 집을 사라는 메시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나름대로 선방은 했지만 가구 수가 얼마 되지 않아 전세난을 잠재우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세 번째는 '분양 시장 북적'인데, 올해 모델하우스에 사람들이 많이 몰렸다는 보도를 저희 YTN 방송을 통해서 많이 전해주셨죠?

[인터뷰]

올해 부동산 분양 시장은 히트작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분양만 하면 수십 대 1, 수백 대 1의 경쟁률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부동산 시장이 실수요 시장으로 바뀌었습니다.

당장 살집이 필요해야 집을 산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기존 주택 시장이 좋아지고 나야 분양 시장이 좋아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모델하우스에는 사람들은 몰리고 중개업소는 별로 사람들이 몰리지 않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이는 연말까지 분양 계약을 하면 5년간 양도세를 한시적 면제하는 혜택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양도세 마취 효과가 분양 시장이 들썩이는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물론 주변 시세보다 싼 곳이 많았고, 강남과 같은 인기 단지들이 많았다는 점도 또 다른 요인입니다.

[앵커]

'대구 경북(TK) 아파트값 급등'도 이슈였죠?

[인터뷰]

올해 전체적으로 지방 부동산 시장은 장기 상승에 따른 피로감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대구 경북 지역은 예외였습니다.

올 들어 아파트 값 상승 랭킹 10위 중 모두 대구 경북 지역입니다.

구미가 13.9%로 가장 높고, 경산이 13.8%, 대구 달성군과 북구가 각각 13.3%, 13.3% 올랐습니다.

포항 남구가 7.3%로 10위를 차지했습니다.

한때 대구 분양 시장은 건설사들의 부덤이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매매 가격이 급등한 것은 장기간 공급 부족에 따른 수급 불안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보여집니다.

실제로 대구 북구의 경우 수급을 반영하는 전세 가격도 13.1% 올라 투기적 수요로 매매 가격이 오른 것은 아니라고 판단됩니다.

[앵커]

'행복주택 표류'가 5위에 올랐네요?

[인터뷰]

행복주택은 박근혜정부의 대표적인 공공임대주택 이름입니다.

주민들의 반발 속에 행복주택 시범지구 7곳을 모두 지구 지정을 마친 상황입니다.

행복주택은 목동지구, 가좌지구, 공릉지구, 잠실지구, 송파지구, 오류동지구, 고잔지구 등 총 7곳인데, 정부는 총 5,600가구를 공급할 예정입니다.

행복주택에는 신혼부부, 대학생, 사회 초년생등이 80%를 입주하게 되고 임대료는 주변 시세의 70~80%선에서 책정될 예정입니다.

단지는 문화, 상가, 숙박시설 등을 복합개발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주민들이 주민들의 의견수렴이 제대로 안 됐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예산 부족 문제나 건축비 절감 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앵커]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으로 1기 신도시 주민들이 많이 기대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 6위에 올랐네요?

[인터뷰]

수직증축 리모델링은 내년 4월 말부터 시행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은 지 15년 이상된 공동주택을 현재 층수에서 2~3개 층을 증축하고 세대수도 10%에서 15%까지 늘리는 것이 골자입니다.

이에 따라 리모델링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리모델링 사업의 성공 여부를 좌우하는 변수가 바로 주변 시세입니다.

분양을 통해 공사비를 줄이려면 아파트 값이 3.3㎡당 1,600만~1,800만 원은 돼야 리모델링에 대한 사업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경우 서울 강남권, 목동, 광장동, 분당, 평촌 등 수도권 일부 신도시를 제외하고는 리모델링 추진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리모델링에 대한 지나친 환상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앵커]

2013년 부동산 시장 10대 뉴스의 7위엔 '용인 수지의 반란', 8위엔 '전세 부자 유행어'가 올라왔습니다.

둘 다 전세 시장과 관련된 얘기인데요.

역시 올해 전세난이 심했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다고 봐야겠죠?

[인터뷰]

올해는 '수지'의 시대라고 합니다.

그만큼 영화 '건축학 개론'에 나왔던 가수 '수지'와 용인 '수지' 둘 다 인기가 좋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용인 수지는 그동안 중대형 아파트값이 폭락하면서 그곳으로 이주를 한 은퇴자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 들어 아파트 전세 가격이 15.9%가 올라 전국 상승 랭킹 1위에 올랐습니다.

2위는 분당구가 15.2%, 3위는 안양 동안구 14.8%, 4위는 일산서구 14.4%를 각각 차지했습니다.

용인 수지 전세 가격이 많이 오른 것은 판교 디지털 밸리 직장인 수요가 많이 몰린 점, 하우스푸어가 속출하면서 이 광경을 보고 집을 사지 않고 전세로 눌러앉으려는 젊은층들의 성향도 한 요인입니다.

또 하나는 요즘 돈이 있어도 집을 사지 않고 고가의 전세에 눌러앉는 이른바 '전세 부자'가 많이 회자됐습니다.

강북에서 3억 원짜리 내 집을 가진 사람은 재산세니 취득세니 각종 세금을 내는데 강남에 10억 원을 주고 전세 사는 사람들은 내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전세 보증금에도 소득세를 과세하라는 얘기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소득이 발생하지 않고 있는데다 이미 은행 이자만큼 임대료를 내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 실제 과세는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결국 세무당국이 여론에 못 이겨 고가 전세에 대해 자금 출처 조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2013년 부동산 시장 10대 뉴스 9위로 '취득세 영구 인하', 10위로 '한류 바람 탄 호텔 투자 인기'를 선정한 배경을 말씀해주시죠.

[인터뷰]

취득세 영구 인하가 결국 이뤄졌습니다.

그동안 찔끔찔금 취득세가 인하되다보니 백화점 세일처럼 세일 기간에만 거래가 반짝되고 끝나면 거래가 두절되는 상황이 반복됐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취득세가 8월 28일로 소급되어 영구 인하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거래 증대 효과는 2~3개월 정도 예상됩니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인하된 취득세를 당연시하려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어서입니다.

한류 바람을 타고 숙박 시설이 태부족하다보니 호텔 신축이 붐을 이룬 한해였다.

하지만 호텔은 일종의 틈새 시장입니다.

일반적으로 아파트는 공급이 비탄력적이지만 호텔은 매우 탄력적입니다.

리모델링을 통해서도 공급이 됩니다.

지정학적 리스크, 환율 등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신중한 자세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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