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색' 물감과 색연필의 진화..박미나 개인전

2013. 12. 1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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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범위나 규칙이 무엇인지 알아야 그걸 지킬지 깰지 선택할 수 있잖아요. 저는 끝이 어딘지 알아야 할 수 있는 사람이거든요."

작가 박미나는 일단 모으는 스타일이다. 세면대에는 서로 다른 비누가 10개 정도 놓여 있을 정도다. 일일이 다 써본 뒤에 그중 자신에게 가장 맞는 것을 고르기 때문.

이런 성격은 작업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시중에 유통되는 물감과 색연필 등을 회사별로 다 모은 뒤 종류별로 분류해 작업하는 식이다.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열리는 박미나의 개인전 'Grey & 12'에는 국내에서 유통되는 7개 물감회사에서 나오는 12색 유화 물감 세트 11개가 사용됐다.

누구든 처음 그림을 시작할 때 가장 기본이 되는 12색 세트를 일단 모은 뒤 정방형 캔버스에 회사별로 붙인 고유의 색채 명칭과 배열 순서에 따라 물감을 입혔다.

작가는 19일 기자들과 만나 "재료를 사서 모으고 내가 어디까지 쓸 수 있는지를 알아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작가가 새롭게 시도하는 추상회화 'Figure'도 선보인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0호부터 200호까지 초상화(Figure) 용도로 규격화된 캔버스 22개가 왼쪽 벽부터 차례로 걸려 있다.

모두 작가 주변의 인물을 떠올리며 개개인의 초상을 그린다는 생각으로 제작했다. 무채색의 추상화지만 실은 22명의 초상화인 셈이다.

스무 살에 만난 첫 남자친구의 초상을 그린 작품에는 짧은 만남이었지만 모든 게 미숙해 끝내 상처투성이로 남은 첫사랑의 강렬한 인상이 손바닥만한 캔버스에 담겼다.

다른 작품에 비해 밋밋하고 눈에 띄지 않는 짙은 회색의 캔버스는 묵묵히 애정을 주고 헌신적인 어머니를 떠올리며 제작했다.

"눈에 띄지는 않는데 사실 굉장히 두껍게 그린 작품이에요. 드러나지 않지만 지속적인 애정을 주는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렸죠."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색칠 공부 드로잉 연작 중 신작도 감상할 수 있다.

수백 권의 학습용 색칠공부를 모아 온 작가는 도형의 기본인 해와 달, 별의 이미지가 담긴 낱장을 일일이 분류한 뒤 12색 색연필 등을 사용해 해와 달, 별만 남겨두고 색칠했다. 작품의 바탕이 된 색칠공부 속 다양한 캐릭터도 아기자기하다.

전시는 내년 1월19일까지. ☎02-735-8449.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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