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늘었다더니..4400가구 단지 거래 3건 불과

이재윤 기자 2013. 12. 19.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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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1000가구 이상 주요 대단지 월 평균 거래 1%도 안돼

[머니투데이 이재윤기자][서울시내 1000가구 이상 주요 대단지 월 평균 거래 1%도 안돼]

- 재건축 등 호재없는 주요단지 더 심각

- "정부, 일부 분석자료로 분위기 띄워"

 "도대체 어디가 좋아졌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거래도 안됐는데 무슨 가격이 오르고 내리고 할 게 있나요. 거래도 전체 가구수의 1%도 안돼요. 사실 지금은 아예 시세 자체가 없는 상황이죠."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K공인중개사 대표)

 정부는 주택거래가 늘고 가격도 조금씩 회복되는 등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고 하지만 정작 현장에선 가격 자체가 형성되지 않을 정도로 거래가 끊기고 시장도 얼어붙었다고 토로했다. 실제 수천가구가 넘는 대단지의 실거래는 월평균 1%에도 못미친다.

 지난 17일 돌아본 서울시내 주요 아파트마다 거래는 고사하고 문의조차 거의 없다는 게 부동산중개업소들의 푸념이다. 이들은 정부의 주장과 달리 '4·1대책'을 시작으로 이달 발표한 '12·3 부동산 후속조치' 등에도 '사자' 심리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 / 사진 = 이재윤 기자

 거래도 대부분 시세보다 20~30%가량 싼 급매물 위주로만 진행될 뿐 거래량 자체는 미미하다고 중개업소들은 밝혔다. 호가를 올리거나 매물을 거둬들이는 등의 모습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공인중개사들은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분석자료가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수요자들의 매수심리가 전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 거래만으로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는 것. 때문에 정책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12일 '8·28 전·월세대책' 이후 수요자들의 매수심리 회복 등에 따라 거래량이 증가세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단지는 보합세를 나타냈고 나머지 수도권과 지방에선 강보합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국토부의 주택 매매거래 동향 자료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올 하반기 들어 7~11월 사이 월평균 10.6건 거래됐다. 이는 전체 가구수(4424가구)의 0.24%에 그친다. 한때 11억원을 넘은 이 아파트 76.7㎡(이하 전용면적)의 실거래가격은 올들어 7억원대 중반에서 8억원 사이에 머물러 있다.

 은마아파트 인근 한 공인중개소 대표는 "정부정책의 효과라기보다 최근 재건축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그 기대감에 호가가 조금씩 올랐을 뿐 거래는 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 아파트 76.7㎡의 11월 한달간 거래량은 3건에 불과, 하반기 월 평균치의 3분의1에도 못미쳤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아파트2단지 전경. / 사진 = 이재윤 기자

 인근 개포동 개포주공단지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5040가구 규모의 개포주공1단지의 같은 기간 월 평균 거래량은 10.2건으로, 전체 물량의 0.20%에 불과했다. 개포주공2단지(1400가구)와 개포주공3단지(1160가구)도 이 기간에 월 평균 거래량이 각각 4.4건과 2건에 그쳤다.

 재건축 등의 호재가 없는 주요 단지는 더욱 심각하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3410가구)의 경우 올 하반기들어 1건만 거래됐다. 인근 반포래미안퍼스티지(2244가구)도 7월과 8월 각각 9건과 7건이 거래신고된 후 9월부터는 단 1건의 신고건수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가재울 뉴타운내 현대아이파크 전경. / 사진 = 이재윤 기자

 강북권도 별반 다르지 않다. 1125가구 규모의 성북구 래미안길음1단지의 하반기 월 평균 거래량은 7건으로 그나마 11월에는 2건만 신고됐다. 서대문구 남가좌현대아이파크는 1144가구의 대단지지만 월 평균 거래량은 2건에 불과하다.

 거래가 없는 만큼 시세 변동도 거의 없다. 경의선 가좌역 인근 H공인중개소 대표는 "1000가구 넘는 아파트가 밀집했지만 거래량은 단지별로 2~3건밖에 안된다"며 "특히 호가를 올리거나 매물을 거둬들이는 모습도 없고 관련문의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통계자료와 실제 현장 분위기 사이에서 발생하는 차이라고 해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특정지역의 실거래가 자료만으로 현장의 전체 분위기를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특히 부동산중개업계는 실제 상황보다 다소 안좋게 평가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재윤 기자 트위터 계정 @mton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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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재윤기자 M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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