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아이즈]책꽂이-'고기잡이는 갈대를 꺾지 않는다' 외 4권

윤시내 2013. 12. 16.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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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오제일 이재훈 박영주 유상우 손정빈 기자

▲고기잡이는 갈대를 꺾지 않는다김주영 지음문학동네 펴냄

"가난하게 자랐고, 병약한 몸으로 자랐기 때문에 그런 것이 제 밑바탕에 깔렸어요. 그 사람(서민)들의 이야기를 쓸 수밖에 없었습니다."

1979년 연재를 시작해 34년 만에 대하소설 '객주'를 완간한 김주영(74) 작가가 지난 10월 완간기념 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1988년 첫 출간 이후 25년, 문학동네에서 새롭게 나온 김주영 작가의 다른 작품 '고기잡이는 갈대를 꺾지 않는다'도 같다. 책은 '그 사람(서민)들'의 이야기이자 '가난하게 자랐고 병약한 몸으로 자란' 작가의 유년 시절 이야기다.

고단한 삶을 사는 어머니, 배고픔과 외면에 익숙한 화자와 화자의 동생, 마을에서 제일 힘이 세지만 동네 사람들에게 업신여김을 당하는 삼손, 삼손을 무시하는 시계방 최씨와 술도가 주인, 아픈 몸으로 짧은 생을 살다간 옥화 등 다양한 인물들이 '고기잡이는 갈대를 꺾지 않는다'에 산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해방 이후 가난한 시골 마을은 당시 궁핍하고 아팠던 한국 사회의 단면이기도 하다.

이는 곧 책이 출간 후 꾸준히 사랑받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작가는 자신의 유년 시절을 꾸밈없이 그려 독자에게 각자의 유년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해방 이후의 시간을 건너온 이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대중성과 보편성도 취했다는 평이다. 책은 순수한 형제의 눈을 빌려 아팠던 시절을 말한다.

살아 있는 듯한 등장인물들의 모습, 경상도 사투리도 매력이다. 특히 "히야, 인제 뭐라 캤노?" "히야는 춥나?" "히야 무섭제?" 등 아우의 말은 피리 소리처럼 작품에 리듬감을 준다. "나는 히야가 슬플까 봐 겁이 난다 카이" 같은 툭툭 던지는 말들로 독자를 먹먹하게 하기도 하지만.

작가는 1971년 '휴면기'로 문단에 나왔다. '고기잡이는 갈대를 꺾지 않는다'를 비롯해 '객주' '활빈도' '천둥소리' '화척' '홍어' '아라리 난장' '멸치' '빈집' '잘 가요 엄마' 등을 썼다. '유주현문학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이산문학상' '대산문학상' '김동리문학상' '김만중문학상' 등을 받았다.

그는 재출간을 맞아 지난 11월 다시 쓴 작가의 말에 "철부지 시절, 그리고 단추 없는 옷을 입었던 소년 시절 나는 줄곧 울었다…울음을 찾아 헤매었던 그 시절부터 나는 넝쿨장미나 민들레나 접시꽃이 좋았던 것이 아니고, 쓰레기들로 지저분한 저수지 주변에 저절로 자라 바람에 누웠다 일어서기를 일삼는 쓸쓸하고 허전한 갈대가 피우는 갈꽃이 더 좋았었다"고 적었다.

책은 2001년 '거울 속 여행'으로 제목을 바꿔 출간된 바 있다. 2003년 지금의 제목으로 재출간, MBC TV '느낌표'의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코너에 선정돼 주목받았다.

▲만년필입니다박종진 지음엘빅미디어 펴냄

역사에 기록된 필기구로 가장 오래된 것은 기원전 5000년 메소포타미아 수메르인이 만들어 사용한 스타일러스다. 나무나 금속의 끝을 뾰족하게 만든 것이었다. 서기 500년에는 새의 깃털을 이용해 만든 깃펜이 등장했다. 필기구를 '펜(pen)'이라고 부른 것은 '새의 깃털'을 뜻하는 라틴어 '페너(penna)'에서 유래됐다.

현대의 만년필은 1883년에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시작이라기보다는 완성작에 가깝다. 루이스 에드슨 워터맨은 모세관현상을 이용, 실용적인 만년필을 만들어 '만년필의 아버지'로 불린다. 이후 끝없는 제조공정의 혁신으로 만년필은 20세기 초 대중화에 성공했다. 볼펜을 비롯한 잉크가 내부에 들어 있는 모든 필기구는 잉크병으로부터 '자유'를 획득한 만년필의 후계자들이다.

국내 최대 만년필 동호회인 '펜후드(PenHood)'의 회장이자 국내 유일의 만년필연구소 소장인 박종진 씨가 펴낸 '만년필입니다'는 한국 첫 만년필 입문서라 할 수 있다.

1장과 2장에서는 기록과 필기구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만년필이 어떻게 따라갔는가를 연대기 형식으로 설명한다. 3장에서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명품 11곳 설립과 성장 과정, 대표적인 제품과 에피소드 등을 이야기한다. 4장과 5장에서는 만년필 구매에 필요한 조언 그리고 사용하는 데 중요한 관리와 간단 수리 방법 등을 다뤘다. 부록으로는 금 펜촉 연대기를 담아 주요 메이커들이 어떠한 과정으로 발명과 특허, 성장을 거듭해왔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미국식과 일본식 용어가 혼재된 만년필 용어도 설명했다.▲최고들이 사는 법존 디마티니 지음·박병화 옮김넥서스BIZ 펴냄

"당신은 까닭 없이 분노가 치밀고 공격적이며 남을 비난하거나 배신하게 되고 다른 사람을 비평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에 이의를 제기하며 절망하고 자주 우울해한다. 또 습관적으로 '나는 이 일을 꼭 해야 해'라고 말하고 있다면 다른 사람의 가치에 따라 사는 것이다."

'최고들이 사는 법'은 성공적인 삶을 위한 가치 발견 매뉴얼을 담았다. 인간관계, 가족관계, 건강, 재정 관리를 쉽고 실용적이며 현실적으로 풀었다. 오랜 시간 동안 인간 행동학을 연구했으며 자신의 체험과 오랜 연구, 수많은 상담을 통해 인생을 성공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을 담았다.

세계적 베스트셀러 '시크릿'의 공동 저자이자 자기계발 컨설턴트인 존 디마티니가 썼다. 그는 어린 시절 학습 장애 판정을 받았으나 자신만의 노하우를 깨우치고 실천해왔다. 현재는 박사 학위를 가진 철학자이자 국제 강연자로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직접 상담했던 사람들의 경우를 실례로 들어 이해하기가 쉽다. 또 구체적인 질문을 던져 독자 스스로 자신이 최고 가치라고 여기는 것들을 찾을 수 있도록 해 놓았다. "하루하루 쫓기듯 살아가는 것 같은 기분이고 지긋지긋한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성공한 것 같은데도 만족감을 느낄 수 없는 사람들이 읽었으면 한다"고 권한다.

▲특종! 달려라 한국사 1 선사 시대부터 삼국의 탄생까지이광희 글한솔수북 펴냄

"1만 년 전, 오늘 날씨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늘부터 지구는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고 후빙기로 접어들겠습니다. 후빙기가 시작됨에 따라 한반도는 봄이 오면 강산에 꽃이 피고 여름이면 꽃들이 만발하고 가을이면 강산에 단풍 들고 겨울이면 아이들과 눈 장난을 할 수 있는 사계절이 뚜렷한 날씨가 될 전망입니다. 구석기가 끝나고 신석기가 시작되는 한반도에서 예쁜이 기상 캐스터 묵은지였습니다."

'특종! 달려라 한국사' 시리즈는 근현대사를 잡지 형식으로 편집해 인물과 사건을 다룬 '특종! 20세기 한국사'의 후속이다. 인물과 사건을 시대 순으로 나열하는 일반적인 역사책 형식이 아니다. 다양한 섹션과 코너를 배치하는 등 잡지 형식을 취하고 있다. 하나의 사건도 따로 떼어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건과 어떤 연결 고리가 있는지, 그 배경과 원인은 무엇인지를 짚어준다. 생생한 그림과 사진 자료는 덤이다.

1권 '선사 시대부터 삼국의 탄생까지'는 한반도에 첫발을 디딘 구석기인의 등장 이후 그들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를 보여 주는 선사 시대부터 시작해 고조선의 단군과 위만, 고구려의 주몽, 백제의 온조, 신라의 박혁거세가 저마다 나라를 세우는 과정을 현장 취재와 생중계 등의 방식으로 다룬다.

이를 위해 '핫이슈' '특집' '한국사 X파일' 등으로 나눴다. '핫이슈- 선사 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에서는 한반도에 첫발을 디딘 구석기인들의 이야기는 물론 사냥과 채집 생활을 하는 그들의 일상을 취재 방식으로 구성했다. '트집- 청동기와 고조선 이야기'에서는 청동기 시대 농경마을을 찾아서 그들의 생활 모습을 현장 취재한다. 단군왕검이 세운 고조선 사회의 비밀에 대해서는 색다른 시각으로 단독 보도한다. '한국사 X파일- 삼국과 가야 탄생의 비밀'에서는 고구려의 주몽, 백제의 온조, 신라의 박혁거세, 가야의 김수로가 어떤 과정을 거쳐 나라를 세우는지를 동행 취재해 실시간 생중계 형식으로 전달한다.▲대만, 거대한 역사를 품은 작은 행복의 나라최창근 지음리수 펴냄

올해 9월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할배-대만 편'으로 인기 여행지로 부상한 나라 대만. 그러나 대만은 왠지 낯설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중국보다 더 가깝게 지낸 나라인데도 우리는 대만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이 없다.

대만은 하나의 정치적 실체로 떠오르고 있다. 전 세계 강대국의 주목과 견제를 동시에 받고 있는 중국과 팽팽하게 맞서면서도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바로 대만이다.

'대만, 거대한 역사를 품은 작은 행복의 나라'는 1992년 한·중 수교와 동시에 진행된 대만과의 단교 이후 우리에게 잊힌 나라가 돼버린 대만과 대만 사람들을 재조명한다.

중국과 팽팽한 대립이 낳은 대만의 정체성, 겉모습이 아닌 내실을 선택한 경제력, 우리와 같은 일본의 식민지였으면서도 일본을 그리워하는 묘한 친일 정서와 반한 감정 등 대만을 관통하는 정서와 문화를 역사, 정치, 경제, 문화, 교육 등 다각적인 접근으로 소개한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중국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작은 몸집에도 대등한 관계를 유지하는 비결 등 대만의 저력을 느낄 수 있다. 왜 대만은 우리에게서 잊혔는지, 닮은 점과 차이점은 무엇인지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와 대만은 여러모로 비슷한 길을 걸었다. 일본의 식민통치, 서로 다른 이념으로 인한 분단, '한강의 기적'과 '대만의 기적'으로 불리는 성공적인 경제개발, 오랜 권위주의 통치기를 거쳐 정치적 민주화를 이뤄낸 점 등이다. 많은 비교정치학자는 '지구에서 가장 비슷한 나라'의 사례를 대한민국과 대만을 꼽는다. 지금 우리가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대만을 알기 위해서가 아니다. 대만을 통해 우리나라를 알고자 함이다.

kafka@newsis.comrealpaper7@newsis.comgogogirl@newsis.comswryu@newsis.comjb@newsis.com

※이 기사는 뉴시스 발행 시사주간지 뉴시스아이즈 제357호(12월23일자)에 실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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