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드라마 결산④] '종편' 드라마 암흑기, 홀로 두 마리 토끼잡은 JTBC

조해진 기자 2013. 12. 10.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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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드라마

[티브이데일리 조해진 기자] 2013년 한 해 일명 '종편' 전체의 드라마 성적을 상, 중, 하로 매긴다면 '하'를 줄 수밖에 없을 듯하다. 그만큼 종편의 드라마는 암흑기를 맞이했다.

2013년에는 '종합'편성채널이라는 이름이 무색하리만큼 채널A, JTBC, MBN, TV조선 총 4개의 종편 중 3개 방송사의 드라마 부분은 바닥을 쳤다. 이제 어느덧 방송 2년차이건만 여지껏 종편의 드라마는 방황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 한 해 동안 꾸준히 드라마에 투자하며 비교적 고른 균형으로 '종합편성'이라는 단어의 체면을 지킬 수 있었던 방송국은 JTBC뿐이었다.

채널A는 '모큐 드라마 싸인'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시사와 드라마가 뒤섞인 새로운 버전의 프로그램을 제시했지만 시사적인 성격이 더 강해 드라마 부분으로 들어가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TV조선은 올해 직접 제작해 방송한 드라마 프로그램이 전무했고, MBN은 다큐 드라마 '대한민국 정치비사'뿐이었다. 그마저도 4회만 방송됐을 뿐 더 이상 이어지지 못했다. 보도와 예능, 드라마 삼박자가 모두 갖춰야 이름붙일 수 있는 '종합편성채널'이 제 구실을 못한 것이다.

그러나 JTBC는 4개 종편 중 유일하게 드라마에 많은 투자를 했고, 다양한 시도를 통해 작품성을 인정받았을 뿐만 아니라 시청률 성적에 있어서도 나쁘지 않은 결과를 거두며 홀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 종편의 드라마 왕국 JTBC, 다양한 콘텐츠 제작 돋보이네

다수의 드라마를 제작해 방송한 JTBC는 올 한 해 수목드라마는 방송하지 않았지만 일일드라마, 주말드라마, 월화드라마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며 성공적으로 드라마 시장을 안착시켰다.

올해 JTBC 드라마에서 가장 성공한 드라마를 꼽자면 단연 일일드라마 '무자식 상팔자'(극본 김수현, 연출 정을영)다.

다수의 작품을 통해 드라마의 신화를 이끈 김수현-정일영 콤비의 합작품으로 대표 중견배우들의 호연과 젊은 대세 배우들이 출연해 탄탄한 구성과 흡입력 있는 스토리 전개로 시청자들의 호평과 열렬한 호응을 얻어냈다.

뿐만 아니라 종편 드라마 사상 처음으로 11%(닐슨 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해내며 종편 전체를 통틀어 독보적인 작품으로 남았다.

'무자식 상팔자' 뒤를 이은 일일드라마 '가시꽃'은 2%의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현재 방송중인 '더 이상은 못 참아'는 3%대로 비교적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며 일일드라마의 활로를 유지하고 있다.

'무자식 상팔자' 다음으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호평을 받은 작품은 사극이라는 틈새 시장을 공략한 주말드라마 '궁중잔혹사: 꽃들의 전쟁'(극본 정하연, 연출 노종찬, 이하 '꽃들의 전쟁')이다.

'꽃들의 전쟁'은 최고 시청률 5.4%(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수치적으로도 좋은 결과를 낳았음은 물론 김현주와 이덕화 등을 비롯한 연기파 배우들을 앞세워 긴장감 넘치는 극 전개로 작품성 또한 인정받았다.

'꽃들의 전쟁'의 바통을 이어받아 최근 방송되고 있는 '맏이'(극본 김정수, 연출 이관희)도 최고 시청률 4.3%(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선전하고 있다.

특히 맏이는 MBC '전원일기'를 함께 제작했던 김정수 작가와 이관희 감독의 재결합으로 눈길을 끌었으며, 김정수 작가 특유의 시적인 문체와 막장 요소 없는 청정한 스토리로 1960~70년대 소시민의 상황을 진솔하게 그려내며 당시의 향수를 이끌어낸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JTBC의 일일드라마와 주말드라마가 성공가도만을 달린 것은 아니다. 5월 종영한 일요드라마 '세계의 끝'(극본 박혜련, 연출 안판석)은 시청률 1% 벽을 넘지 못하고 12회 조기 종영하는 안타까운 상황을 맞았다. 하지만 뒤늦게 '세계의 끝'을 접한 누리꾼들의 호평이 이어지는 등 신선한 소재와 완성도 높은 내용으로 인정받고 있기도 하다.

가장 다양한 소재의 콘텐츠를 보여준 부분은 JTBC의 월화드라마다.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는 JTBC의 월화드라마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 '무정도시' '그녀의 신화' '네 이웃의 아내' 등은 다수의 시청자들을 종편 채널로 리모콘을 돌리게 했다.

특히 지난 1월 종영한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극본 하명희, 연출 김윤철)는 현실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감동을 전하며 3%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했을 뿐만아니라, JTBC 드라마 중 처음으로 해외로 판권을 수출하면서 종편 콘텐츠도 한류에 한몫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후 월화드라마를 잠정중단했던 JTBC가 야심차게 준비한 '무정도시'(극본 윤현민, 연출 이정효)는 1% 내외의 시청률을 보였지만 방송초반부터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오르내리며 대중의 지속적인 관심을 받았다.

'무정도시'는 국내 드라마에서 보기 드문 느와르 장르를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 못지 않은 영상미와 긴박한 전개, 배우들의 호연 및 반전코드까지 재미요소가 고르게 분포돼 있어 작품을 접한 시청자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또한 스마트폰 등 다른 수단을 통해 '무정도시'를 접하는 시청자가 많았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무정도시' 이후부터는 월화드라마 콘텐츠가 꾸준히 제작됐다. '무정도시'의 바통은 '그녀의 신화'(극본 김정아, 연출 이승렬)가 이었다. '그녀의 신화'는 한 여성의 성공기와 사랑, 뒤엉킨 운명을 바로잡아가는 내용을 그린 작품으로 다소 뻔한 '캔디형' 이야기지만 여주인공의 고난 극복 과정과 악역들의 활약이 조화를 이루며 극의 재미를 높였다. '그녀의 신화'는 최고 시청률 3.342%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그녀의 신화'에 이어 현재 방송되고 있는 '네 이웃의 아내'(극본 더 이야기, 연출 이태곤)는 지속해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3.61% (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내용은 대중이 '막장'으로 인식하는 크로스 로맨스, 즉 불륜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극중 배역들의 심리적인 부분을 세밀하게 묘사하는 배우들의 호연과 짜임새 있는 스토리, 현실적인 에피소드 등이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으며 기존 '막장 불륜 드라마'와 차별화된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 진정한 '종편'이 되기 위해서 드라마 제작에도 힘써야

올해에는 JTBC의 드라마 뿐이었지만 종편의 드라마 제작에 대한 움직임이 모두 사그라든 것은 아니다.

최근 TV조선은 아역배우에서 가수로 변신한 FT아일랜드의 이홍기와 떠오르는 신예 배우 양진성을 주연으로 내년 상반기 방송을 목표로 드라마 '백년의 신부'를 준비중이다.

내년 상반기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백년의 신부'는 팍팍한 현실에서 진실한 사랑과 자아를 찾아가는 청춘들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 판타지 멜로 작품으로 드라마 암흑기를 보낸 TV조선에 새로운 활력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밖에도 TV조선은 주간드라마 '파랑새는 있다', 상반기 미니시리즈 경제드라마 '불꽃 속으로' 등의 드라마 편성도 준비중이다.

채널A도 자신들에게 부족한 콘텐츠인 드라마 시장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올해 하반기 '제1회 열린 드라마 시놉시스 공모전'을 열기도 했다. 과연 이 공모전을 통해 어떤 신선한 드라마 콘텐츠가 발굴됐을지 눈길이 간다.

그러나 당분간 종편에서는 JTBC가 드라마 왕좌를 유지할 전망이다. JTBC는 이미 2014년 상반기에 방송될 후속작들 편성을 완료한 상태다.

월화드라마 '네 이웃의 아내' 후속으로는 '우리가 사랑할 수 있을까'(극본 박민정, 연출 김윤철)가 주인공 캐스팅을 완료하며 준비에 들어갔으며, 일일드라마 '더 이상은 못 참아' 후속으로는 '귀부인'(극본 호영욱, 연출 한철수)이 주연 캐스팅을 마쳤다.

JTBC를 제외하고 올해 드라마에는 열성을 쏟지 않았던 '종편'. '종합편성'이라는 단어를 끝까지 지켜내기 위해서는 보도와 시사 혹은 예능적인 부분에만 치우친 방송이 아니라 '종편'이기에 시도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발굴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제는 서서히 기반을 닦고 차근차근 드라마에 대한 기반을 다지며 지상파 콘텐츠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하고 있는 JTBC를 비롯해 드라마 암흑기를 지내고 다시 발돋움하려는 채널A, TV조선, MBN이 향후 어떤 행보로 '종합편성채널'이라는 명함을 내밀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조해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각 방송사 로고 및 드라마 포스터]

종합편성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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