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분당 수혜.. 사업 추진 탄력 기대

박홍용기자 2013. 12. 6.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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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 수직증축' 국회 소위 통과15년 넘은 노후 중층단지 498만가구로 44% 달하지만 극히 일부지역만 혜택 예상부동산경기 회복되려면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 등 후속법안 패키지 통과 필요

"이제 겨우 실타래 하나가 풀렸을 뿐입니다. 결국 주택경기가 회복되려면 국회에 계류돼 있는 부동산 대책 후속 법안들이 패키지로 통과돼야 합니다." (A건설 주택사업담당 임원)

국회에서 8개월간 잠자던 '수직증축 리모델링' 등 일부 법안이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 소위를 통과했지만 거래회복 여부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주택경기가 침체일로인 상황에서 다주택자 양도세중과,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 핵심 규제완화 법안들이 국회에서 함께 통과되지 않으면 주택거래 활성화를 기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일단 이번에 소위를 통과한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 개발이익환수 유예 법안은 조만간 국토위 전체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시행령과 시행규칙 및 국토부 지침 개정을 거쳐 시행되기까지 최소 4개월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이르면 2014년 4월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수직증축 수혜, 강남·분당 등에 국한=아파트 리모델링 시 3층 이내 수직증축이 가능하고 가구 수를 최대 15%까지 늘릴 수 있도록 한 주택법 개정안은 그동안 이렇다 할 호재 없이 곤두박질치던 1기 신도시 등 노후 중층 아파트 밀집 지역에는 가뭄에 단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분양을 통해 조합원들의 부담금을 낮춰 지지부진한 사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국내 노후 아파트 중 리모델링 사업연한을 넘긴 준공 후 15년 경과 아파트는 498만가구로 전체 가구 수의 44%에 달한다. 이중 현재 실제로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곳은 서울과 1기 신도시 지역 36개 단지 총 2만6,067가구다. 국토연구원도 리모델링 수직증축이 허용되면 15층 아파트를 기준으로 가구당 부담금이 약 10% 내외로 줄어들고 주택가격도 수도권의 경우 0.7%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수직증축 허용에 따른 직접 수혜지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1기 신도시의 경우 지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주택가격 하락폭이 크다 보니 리모델링을 통한 자산가치 상승이나 일반분양 수익도 그만큼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S사 관계자는 "리모델링을 통해 주택소유자들이 수익을 얻으려면 일반분양분의 3.3㎡당 분양가가 1,600만~1,700만원선은 돼야 한다"며 "이 같은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곳은 서울 강남권과 분당신도시 등 극히 일부 지역에 국한된다"고 말했다.

윤영선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도 "경기침체의 골이 깊다 보니 리모델링이 활성화되려면 주민들은 과잉기대감을 갖기보다는 주거여건 개선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책 후속법안 패키지 통과 필요=시장에서는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 외에 국회에 계류돼 있는 대책 후속 핵심 법안들이 일괄적으로 통과돼야 침체된 거래가 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리모델링 수직증축 법안이 국회 법안심사 소위를 통과했지만 이제 겨우 3부 능선 정도 넘은 셈"이라며 "리모델링 수직증축의 경우도 정비사업 방안 가운데 극히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에 주택거래를 급격하게 활성화시킬 만한 호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국회에 계류된 채 아직 통과되지 않은 대책 후속법안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폐지(소득세법) △분양가상한제 탄력적용(주택법) △취득세율 영구인하(지방세법) △정비사업 조합원 2주택 공급 허용(도시환경 및 주거정비법) 등 굵직한 것만 10건이 넘는다. 특히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은 이미 여야 간 합의가 된 상태여서 통과에 무리가 없었지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상한제 탄력 적용 등은 여전히 야당의 반대로 통과 여부를 확신하기 힘든 상태다. 개포동 A공인 관계자는 "8·28대책 이후 반짝 회복세를 보이던 주택거래가 11월 이후 다시 얼어붙은 것은 대책 후속 법안들이 국회 정쟁으로 발이 묶여 불투명해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나머지 법안들도 하루 빨리 처리돼야 거래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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