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증축 8개월만에 통과됐지만.."이제 시작일 뿐"

송학주|이재윤 기자 2013. 12. 6.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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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증축 리모델링 국토위 법안소위 통과.."기대감 물씬" vs "좀더 지켜봐야"

[머니투데이 송학주기자][수직증축 리모델링 국토위 법안소위 통과…"기대감 물씬" vs "좀더 지켜봐야"]

/ 그래픽=강기영

 "(수직증축 리모델링)법안이 통과되길 8개월이나 기다렸어요.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나마 통과돼 이젠 본격적으로 준비를 할 수 있겠네요. 우리 아파트를 시작으로 다른 단지들도 리모델링을 추진할 것 같네요." (경기 성남 정자동 느티마을 3·4단지 리모델링 추진위 관계자)

 6일 리모델링 수직증축을 허용하는 내용의 주택법 개정안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법안소위원회를 통과하자 수도권 1기 신도시 주민들은 기대감에 찼다. 지난 4월 발표된 '4·1 부동산대책'에서 논의된 후 8개월 이상 걸려 법안이 통과됐다. 본회의도 큰 이변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에는 리모델링을 위해 최소 추진위원회 설립 이상 과정에 있는 아파트는 30여개 단지다. 물론 리모델링을 하고자 하는 단지들은 훨씬 더 많다. 하지만 이들 단지의 상당수가 현행법으론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추진동력을 잃은 상태다.

 이번 수직증축 개정안 통과로 15년 이상된 아파트는 최대 3층까지 높일 수 있어 사업성은 한층 높아지게 됐다. 새로 늘릴 수 있는 가구수도 기존 10%에서 15%까지 확대돼 리모델링을 위한 조합원 부담이 한결 줄어든다.

 예를 들면 분당신도시 정자동 느티마을 3·4단지는 총 1776가구로, 리모델링을 할 경우 1가구당 평균 분담금이 1억8000만원이었다. 반면 수직증축을 하면 266가구를 일반분양할 수 있게 돼 5000만원 가량 줄어든 1억3000만원으로 가능하다는 게 추진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런 이유로 분당이나 평촌 등 수도권 1기 신도시들의 기대감이 가장 높다. 수도권 1기 신도시는 1990년 전후로 집값을 잡고 주택난 해결을 위해 추진, 입주 20년 안팎이 지났다. 단지 노후화와 부동산경기 침체로 고점대비 집값의 30~40%가 빠졌다. 해당 지역들이 이번 리모델링 수직증축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리모델링이 추진 중인 경기 성남 정자동 느티마을 3·4단지. / 사진=이재윤기자

 주민들과 일선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분당구 야탑동 인근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2011년 분당에서 치러진 4·27보궐선거 때부터 여·야가 앞 다퉈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안을 추진했지만 결국 이뤄지지 못했다"며 "이번 법안 통과로 주민들은 수직증축을 통해 발생하는 아파트를 일반분양해 리모델링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자동 정든우성 인근 S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리모델링 수직증축이 된다는 소식에 2000만~3000만원 가량 올랐다가 법안 통과가 쉽게 이뤄지지 않아 열기가 가라앉았다"며 "리모델링을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높아 앞으로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단기 급등 없다"…좀 더 지켜봐야

 리모델링 수직증축이 호재임에도 단기적인 시세 급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수직증축 여건이 조성됐지만 리모델링사업이 활성화될지는 아직 미지수인데다, 수혜 단지도 1기 신도시 등 일부 지역에 국한될 수 있어서다.

 전반적인 부동산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리모델링시장도 크게 기대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수직증축후 일반분양이 미분양으로 남거나 시세가 오르지 않으면 공사비를 모두 조합원이 떠안아야 할 수도 있다.

 권일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수직증축이 허용돼도 많은 단지가 당장 리모델링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 만큼 시세가 단기적으로 뛰긴 힘들 것"이라며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경기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업 추진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장도 기대감은 컸지만 아직까지 특별한 움직임은 없다는 의견이다. 정자동 인근 N공인중개소 대표는 "주민들에게 기대감만 잔뜩 줘서 결국 정부가 호가만 높여놓은 꼴"이라며 "매물도 거의 없고 특별히 찾는 사람도 없어 움직임이랄 게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재윤 기자 트위터 계정 @mton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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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송학주기자 hak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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