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칼럼]창의적 개발자금 크라우드펀딩

2013. 11. 27.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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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유명 크라우드펀딩(Crowdfunding) 사이트인 킥스타터(Kickstarter)가 프로젝트 총 모금액이 5억 달러를 돌파했다고 밝혀 업계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크라우드펀딩은 인터넷을 통해 불특정 다수의 개인들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행위를 뜻한다.

최근 해외에서는 소셜펀딩 또는 하이퍼펀딩이라고도 불리는 크라우드펀딩이 개발자금을 모으는 새로운 방식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크라우드펀딩은 아이디어와 기술이 있지만 개발자금이 없는 사람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설명하고 개발에 필요한 목표 모금액을 제시하면 이를 본 수많은 개인들이 십시일반 투자를 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대표적인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의 경우 2013년 11월 기준으로 프로젝트 총 모금액이 8억 달러를 넘었으며 펀딩에 성공한 프로젝트 개수도 5만개를 돌파한 상태다. 2013년 연말까지 모금액이 1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킥스타터에는 테크놀로지 분야를 비롯해 공연예술·영화·음악·만화·게임 등 문화 분야까지 망라하는 수많은 프로젝트들이 투자자를 기다리고 있다.

최근 킥스타터의 기술 부문에서 가장 많은 모금액을 달성한 3D프린터 개발 프로젝트. | 킥스타터

킥스타터는 모금기간 종료 시 총 모금액이 목표액에 도달하면 프로젝트에 자금을 전달하는데, 목표액에 미달하는 경우에는 투자가 성사되지 않는다. 펀딩에 성공한 경우 킥스타터는 총 모금액의 5%를 수수료로 받는다. 투자를 받은 프로젝트는 제품 개발을 진행하게 되고 프로젝트가 성공할 경우에는 사전에 약정된 조건에 따라 투자자에게 제품 및 각종 특전을 제공하거나 판매에 따른 이익을 배분한다.

그러나 프로젝트가 실패하면 투자자는 손해를 감수해야 하고 킥스타터는 투자금의 환불을 비롯한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다. 따라서 개인들은 위험을 감수하고서 투자를 결정해야 하는데, 각자의 투자금이 소규모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프로젝트가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개인에게 큰 손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이렇듯 크라우드펀딩은 불특정 다수로부터 십시일반 투자를 유치해 제품 개발을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무엇보다 시장에서 검증되지 않아 투자를 받기 어려운 참신한 아이디어를 제품화하는 데에 큰 위력을 발휘한다.

크라우드펀딩의 가장 유명한 성공사례는 전자잉크 기반의 시계인 '페블'(Pebble)이다. 페블은 3주 만에 1000만 달러의 모금액을 모으고 선주문 물량도 8만개에 달해 큰 화제가 된 바 있다. 그 외에도 스마트가전·로봇·3D프린터·안드로이드 게임기 등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진행되고 있으며, 얼마 전에는 오픈소스 비행기 프로젝트가 등록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해외에는 킥스타터, 인디고고(IndieGoGo)를 비롯해 아티스트셰어(ArtistShare), 프레지(Pledgie), 기브포워드(GiveForward) 등 모두 거론하기 힘들 정도로 수많은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들이 존재한다.

국내에도 텀블벅(tumblbug.com), 굿펀딩(goodfunding.net), 펀듀(fundu.co.kr), 유캔펀딩(ucanfunding.com) 등의 사이트가 있지만, 안타깝게도 테크놀로지 분야의 프로젝트는 거의 활성화되지 못한 상태다.

그렇다고 다른 분야의 크라우드펀딩이 크게 활성화된 것도 아니다. 한국크라우드펀딩기업협회에 따르면 2012년 국내 크라우드펀딩 규모는 528억원이었는데 그 중 90%가 넘는 490억원이 대출형 크라우드펀딩이었다. 국내에서는 크라우드펀딩이 사실상 대부업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도 창의적 시도를 지원하는 중요한 사회적 인프라로서 크라우드펀딩의 가치를 인식해야 한다. 더불어 우리 사회에 크라우드펀딩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류한석 < 류한석기술문화연구소(http://peopleware.kr)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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