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삶]약간 불편하더라도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적정 기술'을 아시나요

김희연 기자 2013. 11. 2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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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를 바꾸는 착한 기술 이야기…유영선 | 북멘토 | 184쪽 | 1만2000원

"인류가 지구 환경을 보존하려면 지금과 같은 첨단 기술과 아주 옛날에 사용했던 원시적 기술의 중간 수준 정도 되는 기술을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 책은 착한 기술이라고 불리는 적정 기술에 관한 책이다. 자연을 착취하고 파괴하는 첨단 기술이 아니라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적당한 수준의 기술이 적정 기술이다.

지구환경, 지속가능한 경제, 나눔과 배려의 정신이 들어 있는 적정 기술의 사례로는 '항아리 두 개로 만드는 냉장고', '태양열 오븐', '55와트의 빛을 내는 페트병 전구', '정수기 빨대', '햇빛 온풍기', '열저장 장치', '사탕수수 숯', '구르는 물통' 등이 있다.

책은 서두에 전문가와 어린이의 문답 형식으로 착한 기술, 적정 기술에 대해 설명해준 다음, 동화 형식을 빌려 세계 각 지역에서 적용되는 적정 기술의 사례를 보여준다. 각 이야기의 마지막에는 과학적 설명이 붙어 있다.

나이지리아에 사는 소녀들인 니아메와 마야의 고민은 더운 날씨 때문에 음식물이 금방 상하는 것이다. 두 소녀의 언니들은 시장에서 채소를 파는데 보관상태가 좋지 않아 헐값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집안에서 늘 마시는 조보주스 역시 상하기 일쑤다. 그러나 전기가 없는 마을에서 냉장고는 꿈도 꿀 수 없다.

어느 날 모하메드 바 아바란 사람이 찾아와 항아리 두 개로 냉장고를 만들어준다. 원리는 큰 항아리 안에 작은 항아리를 넣고 두 항아리 사이에 물에 젖은 흙을 채워넣는 것이다. 채소와 주스를 보름간 거뜬히 보관할 수 있는 훌륭한 냉장고가 탄생한 순간이다.

페트병으로 만든 전구는 필리핀이 배경인 이야기다. 홍수로 마을 전체가 물에 잠기고 많은 사람들이 병에 걸리는 모습을 본 소년 카스트로는 나중에 커서 의사가 되고 싶어한다. 그러려면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데 집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마을에서는 전기는커녕 낮에도 햇빛을 보기 어렵다. 고민하던 카스트로는 신문에서 해결책을 발견한다. 바다 건너 먼 나라에서 페트병으로 만든 전구를 발명했다는 내용이다.

페트병 전구는 햇빛을 잘 반사하는 원리를 이용해 반짝거리는 세제를 병에 채운 뒤 지붕을 살짝 뚫어 반쪽은 해를 보고 반쪽은 집안을 향하도록 설치하면 끝이다. 카스트로가 사다리를 들고 다니면서 전구를 설치한 덕분에 마을 전체가 환해진다. 관심과 아이디어가 얼마나 세상을 바꿀 수 있는지 보여주는 책이다. 초등 중학년

< 김희연 기자 egghee@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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