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독립영화제, 이제 날개를 펴라

2013. 11. 2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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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관객 1억명을 돌파하며 성장을 하고 있지만, 독립영화 제작자들에게는 '남의 나라' 이야기나 마찬가지다. 그만큼 현실이 척박하기 때문이다.

CJ, 롯데, 쇼박스 등 메이저 영화사가 제작?투자?배급하는 상업영화의 인기는 나날이 치솟아 이제는 '1000만 관객 영화'도 심심치 않게 나오지만, 다양성 영화의 경우 관객 1만명만 동원해도 '흥행작'으로 평가받는 게 현실이다.

대형 화제작들이 나올수록 독립영화 상영관은 더욱 줄어들기 마련.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국영화 르네상스' 혹은 '호황기'라 일컬어지는 요즘 영화판에서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순수?예술?독립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올해로 39회째를 맞은 서울독립영화제(SIFF 2013)가 개막을 앞두고 관객을 맞을 준비에 한창이다. 오는 28일부터 12월6일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압구정 무비꼴라쥬관, 종로구 신문로 2가 인디스페이스에서 9일간 117편의 작품을 상영한다. 개막식은 28일 서울 CGV압구정에서 배우 권해효, 방송인 류시현의 사회로 열린다.

서울독립영화제는 4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작품성과 실험성을 두루 갖춘 독립 극영화,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영화를 팬들에게 소개해왔다. 독립영화들이 메이저 상업영화 데뷔를 위한 '시험장'이자 '발판'으로 인식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도 서울독립영화제는 꾸준히 명맥을 이어오며 순수한 열정으로 가득 찬 '청년 영화인'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경쟁부문_단편 '허창열씨의 오구굿'

◆ 역대 최대 규모, 최고 상금

올해 서울독립영화제는 영화진흥위원회와 (사)한국독립영화협회의 공동 주최로 열린다. 2011년 중단됐던 영진위의 지원이 2013년 재개되면서 후원 업체나 기관 수도 늘었다.

이에 올해는 역대 최다 편수(117편), 최고 상금(총 7200만원, 대상 2000만원) 을 자랑하게 됐다. 상영관이 4개관으로 늘어나는 동시에 상영 회차도 136회차로 확대됐다. 전년(제38회) 대비 30% 가량 증가한 규모다. 지난 2년간 정부 지원으로부터 소외되며 규모를 축소할 수밖에 없었지만 올해는 그나마 '숨통'이 트게 된 것.

김동현 서울독립영화제 사무국장은 "독립영화 제작 편수는 꾸준히 늘고 있는데, 기존 규모로 일 년 간의 독립영화를 조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상영 규모 확대로 더 많은 독립영화에 기회를 부여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 WHY NOT? 제2의 류승완?양익준을 꿈꾸다

그동안 서울독립영화제를 거쳐 간 '괴물 감독'도 많다. 올해 '베를린'을 연출한 류승완 감독은 장편 데뷔작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2000)로 서울독립영화제를 찾은 바 있다. '똥파리'(2008) 양익준, '은하해방전선'(2007) 윤성호, '무산일기'(2011) 박정범 등도 서울독립영화제가 배출한 실력파 감독들이다.

올해 서울독립영화제 슬로건은 'WHY NOT?'이다. 디지털, 스마트 시대에 영화를 찍을 수 있는 도구나 수단은 얼마든지 널려 있다. 꼭 고가의 촬영기기가 아니더라도 디지털 카메라, 스마트폰으로도 영화를 찍을 수 있다.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려는 실험 정신, 새로운 관객과 만나고 싶은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독립영화인이 될 수 있고, 제2의 류승완?양익준 감독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경쟁부문_장편 '논픽션 다이어리'

◆ 추천작 가이드 - '서울연애'부터 '셔틀콕'까지

개막작으로는 최시형, 이우정, 정재훈, 김태용, 이정홍, 정혁기/조현철 등 7명의 감독이 만든 여섯 가지 에피소드의 옴니버스 영화 '서울연애'(2013)가 선정됐다. 전년에 이어 서울독립영화제가 제작, 배급을 동시에 맡은 '인디트라이앵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이른 봄부터 늦은 여름까지 서울이라는 도시 안에서 살아가는 20대 청춘들의 이야기를 색다른 시선으로 풀어나간다.

단편 경쟁부문에는 총 742편이 참가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 중 심사위원들의 예심을 거쳐 '허창열씨의 오구굿'(감독 강지원), '콩나물'(감독 윤가은), '이 별에 필요한'(감독 김용완) 등 45편의 단편영화들이 본선에 진출했다.

본선에 오른 9편의 장편 경쟁부문 영화는 '마이 플레이스'(감독 박문칠), '레드 툼'(감독 구자환), '논픽션 다이어리'(감독 정윤석), '수련'(감독 김이창), '셔틀콕'(감독 이유빈), '한공주'(감독 이수진), '아이유정'(감독 이지상), '산다'(감독 김미례), '두물머리'(감독 서동일) 등이다. 9편 중 6편이 다큐멘터리, 3편이 극영화로 올해도 독립 다큐멘터리 작품들이 강세를 보였다.

이 중 1990년대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어 놓았던 '지존파 사건'을 파헤친 다큐멘터리 '논픽션 다이어리',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도 출품돼 호평 받은 극영화 '셔틀콕' 등이 벌써부터 관객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사진=서울독립영화제(si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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