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파일] 취득세 인하 1주일..시장은 '무덤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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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진의 백브리핑 시시각각 - 박성구 SBS 경제부 부장
<앵커>취득세 인하 소급이 결정된 지 꼭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시장의 반응은 무덤덤합니다.SBS 박성구 부장의 데스크 파일, 백약이 무효인 부동산 시장을 집중 점검합니다.박 부장님, 취득세 인하 적용 시점이 8월 28일로 확정됐는데 약발이 먹히지 않는 분위기라면서요?<기자>지난 일주일 서울의 아파트 매매시장을 보면 요지부동입니다. 가격은 보합, 거래는 두절상태입니다.9월과 10월에는 급매물위주로 거래가 늘었습니다. 지난달에는 하루평균 244건이 거래됐지만 이달 들어서 10일까지 하루평균 190건 거래에 그쳤습니다.정책의 불확실성이 사라지면 거래가 늘 거라는 기대는 무너졌습니다.<앵커>정책의 불확실성이 사라졌다고도 보기 힘든 것 아닙니까? 지난 주에 관련법 처리가 무산되지 않았습니까?<기자>여야가 합의했기 때문에 곧 처리될 줄 알았죠.취득세 인하 방안을 담은 지방세법 개정안이 지난 7일 국회에서 불발됐습니다. 취득세 인하에 따른 지방재정 보전 문제로 여야가 다시 입장이 갈렸습니다.새누리당은 부가가치세중 지방소비세 전환 비율을 현행 5%에서 내년에 8%로 올리고 이후에 11%로 인상하자는 입장인 데 반해 민주당은 내년에 즉각 11%로 올릴 것을 요구하면서 대립각을 세웠기 때문입니다.국회 일정을 감안하면 여야가 특별한 합의가 없을 경우 법안 통과는 다음달로 넘어갈 공산이 큽니다. 하지만 법안통과가 늦더라도 취득세 인하 소급적용 방침이 뒤집어지는 건 아니기 때문에 시장의 발목을 잡는 주된 요인은 아닐 겁니다.<앵커>그렇다면 시장이 왜 이렇게 무반응으로 일관한다고 봐야 하는 겁니까?<기자>일단 이번 취득세 인하조치가 한시적 조치가 아니기 때문에 서둘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애당초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봐야 합니다.더욱이 가을 이사철이 끝난 11월 비수기라는 계절적 특성이 작용했구요, 혜택이 집중된 비교적 싼 소형 주택은 급매물이 이미 소진됐다는 점도 거래 부진의 이유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앵커>그래도 새 아파트 분양시장 만큼은 뜨겁게 달아오른 것 같은데요?<기자>서울 대치동 청실아파트 재건축 단지에 대한 일반분양분 청약이 지난주에 있었습니다. 평균경쟁률 25대 1, 114제곱미터의 경우 60대1 가까이 올랐습니다.반포 한강변에서 곧 분양하는 재건축 아파트도 오는 22일 모델하우스를 열 예정인데 벌써 인터넷 문의가 폭주하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9월에 위례신도시에서 분양한 현대 아이파크도 16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기존 아파트 매매시장이 찬바람이 부는 것과 달리 신규 분양시장이 뜨거운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두 가지 측면에 주목해야 착시를 막을 수 있습니다.첫째는 지역적으로 어디까지나 강남 지역만 그렇다는 것이고 둘째는 가격상으로 3.3제곱미터당 3천만원대 또는 4천만원에 육박하는 분양가임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기존 아파트보다는 더 싸다는 겁니다. 송파 문정동의 푸르지오하비오 아파트의 경우 3.3제곱미터 분양가가 1천6백만원대 후반으로 책정될 예정인데 그렇다면 강남권에서는 파격적인 분양가입니다.강북이나 수도권의 분양시장은 강남 같은 열기는 커녕 여전히 찬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청약인파가 몰렸다가도 막상 계약 단계에 포기하고 미분양 물량은 쌓이고 있습니다.서울 마포의 공덕파크자이나 공덕자이는 3.3제곱미터당 1천4백만원에서 1천6백만원의 낮은 분양가인데도 미분양 물량이 쌓이고 있고 수도권 김포 지역의 경우 분양이 안된데다 계약포기 물량까지 나와서 미분양 물량이 지난 9월 2천가구에서 지금은 4천가구로 대폭 늘었습니다.<앵커>앞으로도 이렇게 매매는 끊기고 전셋값만 치솟는 상황이 계속될까요?집을 가진 사람은 못팔아서 걱정, 안올라서 한숨이고, 세입자는 치솟는 전세값에 울화가 치미는데 이게 풀리기는 풀려야 할텐데요.<기자>주식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만 부동산 시장도 3가지 변수로 따져볼 수 있습니다.먼저 가장 중요한 게 역시 수급인데요. 집값대비 전세가 비율, 전세가율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세가율이 전국 평균 60%를 넘어섰고 지역에 따라서는 80-90%에 이르는 지역도 있습니다. 이건 그만큼 대기 매매수요가 적지 않다는 걸 의미합니다.문제는 경기 변수입니다. 일단 정부의 전망대로 경기가 회복되는 추세라면 부동산시장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겁니다. 경제 전반의 경기가 좋아지면 부동산 경기도 시차를 두더라도 따라가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확신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좀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아직은 우세한 겁니다.마지막으로 정책변수를 봐야 하는데요. 정부의 부동산 경기 활성화 의지는 4.1대책에 이은 8.28대책에서 보듯 확고합니다. 동원 가능한 모든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게 입법으로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불확실성에 따른 냉기류가 경기 불확실성과 맞물려 부정적인 방향으로 증폭되고 있다는 점입니다.<앵커>TV뉴스에 많이 등장하는 부동산 전문가들, 혹은 재야의 부동산 고수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 지 궁금한데요<기자>장기 전망은 인구구조의 변화와 주택 장기수급 같은 여러가지 변수를 고려해야 하겠지만 단기전망 조치도 전문가 견해가 엇갈리고 있는데요. 따지고 보면 수급과 경기, 정책이라는 3가지 변수 가운데 어느 쪽에 방점을 두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보면 됩니다.전세가율에서 나타난 대기수요와 경기 회복세, 정부의 정책 의지에 방점을 두는 전문가들은 당장 다음달부터 좋아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반면에 경기의 불투명성과 정치권의 지지부진한 법안처리 같은 정책 실행의 불확실성에 무게를 둔 전문가들은 내년초, 그 이후까지도 거래부진이 이어질 걸로 전망하는 거죠.그런데 단기적으로 주목할 점 두가지가 있습니다.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는 연내에 집을 사면 취득세를 안내도 됩니다. 또 6억 이하이거나 85제곱미터 이하의 집을 연내에 사면 향후 5년간 발생하는 양도차익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습니다. 이 두가지는 연말까지의 한시적 조치이기 때문에 이걸 겨냥하는 실수요자들은 다음달을 놓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적어도 다음달엔 거래가 늘어날 공산이 커보입니다.<앵커>한시적 조치가 끝나면 거래절벽 현상이 오곤 하지 않았습니까? 이번에도 그러는 거 아닐까 우려도 되는데요.<기자>네 바로 오늘, 11월 정기국회의 첫 법안심사 소위가 열려서 바로 부동산시장 활성화 법안들을 논의할 예정이었습니다.국토부가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각오하고 있는 중점 법안 3가지,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하는 주택법 개정안을 포함해 개발부담금을 한시 감면하는 개발이익환수에 관한 법률, 행복주택 특례규정 담은 보금자리주택건설 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입니다.하지만 오늘부터 사흘간 열리는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민주당이 오늘 아침 청문회를 제외한 상임위 활동의 전면 보이콧한다고 밝혔습니다. 정국대치 상황이 가팔라진 겁니다.사실 수급이나 경기는 단기에 만들거나 통제할 수 있는 변수가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정책은 만들 수 있고 통제할 수 있습니다. 지금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시장을 상대로 발표해놓고 국회에 묶여 있는 부동산 시장 활성화 법안이 서둘러 통과돼야 하는 이유입니다.<앵커>분양가 상한제를 사실상 폐지하는 내용의 주택법 개정안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기자>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과 함께 시장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게 분양가 상한제 탄력 운용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문제인데요.이건 민주당이 요구하는 전월세 상한제나 '2+1' 제도라고 해서 세입자가 2년 전세를 산 뒤에 1년 더 살 수 있도록 집주인에게 요구할 수 있는 계약갱신청구권 제도 빅딜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법안들이 서둘러 통과돼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책 빅딜이 자칫 반시장적 조치, 개악으로 이어질 수도 있겠다는 걱정도 듭니다.지금까지 데스크파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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