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로 떠나는 강화도 가을 여행

2013. 10. 2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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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인천시 강화군에는 해안도로를 따라 섬을 순환하는 버스가 있다. '해안관광 순환버스'라는 이름이 붙은 1번과 2번 버스이다. 이들 버스는 동일한 노선을 서로 다른 방향으로 돌며 강화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하고 주요 명소에 멈춰 선다. '해안관광 순환버스'로 강화도 여행을 떠나본다.

'해안관광 순환버스'는 강화도를 여행하기에 가장 좋은 수단이다. 군내버스지만 관광용으로 특화된 버스로, 총길이 약 100㎞의 도로를 따라 2시간 30분 동안 달리며 고인돌 공원, 평화전망대, 외포리, 동막해변, 함허동천, 전등사, 황산도, 초지진, 광성보, 갑곶돈대 등 강화도 대부분의 명소를 거치는 것이 특징이다.

강화버스터미널에서 각각 1시간마다 출발해 1번은 반시계 방향으로, 2번은 시계 방향으로 섬을 한 바퀴 돌아 터미널로 돌아온다. 수도권 통합 환승 할인 적용을 받기 때문에 서울, 인천 등지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강화도에 오는 관광객은 환승 시 할인된다. 자동차를 타고 강화도에 왔다면 광성보나 초지진에 주차해 두고 이 버스를 이용해 여행을 즐길 수도 있다.

세련된 조형미 갖춘 강화 고인돌

강화버스터미널에서 1번 버스를 타고 15분 정도를 달리면 가장 먼저 닿는 명소인 강화역사박물관이다. 선사시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강화도의 과거를 살펴볼 수 있는 곳으로 2층은 고인돌의 땅, 청동기시대 탐험, 강화의 열린 바닷길 이야기를 주제로 다양한 유물이 전시돼 있고, 1층에서는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근대에 전쟁터이자 침략해 오는 외세에 대항해 방어막 구실을 했던 강화도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또 반닫이, 화문석, 용두레 등 강화 민속품이 전시돼 강화 주민의 삶을 엿볼 수 있다.

박물관 옆으로는 탁자식의 강화 고인돌이 넓은 초원 한가운데 버티고 서 있다. 이 고인돌은 남한 최대 규모로 높이 2.6m, 길이 6.4m이며, 덮개돌 무게는 무려 50t이나 된다. 이곳은 고인돌과 강화도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어 자녀들에게 좋은 학습장이 된다.

수도와 역사를 함께한 유적지

강화도는 수도 서울에서 가깝지만 다리가 없던 시절에는 손쉽게 드나들 수 없는 오지였다. 이런 이유로 고려와 조선의 역사에는 강화도가 심심찮게 등장한다.

1232년 몽고가 고려를 침범했을 때는 조정이 통째로 이곳으로 옮겨왔으며, 1627년 정묘호란 때 조선의 인조는 왕실을 강화도로 이전해 저항했다. 강화도는 이런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외적의 침입을 방어하기 위해 설치했던 유적들이 곳곳에 많이 남아 있다.

해안관광 순환버스는 이들 유적지를 경유한다. 터미널에서 2번 버스를 타면 강화대교 남쪽으로 강화의 가장 중요한 관문인 갑곶돈대와 신미양요 때 격전지였던 광성보를 만날 수 있고, 다시 해안선을 따라 남쪽으로 이동하면 강화해협을 지키던 요새인 덕진진과 초지진에 연이어 닿는다.

초지진을 지난 버스는 10여 분 후 해안도로를 벗어나 전등사에 멈춰 선다. 전등사는 고구려 소수림왕 때 신라로 불교를 전파하러 가던 아도화상이 잠시 머물렀던 곳으로, 특히 가을이면 경내까지 이어지는 진입로가 단풍으로 물들어 많은 이들이 찾아든다.

추억을 만드는 아름다운 해안선

해안관광 순환버스의 노선 중 해안 풍광이 가장 아름다운 구간은 남쪽 해안의 분오리 어판장 정류소부터 서쪽의 외포리 선착장에 이르는 길이 약 28㎞의 남서 해안로이다. 구불거리는 해안도로를 따라가면 넓은 바다와 검은 갯벌이 시원스럽게 펼쳐지고, 낭만적인 풍경의 해수욕장은 물론 예쁜 펜션과 카페를 만날 수 있다.

동막해변은 강화도에서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들르는 곳으로, 터미널에서 2번 버스로 45분 거리에 있다. 길이 약 200m의 모래사장과 울창한 솔숲이 있고, 인근 갯벌에서는 게와 조개 잡이를 즐기고 머드팩을 체험할 수 있다. 또 해변과 나란히 난 도로변으로는 밴댕이 회와 무침, 조개와 왕새우 구이, 전어 구이, 활어회 등을 파는 식당이 줄지어 있어 낭만적인 해변 경치를 감상하며 싱싱한 해산물로 배를 채울 수 있다.

동막해변을 벗어나 서쪽으로 가면 구불구불한 도로 주변으로 다시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지고, 서쪽 끝 장화리에서는 환상적인 해넘이를 감상할 수 있다. 또 장화리 북쪽의 장곶돈대 정류장에서 내리면 각양각색의 예쁜 펜션이 들어선 맑은 풍경의 마을이 발아래 펼쳐진다. 장곶돈대에서 석모도행 여객선이 운항되는 선수 여객선착장까지는 도로를 따라 짧은 트레킹을 즐겨도 좋다. 내리막길 끝에는 밴댕이 회의 진정한 맛을 경험할 수 있는 '선수밴댕이회마을'이 자리한다.

해안관광 순환버스를 이용하면 마니산도 갈 수 있다. 동막해변 북쪽 함허동천에서 오를 수도 있지만 선수 여객선착장에서 약 5분 거리의 '화도터미널' 정류소에서 내려 60-2번으로 갈아타면 마니산 입구까지 이동해 다녀올 수 있다.

화도터미널을 빠져나온 버스는 다시 건평리부터 외포리까지 곧게 뻗은 해안도로를 달린다. 도로 오른쪽으로는 벼가 누렇게 익어가는 풍성한 가을 들녘이 펼쳐진다.

아름다운 석모도와 외포리 새우젓 마을

강화도 서쪽 해안의 외포리는 유명 관광지인 석모도로 가려면 꼭 거쳐야 하는 관문이다. 외포리 선착장에서는 석모도와 아차도를 잇는 여객선이 운항된다.

석모도는 외포리 선착장에서 1.5㎞ 떨어져 있는 작은 섬이지만 아름다운 일몰과 예쁜 펜션, 보석 같은 사찰인 보문사가 위치해 연중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배를 타고 가면서 수많은 갈매기들에게 과자를 주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 3대 관음성지 중 하나로 알려진 유서 깊은 보문사에는 불상을 모신 천연 동굴인 석실과 마애관음보살상이 있다. 보살상이 있는 낙가산에서는 삼량염전의 풍경도 볼 수 있다.

외포리에 관광객이 모여드는 또 다른 이유는 꽃게, 송어, 장어, 숭어 등 근해에서 잡힌 서해안의 명물 어류가 모이기 때문이다. 특히 젓갈수산시장에서는 싱싱한 새우로 만든 젓갈을 구입할 수 있다. 젓갈수산시장에는 점포 50여 곳이 양쪽으로 길게 늘어서 있는데 새우젓, 오징어젓, 굴젓 등 대부분 비슷한 젓갈류를 판매한다.

북한이 보이는 전망대와 화문석문화관

분단의 현실을 최전방에서 살펴보려면 북쪽 해안의 '평화전망대' 정류소에서 내리면 된다. 버스에서 내려 언덕을 5분 정도 오르면 강화 제적봉 평화전망대가 나타난다. 이곳은 고성능 망원경이 설치된 전망대와 상영관, 전시관 등이 있는 평화 안보 체험 관광지다. 3층 전망대에서는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의 들판과 개성의 송악산이 보인다. 개성공단까지는 불과 15㎞에 불과하다. 옥외전시장에는 실향민을 위한 망배단과 '그리운 금강산' 노래비가 세워져 있다.

평화전망대에서 5분 거리에는 화문석문화관이 자리한다. 고려시대부터 만들어 온 왕골 공예품을 전시하는 곳으로 왕골 공예품의 과거와 현재를 볼 수 있고, 장인이 만든 수준 높은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화문석을 짜는 체험도 할 수 있다. 해안관광 순환도로 구간에는 이밖에도 강화 인삼을 구입할 수 있는 풍물시장, 몽고의 침략에 대항하기 위해 도읍을 옮겨 39년간 사용했던 고려궁지도 있다.

강화도 해안관광 순환버스로 여행을 하려면 강화버스터미널에 있는 관광안내소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해안관광 순환버스 운행 시간표와 주요 관광지를 소개받고, 여행 일정에 대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 강화 해안관광 순환버스 운행 정보

▷첫차와 막차(1번/2번) : 09:00/08:30, 19:40/19:10

▷배차 간격 : 평일 60분

▷운행 거리와 시간 : 약 100㎞, 약 2시간 30분

▷요금(카드) : 일반 1천300원(1천100원), 청소년 1천 원(770원), 어린이 450원(450원)

▷문의 : 강화버스터미널 관광안내소 032-930-3515, 강화선진버스 032-934-9105

dk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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