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이지 않은 경계 SLY House

취재 김연정 사진 신경섭 2013. 10. 18.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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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의 시선

용인의 한적한 동네에 지어진 3층 집. 부모와 자녀 세대가 함께 사는 이 집은 세대별 필요조건에 따라 공간을 나누어 구성했다. 남들과는 차별화된 방법으로 건물과 자연의 경계를 풀어낸 집을 만나본다.

주택 중에서도 전원 속에 있는 집, 즉 우리가 전원주택이라 부르는 집의 공통점을 찾자면, 그것은 내 땅과 주변 자연 사이에 경계가 없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자신의 땅에 담을 쌓고 타인과 공유하고 싶어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끝없는 자연을 향유하고 싶다면, 그리고 자연을 받아들이고 싶다면 담과 같은 경계는 장애물이 될 뿐이다.

[HOUSE PLAN] 대지위치: 경기도 용인시 지역지구: 자연녹지지역 용도: 단독주택 대지면적: 562㎡(170평) 건축면적: 112.01㎡(33.88평) 연면적: 251.25㎡(76.00평) 최고높이: 9.48m 규모: 지상 3층 구조: 철근콘크리트구조(내진구조) 외부마감: 스톤코트(외단열시스템), 씨블랙 버너구이, 데크목 내부마감 :석고보드 위 실크벽지, 강마루 시공: 건축주 직영 설계: 신훈(건축사사무소 어코드) 02-575-0150 www.urcode.kr

이 집이 자연과 마주하는 자세는 두 가지다. 하나는 자연을 조망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나만의 자연인 정원을 담는 것이다. 배치도에서 볼 수 있듯, 건물은 정원을 감싸며 도로 측의 시선을 등진다. 우리나라 전원주택의 일반적인 모습인 정원을 전면에 내세우는 형태와는 다르게, 프라이버시를 가진 나만의 자연이 되어주길 바란 것이다. 이 배치는 집에 들어서는 사람에게 대비의 효과를 극대화 시킨다. 집의 거대한 외피와는 달리, 내부에 다른 세계가 있음을 인지하는 순간 정원은 더욱 아늑하게 느껴질 것이다. 주택은 부모님 세대와 새내기 부부 세대, 두 세대가 거주한다. 세대별 요구조건은 다음과 같았다. 먼저 각각의 세대는 독립된 주거형태를 띄며, 건물은 정남향으로 배치되길 원했다. 또한 옥상을 사용할 수 있고 태양광을 활용하여 관리비를 줄일 수 있어야 하며, 1층은 휠체어를 이용할 수 있는 무장애 공간이 요구되었다. 높은 층고의 거실과 넓은 드레스룸도 갖춰지길 원했다. 각 층마다 독립된 세대가 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공간, 즉 두 개의 방과 두 개의 화장실, 거실과 주방을 제외하고 동선으로 사용될 통로공간을 최소화 할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모든 실에서는 환기가 잘 이루어 질 수 있도록 마주보는 벽마다 창을 설치했다. 그 결과, 가늘고 긴 형태의 평면이 나왔고, 통로를 줄이기 위해 그 역할을 대신할 거실과 주방을 중앙에 배치한 후 그 사이에 출입구를 내었다. 크지 않은 현관으로 들어서면 펼쳐지는 파노라마와 같은 공간과, 작은 창을 통해 보이는 외부의 모습은 공간의 풍성함과 다양함을 담을 수 있으리라 예상된다. 넉넉하지 않은 공간을 풍부하게 보이게끔 만드는 것은 이러한 대비효과를 통해 보완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건물의 외장재는 외단열시스템을 적용한 스톤코트 뿜칠로 마감했다. 이는 결로와 열교현상이 적고 경제적이라는 장점을 가진다. 최근 패시브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외단열시스템에 대한 고민을 하는 건축주가 많다. 단열재를 외부에 설치하는 것은 외장재 선택에 굉장한 핸디캡이 될 수 있는데, 이는 단열재 위에 고정해야 하는 어려움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단열재 위에 바르거나 뿌리는 시공법도 건축가가 약간의 디자인적 요소를 가미한다면 다양한 모습으로 만들 수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줄눈의 변화일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이 집에 시도해 보았다. 작업자가 지붕과 땅 위에서 줄을 튕기며 도면에 정해진 치수에 따라 줄눈을 매겼고, 투박해 보였던 건물의 입면은 줄눈의 수직 분절에 의해 생동감을 가지게 되었다. 정원은 휠체어가 다닐 수 있는 기본 동선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에 텃밭과 잔디밭을 분리하여 배치했다. 텃밭은 정돈된 느낌이 들게끔 낮은 개비온(Gabion)을 쌓아 구획했고, 잔디밭에는 영화를 전공한 아내를 위해 스크린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벽을 세웠다.

<글 _ 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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