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에.. 홍콩에.. 베이징에.. 오리, 떴다

박세영기자 2013. 10. 10.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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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예술가 호프만 작품, 도시속 물 있는 곳이면 '둥둥'

세계 곳곳 도시에 초대형 노란 고무오리가 깜짝 등장해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호주 시드니, 홍콩, 중국 베이징(北京) 등 도시 속 물이 있는 곳이면 동동 떠서 시선을 모은다. 마치 어린 시절 욕조 안에 띄워서 놀던 고무오리인형처럼 생긴 이 조형물은 네덜란드 조형예술가 플로렌테인 호프만(36)의 작품인 '러버덕(고무오리)'.

러버덕은 가장 처음 지난 2007년 프랑스 생나제르 전시를 시작으로 브라질 상파울루(2008년), 일본 오사카(大阪·2010년), 뉴질랜드 오클랜드(2011년), 일본 오노미치(尾道·2012), 벨기에 하셋(2012년) 등을 거쳐 올해는 호주 시드니(1월), 홍콩(5월)에서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다. 최근에는 미국 피츠버그(9월), 중국 베이징(9월), 아제르바이잔 바쿠(9월), 대만 가오슝(高雄·9월)에 등장했다. 각 국가 버전마다 디자인과 크기가 조금씩 달라 생나제르에 전시된 러버덕은 가로·세로·높이가 26m, 20m, 32m로 가장 컸고 최근 베이징 이허위안(?和園) 내 호수에 떠오른 오리는 14m, 15m, 18m 등이었다. 무게는 600㎏이 넘게 나간다. 세계 대도시 외에 작은 곳의 호수나 물가에도 가로·세로·높이 각각 5m, 5m, 6m의 '미니' 버전이 전시되기도 했다.

소재는 폴리염화비닐(PVC)로 비닐 200여 장을 연결해 만들었다. 거대한 오리 안에 공기를 불어넣으면 물 위에 동동 뜬 모양이 된다. 날씨 변화에도 모양을 유지하도록 하기 위해 안에는 전기로 돌아가는 선풍기가 있다.

모양도 단순한 이 초대형 노란 오리를 세계 각국 도심에 띄워놓는 이유는 어린 시절 물에서 가지고 놀던 고무오리를 삭막한 도시 한가운데 띄움으로써 어린 시절의 향수와 즐거움을 선사하겠다는 취지다. 호프만은 8일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러버덕은 국경을 모릅니다. 사람을 차별하지도 정치적 견해를 가지고 있지도 않습니다. 동동 떠 있는 친근한 고무오리는 치유의 능력이 있습니다. 전 세계에 있는 긴장과 경계를 풀어줍니다. 러버덕은 부드럽고 친근하며 어떤 연령층에게나 어울립니다!"라고 소개했다.

러버덕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열광적이다. 특히 지난 5월 홍콩 빅토리아만에 러버덕이 등장하자 러버덕을 보러 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룰 정도였다. 이후 홍콩을 비롯한 중국 각지에서 오리 그림이나 장난감, 기념품들이 대유행을 타고 있다. 중국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웨이보(微博)에서는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앞에서 탱크가 지나가는 사진에 오리를 합성해 조롱하는 사진이 떠돌았고 지난 6월에는 1989년 6월 4일 벌어진 톈안먼사건을 의미하는 '6·4(六四)' '오늘' '큰 노란 오리' 등이 검색에서 차단되기도 했다.

러버덕이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되자 인근 광둥(廣東)성 선전(深?b)에는 5m 크기의 '짝퉁' 노란 오리가 등장하는 등 항저우(杭州)와 톈진(天津) 등 최소한 16개 이상의 중국 도심에 짝퉁 오리들이 등장했다. 지난 7일 상하이(上海)에서는 스페셜올림픽 후원을 취지로 1만1000마리의 작은 고무오리들이 경주를 벌이는 행사가 진행됐지만 호프만의 러버덕과는 관련이 없었다.

과도한 짝퉁 상술에 호프만이 불쾌감을 표시하자 중국 공산당이 '진짜 러버덕'을 베이징에 초청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지난 9월 26일부터 한 달 동안 베이징 이허위안 내 호수에 전시되고 있다. 그러나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만 볼 수 있어 '사람을 차별하지 않고 마음을 치유한다'는 본래의 취지와는 조금 다른 것이 아니냐는 논란도 있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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