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40주차 추천작 '소원'-박스오피스 분석

최호원 기자 2013. 10. 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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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주차 '블루 재스민'에 이어 40주차의 추천영화는 이준익 감독의 '소원'(10월2일 개봉)입니다. 2005년 '왕의 남자'로 관객 1230만명을 끌어모은 이준익 감독의 신작입니다. 왕의 남자 이후 이준익 감독의 작품들을 살펴보면, 2006년 '라디오 스타'(188만), 2007년 '즐거운 인생'(126만), 2008년 '님은 먼 곳에'(171만), 2009년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141만), 2010년 '평양성'(172만)까지...흥행 성적이 고만고만합니다. 2011년 평양성 개봉 당시 기자회견에서 "관객 250만을 넘기지 못하면 상업영화에서 은퇴하겠다"고 발언해 은퇴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죠. (위트가 넘치고 농담을 좋아하는 이 감독의 성격을 고려할 때 애초부터 은퇴할 생각이 없었을 듯합니다.^^)

소원은 다시 돌아온 이준익 감독의 작품이라서 개봉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는데요. 시사회 이후 반응은 폭발적입니다. 제 평점은 ★★★★★ 만점입니다. 지난 2011년 가을 최대 흥행작이었던 '도가니(466만)'처럼 성폭행이라는 불편한 이슈를 다룬 작품입니다만, 주제를 바라보는 시선은 전혀 다릅니다. 도가니가 사건의 충격적 실체에 주목했다면, 소원은 피해 가족들과 이웃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성폭행사건 이야기는 영화 초반부에 짧게 나오는 정도. 아래 예고편으로 큰 줄거리를 대신 합니다.

피해아동 역할을 맡은 '이레'양의 연기가 돋보입니다. 광주 초등학교를 다니는 이레가 경상도 사투리로 미묘한 감정 변화를 어찌나 잘 표현하던지... 배우들은 보통 사투리 연기를 할 때, 대사를 미리 사투리로 읽어놓은 녹음파일을 듣습니다. 하지만, 이 녹음파일은 감정을 뺀, 즉 학생이 교과서를 읽은 것처럼 딱딱하게 녹음돼 있습니다. 여기에 감정을 불어넣는 것은 배우의 몫입니다.

이 영화의 또 다른 포인트는 바로 피해가족들을 돕는 이웃들의 모습입니다. 현실에선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판타지적 스토리가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감독은 "판타지가 아니다. 실제 이런 이웃들이 존재한다. 그게 우리 사회의 희망이고, 나의 소원"이라고 말합니다. 저 자신도 사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에 기자라는 직업을 택했지만, 정말 영화에 나오는 이웃들처럼 사회적 피해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 적이 있었는지 반성하게 되더군요. 이 영화가 성폭행이라는 주제에도 불구하고, 12세 이상 관람가(12세 이하도 부모 동반 관람 가능)를 받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실제 언론시사회 때 가수 윤도현 씨가 초등학생인 딸과 함께 관람을 하기도 했습니다.

추석 이후 10월 박스오피스도 한국 영화들이 점령할 태세입니다. '소원'(롯데엔터테인먼트 배급)과 함께 개봉하는 '깡철이'(CJ E&M)', 그 다음 주인 10월 9일 개봉하는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쇼박스)까지 굵직굵직한 한국 영화들이 한 판 승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세 작품 모두 언론 시사회를 마치고, 패를 모두 깐 상태입니다.

롯데는 올해 '전국노래자랑'(98만) '미나 문방구'(33만) 등 한국영화 투자성적이 좋지 않아 '소원'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CJ는 설국열차의 국내 흥행에도 불구하고 총제작비 430억원을 모두 회수하지 못한데다가 '스파이'(328만)도 다소 기대에 못 미쳐 '깡철이'의 흥행이 절실합니다. 쇼박스의 경우 '미스터고'(133만)의 손실을 '관상'(813만)에 이어 '화이'가 얼마나 줄여줄지 영화계의 관심이 높습니다.

여기에 10월2일 개봉하는 외화 '프리즈너스'도 주연인 휴잭맨이 올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로 거론될 만큼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저는 휴잭맨보다 형사 역할을 맡은 제이크 질렌할의 연기가 눈에 띄더군요. 2시간반의 상영시간은 다소 부담. 제 평점은 ★★★☆ 영화 정보사이트 롸튼토마토 7.2/10점, 메타크리틱 73/100점을 기록 중입니다. 프리즈너스가 한국 영화 틈바구니에서 얼마나 선전을 할지 궁금하군요.최호원 기자 bestiger@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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