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참히 아내 잃은 남자의 고통스러운 25년 삶
EBS '세계의 명화'는 28일 오후 11시 제82회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수상작 '엘 시크레토, 비밀의 눈동자'(2010)를 방송한다.
은행원인 남편 모랄레스(파블로 라고)와 행복한 신혼 생활을 즐기던 릴리아나는 강간을 당한 뒤 참혹하게 살해된다. 고졸 출신 검찰 수사관 벤야민 에스포지토(리카도 다린)는 코넬대를 갓 졸업한 젊은 여검사 이레네(솔레다드 빌라밀)와 함께 증거불충분으로 종결된 강간살인 사건을 재수사해 범인 고메즈를 체포한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정부는 게릴라 소탕 작전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고메즈를 풀어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에스포지토의 동료 산도발이 살해된다. 위협을 느낀 에스포지토는 고메즈를 피해 도주한다.
25년이 흐른 뒤 에스포지토는 당시 사건을 소재로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기억을 더듬어 가며 글을 쓰던 에스포지토는 살해된 릴리아나의 남편 모랄레스를 찾아간다. 외딴 곳에 정착해 죽은 아내를 그리워하며 살고 있는 모랄레스는 자신이 살인범 고메즈를 죽였다고 말한다.
제82회 아카데미 최우수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감독 후안 호세 캄파넬라는 "영화야말로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유일한 장치"라고 말했다. |
단 7주 만에 촬영을 마쳤다고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한 이 영화는 '기억'을 주제로 삼아 로맨스와 범죄 드라마를 자연스럽게 영상으로 녹여낸다.
연출을 맡은 아르헨티나 영화 감독 후안 호세 캄파넬라는 이 영화로 미카엘 하네케의 '하얀 리본', 자크 오디아르의 '예언자' 등 경쟁작들을 제치고 아카데미상을 수상했다. 아르헨티나 개봉 당시 흥행에도 크게 성공했다.
공학도였던 캄파넬라는 영화를 공부하기 위해 다니던 학교를 중퇴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9년 동안 영화공부를 했다. 뉴욕대학교(NYU) 영화학교를 졸업한 그는 1991년 첫 장편 영화를 발표하고 미국 방송계로 진출해 TV 시리즈를 연출하기도 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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