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가격 거품 얼마나 남았나?
끝 모르고 추락하던 서울 아파트 매매가가 8.28 전월세 대책 이후 3주 연속 오름세를 나타내자, 아파트 가격이 바닥을 친 것이 아니냐는 낙관론이 일부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2008년 8월 금융위기 이전까지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형성된 서울의 아파트 가격 거품은 지금까지 과연 어느 정도나 소멸된 것일까. 아파트 실질가 변동 추이상 아직 남아있는 서울의 아파트 가격 거품은 10% 안팎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23일 김선덕 건설산업연구소 소장에 따르면 1998년 1월의 아파트 가격을 100으로 봤을 때 2013년 7월 기준으로 서울시 아파트 실질 가격지수는 약 330이다.
외환위기 이후 아파트 입주량 부족과 경기 회복, 저금리 시대 진입이 맞물리며 2001년부터 2004년 6월까지 지속된 1차 가격 폭등기에 약 250에 도달한 서울시 아파트 실질 가격지수는 2005년부터 2008년 8월까지의 2차 가격 폭등기에 약 460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현재까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김 소장은 "1차 가격 폭등은 외환위기시 급락한 아파트 가격이 정상 궤도를 찾는 과정으로 거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2차 가격 폭등기부터 부동산 시장에 거품이 본격적으로 끼기 시작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2차 가격 폭등이 아파트 공급 부족이 원인이 된 것이 아니라 과도한 택지 개발에 따른 토지보상금으로 인한 유동성 과잉 공급, 서울시 뉴타운 정책에 다른 가격 상승 기대감 등 수요-공급 법칙의 외적인 요인에서 초래됐다는 이유에서다.
김 소장은 따라서 1차 가격 폭등기 이후 물가 상승에 비례한 아파트 가격의 자연스러운 상승분을 고려하면 현재 서울의 아파트 가격에 끼어 있는 거품은 10% 안팎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김 소장은 "주택순환 이론으로 봤을 때 현재 가격은 하락하지만 거래량이 증가하는 제5국면 양상이 나타나고 있어 연말에 바닥 국면인 제6국면을 지나 다시 가격 상승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김 소장은 "(서울 아파트 가격이) 바닥 국면처럼 보이긴 하지만 미국의 출구전략, 아시아 외환위기 등 변수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며 섣부른 판단은 경계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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