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다 남은 와인 1년 이상 보존 가능한 기구, USB로 충전되는 전동드라이버 개발 '대박'
서지선 제이엔터프라이즈 대표(32)는 2년 전 첫 직장이던 투자자문사를 박차고 나왔다. 대학 시절부터 꿈꾸던 '나의 사업'을 하기 위해서였다. 4년간의 직장생활 동안 등록한 특허만 10건이 넘었고, 그중 판매한 특허권도 3건이나 됐다. 지금의 그를 있게 한 '와인 보존 기구'도 이때 생각해낸 아이템이다.
먹다 남은 와인의 산화를 막기 위한 와인 보존 기구는 세계에서 생산되는 제품만 연간 1억개가 넘을 정도로 시장이 크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마개를 덮고 간단한 펌프질로 병 안의 공기를 빼내는 방식의 제품이 대부분이었고 이 때문에 와인의 향까지 빠져나간다는 단점이 있었다. 기존 제품의 단점을 파악한 서 대표는 산소를 제거하는 '산소 흡수 패치'를 이용했다.
지난해 만든 초기 1차 제품은 세계시장에서 단숨에 주목을 받았다. 유럽과 미국 바이어들이 실제 사용해본 결과 최대 8시간만 있으면 먹다 남은 와인 병 속의 산소가 99.9% 제거되고 최대 1년 이상 자기 보존이 가능해지는 장점을 인정받았다. 직원은 단 한 명뿐이지만 매출은 지난해 1억원에서 올해는 최소 10억원으로 10배 이상 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달에는 신세계백화점, 갤러리아백화점 등 국내 백화점에도 입점했다. 서 대표는 "첫 직장에서부터 친구들과 팀을 만들어 사업 아이템을 현실화시키는 연습을 꾸준히 해온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며 "나와 바이어가 만족하는 제품을 만드는 게 창업 초기에 돈과 시간을 아끼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상민 더하이브 대표(28)는 군 제대 후 다녀온 배낭여행 이후 삶이 달라졌다. 넓은 세계에서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던 중 '사업을 해볼까'라는 생각이 그를 붙잡았다.
첫 사업 아이템은 이전 회사 직원들이 갖고 다녔던 크고 불편한 전동 드라이버였다. 손가락이 잘릴 각오로 칼을 가는 기구(글라인더)를 사용하기도 하고, 환기도 잘되지 않는 좁은 방에서 접착제를 바르는 글루건을 사용하다 가스에 중독되기도 했다.
노력 끝에 만들어낸 작품이 USB로 충전되는 9㎝ 크기의 전동드라이버였다. 어댑터가 필요없을뿐더러 1시간 충전으로 약 400개의 나사 작업이 가능하다. 평균 5시간을 충전해 200~500개의 나사를 조이고 풀 수 있어 성능이 종전 제품보다 나아졌다. 지난해 6억원이던 매출은 설립 3년 만인 올해 50억원을 내다보고 있다.
이 대표는 "창업기업은 시간이 가장 부족하기 때문에 실패하지 않으려면 제품의 완성도를 아주 높게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미 성공한 기존 기업과 경쟁하는 만큼 제품 디자인이나 질에서 밀리지 않아야 된다는 것이다.
제이엔터프라이즈와 더하이브의 공통점은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청년창업사관학교'의 도움을 받았다는 것이다. 지난해 이곳에 입학한 청년사업가 2기 졸업생 14명은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창업서인 <청년, 창업에 미치다2>에 고스란히 담았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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