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여종 도자기 年2200만개 생산 '세계 최대'

박민철기자 2013. 9. 11.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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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도자기 - ㈜젠한국 인도네시아 탕그랑 공장

지난 8월 28일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시내에서 동쪽으로 30여㎞ 떨어져 있는 탕그랑시에 위치한 '젠한국(ZEN)'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도자기 생산공장에 도착했다. 공장 안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도자기 생산 공정에서 핵심요소인 '불가마'가 24시간 내내 1300도의 고온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젠한국의 탕그랑 공장은 공장용지가 10만2300㎡이고, 공장건물 4동 넓이가 5만2800㎡에 이른다. 한 개의 공장만 훑어보는 데 성인 남자 기준으로 30분 이상이 걸릴 정도로 넓었다.

현지 생산직원과 연구원들을 포함한 종업원은 인도네시아 대부분 현지인으로 1800여 명에 이른다.

공장에서는 1차 공정으로 흙을 비롯한 18개 천연재료를 섞은 원재료가 1300도 고온의 '불가마'를 거친다. 이후 딱딱하게 굳은 도자기를 빼내 스펀지로 다듬는 연마 과정을 거치면 2차 공정이 완성된다. 이어 도자기에 꽃과 과일 등 각종 문양을 새긴 특수 용지를 그릇에 입혀 또다시 불가마를 거치면 디자인 공정이 마무리된다. 마지막으로 분홍색 유약을 고르게 바르고 불가마에 다시 넣어 구우면 비로소 도자기가 완성된다. 이 모든 과정이 자동화기기인 컨베이어 벨트로 이어져 사람 손을 거치는 과정을 최대한 줄였다. 젠한국은 생산성을 더 높이고 날로 높아지는 인도네시아의 인건비에 대비하기 위해 자동화 설비 확충을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었다.

대규모의 생산시설을 갖춘 탕그랑 공장은 8000여 종의 다양한 제품을 연간 2200만 개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최대 도자기 공장이다. 이 같은 다품종 대량 생산이 가능한 것은 생산설비의 75% 이상이 자동화 공정시설을 갖췄기 때문이다. 성형·몰딩(moulding)·디자인 작업을 빼고는 모든 공정이 자동화 시스템으로 되어 있다.

젠한국이 생산한 제품은 대부분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세계 30여 개국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수출된다. 미국의 레녹스·미카사, 영국의 막스앤드스펜서·로열덜튼, 독일의 빌레로이앤드보흐, 일본의 노리다케·나루미 등 40개 명품 브랜드가 젠한국 고객이다.

젠한국 수출은 2003년 1200만 달러에서 10년 만인 올해 4배가 넘는 5000만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인도네시아는 인플레이션이 급등하는 등 금융위기설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탕그랑 공장은 365일 완전가동을 해도 일손이 모자랄 정도다. 다른 나라 도자기업체가 날로 상승하는 인건비를 견디지 못하고 생산설비를 축소하거나 아예 공장 문을 닫는 추세와는 딴판이다.

젠한국의 자체 브랜드인 'ZEN'을 비롯해 영국 친환경 디자이너 레이철 바커와 협업을 통해 디자인한 '레이철 바커', 수출 브랜드 '세인트 제임스'가 있다. 영국 브랜드 디자이너스 길드 도자기 컬렉션은 한국에서 단독으로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젠한국은 앞으로 자체 브랜드 비중을 35%에서 50%로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매출의 약 15%를 연구·개발(R&D)에 필요한 설비 기기를 늘리기 위해 점진적으로 투자비중을 높이고 있다. 또 R&D센터 전문인력도 150명으로 대폭 보강해 운영하고 있다.

젠한국은 1991년 인도네시아에 처음 진출했다. 인도네시아는 천연가스가 풍부해 도자기를 고온에 굽는 과정에 필요한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또 적도에 위치한 지리적 여건상 1년 내내 여름 날씨로 도자기 생산의 원재료인 흙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국내보다 저렴한 인건비가 생산비 단가를 낮출 수 있었다.

김성수 젠한국 회장은 "지금 OEM 방식으로 도자기 1개당 5달러이지만 브랜드를 키우면 1개당 100달러를 받을 수 있다"며 "끊임없는 기술개발로 신기술을 선도하는 세계적인 도자기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탕그랑(인도네시아) = 글·사진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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