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씨측 "미납추징금 1703억 자진납부"..대국민사과

2013. 9. 10.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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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동 사저도 내놓겠다 자택서 남은 生이라도.."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측이 10일 추징금 미납에 대해 사죄하고 미납금을 자진 납부하겠다고 밝혔다. 일가가 보유한 부동산과 동산 등 모두 1703억원 규모다. 이날 오후 3시 검정 제네시스 승용차를 타고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한 장남 재국 씨는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 앞에서 고개를 숙인 채 미리 준비한 사죄문을 읽어 내려갔다.

재국 씨는 사죄의 말과 함께 "추징금 환수 조치에 최대한 협조하려 했으나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어 늦어졌다"는 말을 한 뒤 가족 간 논의를 거쳐 만든 주요 납부 재산 목록을 발표했다. 목록을 읽은 뒤 재국 씨는 "부모님이 현재 살고 계신 연희동 자택도 환수에 응하겠다. 다만 저희 자녀들은 부모님께서 반평생 거주하셨던 자택에서 남은 여생을 보내실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앞으로 저희 가족 모두 추징금 완납 시까지 당국의 환수 절차가 순조롭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대한 협력할 것이며, 추가 조사에도 성실히 임하겠다"고 덧붙인 뒤 계획서를 제출하기 위해 검찰 청사로 들어갔다.

검찰은 이날 재국 씨가 제출한 목록을 포함해 현재까지 확보한 자산 총액이 1703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먼저 전두환 전 대통령 소유 연희동 사저 정원과 그림, 그리고 이순자 씨 명의의 연희동 사저 본채 건물과 연금보험 등이 포함됐다. 자녀들 가운데서는 차남 재용 씨의 재산이 가장 많이 포함됐다. 경기도 오산 토지 5필지와 서초동 시공사 사옥1필지, 서울 이태원 준아트빌 등 560억원 규모다. 장남 재국 씨는 경기도 연천 허브빌리지 48필지 전체와 건물, 서울 서초동 시공사 사옥 3필지, 미술품, 유엔빌리지 매매대금, 북플러스 주식 20만4000주와 경남 합천군 소재 선산(21만평) 등 558억원어치를 납부하기로 했다.

딸 효선 씨는 안양시 관양동 용지(20억원)를, 삼남 재만 씨는 서울 한남동 신원플라자 빌딩과 연희동 사저 별채를 자진 납부하기로 결정했다. 재만 씨의 장인 이희상 동아원 회장도 275억원을 내놓는다.

전 전 대통령 일가가 부동산 등 현물로 납부한 재산은 일단 압류한 뒤 공매 절차를 거치는 방법으로 환수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매 절차를 거치면 시가보다 낮은 가격에 매각될 가능성 등을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자진 납부한 재산가액을 정확히 평가한 뒤 추징금을 최대한 많이 거둘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자진 납부 발표는 재용 씨와 재국 씨에 대한 검찰 수사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검찰은 재용 씨에 대해선 "현재로선 사전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불구속 수사 가능성을 내비쳤다.

검찰도 추징금 자진 납부가 전 전 대통령 일가의 처벌 수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인정했다. 수사팀은 이날 "자진 납부 결정과 여러 가지 정황을 형사절차상 참작사유 등으로 감안할 예정"이라고 밝혀 처벌 수위는 당초 예상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김동은 기자 / 장원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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