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도방구 일본기행 | 홋카이도

글 사진 그림 김종한|협찬 2013. 9. 4.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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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혜의 자연이 살아 숨쉬는 라이더의 천국
하코다테~시코츠 호수~노보리베츠

요테이산은 원추형 화산이어서 니세코후지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홋카이도는 남한 전체 크기에 필적하는 83,456.64㎢의 면적을 자랑하는 곳이다. 그래서 아직까지 미개발된 지역이 많아 천혜의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곳이다. 이 섬은 크게 도남, 도중, 도북, 도동, 그리고 문화와 경제의 중심지 삿포로까지 5개 지역으로 나뉜다. 홋카이도 최남단 하코다테는 일본 혼슈와 마주 보고 있으며 최북단인 왓카나이는 소야 해협을 사이에 두고 러시아 사할린과 지척에 있다.

노보리베츠 지고쿠다니는 매캐한 유황냄새 덕분에 지옥계곡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아이누의 땅 홋카이도

현재 홋카이도는 일본 영토지만 고대부터 아이누가 삶의 터전으로 삼고 그들만의 문화와 역사를 이어오던 땅이다. '사람'을 뜻하는 아이누는 에조·에비스 등으로 불리며 러시아 사할린, 홋카이도, 일본 혼슈 일대에 퍼져 살았던 소수민족이다. 홋카이도의 옛 이름 에조치는 아이누의 땅이라는 뜻이다. 14세기경 일본 본토인의 팽창이 시작되자 아이누의 활동영역은 혼슈 동북부에서 밀려나 홋카이도로 제한됐다. 에도막부 시기에 들어와서는 아예 홋카이도를 일본 영토에 편입시켰다.

이러한 정책에 대해 아이누의 저항이 없었던 건 아니다. 15세기 코샤마인의 항쟁, 17세기 샤크 샤인의 항쟁 등 오랜 투쟁이 이어졌으나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메이지 시대를 거치며 각종 동화정책이 이어져 아이누는 정체성을 잃고 사실상 소멸상태에 놓이게 됐다. 한때는 차별로 인한 두려움과 거부감에 아이누라는 말보다 우타리(동족)라고 스스로를 부르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새롭게 민족의 정체성을 되찾으려는 노력이 시작됐다고 하니 지켜볼 일이다.

오토바이 여행자들에게 최고의 여행지

하코다테는 에도막부 말기에 큐슈 나가사키항, 혼슈 시모다항과 함께 서구 열강에 문호를 연 3개 개항지 중 한 곳이다. 시모다항은 도쿄와 가깝긴 하지만, 지리적으로 이즈반도의 끝자락이어서 접근성이 제한적이다. 나가사키와 하코다테는 도쿄와 거리가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다. 서구 열강에 문호를 개방했던 3개 개항지 위치 선정에서 막부의 조심성이 엿보인다. 현재 하코다테는 홋카이도와 혼슈를 잇는 중요도시가 됐다. 하코다테 인근 마츠마에 반도와 혼슈 최북단 아오모리는 바다 밑으로 개통된 철도전용 세이칸 터널로 연결돼 있다. 바다 위로 달리는 쾌속 페리는 2시간이면 츠가루해협을 건넌다.

시코츠호수 휴게소에서 BMW의 구형 R100GS를 타는 일본인 라이더를 만났다.

도야호수에서 니세코로 향하는 길 가 노점에서 멜론을 내다팔고 있다.

홋카이도는 여름에도 대부분 날씨가 선선하고 더운 날도 최고 기온이 30℃를 넘는 일이 드물다. 더불어 천혜의 자연경관, 넓은 면적, 비교적 잘 닦인 도로망, 다양한 요리, 아이누 마을의 이색문화체험 등을 갖추고 있어 오토바이 여행을 즐기는 라이더들에게 최고의 여행지로 손꼽힌다.

노보리베츠 온천지대를 지나 고갯길 위에서 본 도야호수의 모습.

도야호수와 나카시마섬 뒤편에 요테이산이 보인다.

일본 유명 맥주의 젖줄 시코츠 호수

신지도세 공항 근처 렌트숍에서 예약해 둔 오토바이를 인수받은 뒤 시코츠 호수로 향한다. 지도세 시내를 벗어나면 곧이어 자작나무 숲을 만나고 그 사이로 뻗은 길을 따라 한참을 달리면 시코츠 호수가 나타난다. 호수 면적은 일본에서 8번째에 해당하지만 담수량은 두 번째다.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칼데라 호수인 이곳은 수량이 풍부하고 깨끗해 삿포로를 비롯한 유명 맥주제조사 공장이 여럿 자리하고 있다. 호수 주변은 다루마에산, 에니와산, 몬베츠산 등이 둘러싸고 있어서 등산과 트레킹이 가능하고 이끼 계곡인 코케노도몬, 시코츠호수의 발원지인 오코탄페 칼데라 같은 구경거리도 있다.

시코츠호수를 둘러본 뒤 비후에고개를 넘어 노보리베츠로 향한다. 일찍이 일본 본토인들이 홋카이도를 개척하던 시기부터 노보리베츠는 온천으로 유명했다. 하코다테부터 시작해서 기다란 오시마 반도를 따라 북상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만나는 지점이어서 노보리베츠 온천의 개발 역사는 홋카이도 개척역사와 함께한다고 볼 수 있다. 러일전쟁 시기에는 병사들의 휴양지로 지정돼 지명도를 높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아오모리~하코다테를 오가는 페리 선상에서 바라본 하코다테산.

도야호수 부근은 여전히 화산활동이 활발하고 곳곳에 온천이 솟는다.

노보리베츠 시내에서 온천지대로 이어지는 지방도를 슬쩍 벗어나 호젓한 간코 도로를 따라 고도를 높여가면 구타라 호수가 나타난다.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칼데라호 중에서도 완벽에 가까운 원형을 보여주고 시코츠 호수와 함께 수질과 투명도에서 최고라는 평을 듣는다. 호숫가를 따라 고개를 넘으면 희뿌연 연기를 내뿜는 히요리야마에 이어 지고쿠다니에 이른다. 노보리베츠는 아이누 말로 '희고 혼탁한 물'이다. 화산활동으로 인해 솟아난 유황성분이 짙은 용출수를 있는 그대로 표현한 말이다. 계속해서 지방도를 따라 노보리베츠 뒤편 고갯마루에 오르면 저 멀리 도야호수와 요테이산까지 조망할 수 있다.

김종한(blog.daum.net/zevra) 허영만의 문하를 거쳐 1990년 월간 < 보물섬 > 에 단편 '환상여행'으로 데뷔한 만화가로 < 화이팅바람이 > < 플라잉타이거 > < 신의 손 > 등을 펴냈다. 바이크로 일본을 전국 일주한 < 열도유랑 12,000킬로미터 > 도 출간했다. 바이크 레이스와 투어링을 즐기고 한 때 진돗개 심사위원으로 활동한 경력도 있다.

낙엽송 수림 사이로 본 도야호수의 모습.

홋카이도 오토바이 투어

본인 바이크를 타고 가는 경우, 혼슈를 거쳐서 페리를 이용해 홋카이도에 건너갈 수 있다. 서일본의 마이츠루~오타루, 니이가타~이와나이, 아오모리~하코다테, 오오마~하코다테, 하치노헤~도마코마이, 나고야에서 도마코마이항으로 가는 장거리 노선도 있다. 오토바이 대여는 신지도세공항 부근이나 삿포로시에서 렌트숍을 이용하면 된다.

라이더하우스

게스트하우스와 유사한 여행자용 숙소로 오토바이 여행자들은 물론 주머니가 가벼운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다. 가격은 2000엔부터 3000엔 정도가 대부분이고 시설이 허름한 대신 여러 유형의 여행자들을 만나서 교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홋카이도 내 라이더하우스를 소개하는 잡지가 따로 발행되고 있다.

글 사진 그림 김종한|협찬 BMWKJ모토라드 / webmaster@outdo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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