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銀 "탈세 협조해 명성 훼손 유감"..美 수사 탄력

연지연 기자 2013. 9. 4.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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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은행이 과거 외국 부자들의 탈세 등을 도운 사실을 시인하고 이례적으로 사과까지 했다고 3일(현지시각) 로이터가 전했다. 지난 29일 미국과 스위스 정부가 맺은 협정에 뒤이은 조치다. 양측의 협정 체결로 스위스 은행들은 미국인들이 세금을 피해 자산을 숨기려고 만든 비밀 계좌의 정보를 미국 검찰에 제공하고 벌금을 내면 검찰 기소를 유예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날 스위스 민간은행을 대표하는 패트릭 오디에르 스위스 은행협회 회장은 "최근 스위스 금융산업이 오명을 쓰게 된 것은 우리의 금융 기술과 지식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이를 잘못 활용해 잘못된 결과를 이끌었기 때문"이라며 "이런 일로 스위스 금융 산업의 명성을 해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오디에르 회장의 사과 발언이 꽤 수위가 높은 편에 속한다고 평가했다.

이는 미국과 스위스 정부가 지난 29일 맺은 협정에 따른 것이다. 협정 전까지 오디에르 은행협회 회장은 스위스 은행에 예치한 고객정보를 내줄 수 없다는 강경입장을 보여왔다. 로이터는 스위스 은행에 대한 미 정부의 압박이 점차 거세지고 스위스와 미 정부간의 관계가 껄끄럽게 진행되자 협정이 체결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3년 넘게 이어진 줄다리기 끝에 체결된 협정으로 스위스 은행은 탈세 혐의를 받는 미국 국민의 비밀계좌 정보는 물론, 돈의 출처나 행방과 관련한 정보까지 제공해야 검찰 기소를 피할 수 있게 됐다. 탈세 혐의가 있는 행동에 협조했다면 벌금을 내야 한다.

이제 미 세무 당국의 탈세 조사는 급물살을 타게 될 전망이다. 2009년 이후 미 세무 당국은 역외 탈세에 대한 조사를 강화해왔다. 로이터는 조세 담당 변호사의 발언을 인용, "미 당국이 스위스로 자산을 이전해 조세를 회피한 사람들을 쫓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미 조세당국은 14곳의 스위스 은행이 조세 탈루를 도운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스위스 은행은 미 정부로부터 거액의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앞서 비트머 슐룸프 스위스 재무장관은 "미국 규제 당국이 부과하는 무거운 벌금으로 은행들이 파산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올해 272년 역사의 베겔린(Wegelin) 은행이 미국인의 탈세 자금을 예치했다는 이유로 기소돼 거액의 벌금을 내고 폐업하기도 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벌금은 비밀계좌에 예치된 금액의 20~50% 수준으로 부과될 전망이다. 미 당국이 본격적으로 조사에 나선 2009년 이후 조세 탈루를 돕기 위해 비밀계좌를 개설해줬다면 벌금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오디에르 회장은 "스위스 은행업계가 미 합의금을 공동으로 부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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