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8 전월세대책 그 후] "서울에서 전세 얻기 너무 힘들어요"
서울에서 전셋집을 얻으려면 평균 2억원 정도는 있어야 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4일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서울 시내 평균 전셋값은 2억원을 웃돈다. 25개 자치구 중 구로·강서·마포구 등 12곳의 중위 전셋값이 2억원 이상~3억원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소재 아파트의 전체 중위 매매가는 4억5113만원, 중위 전세가는 2억6013만원으로 전세가 비율은 57.7%에 달한다.
한국은행·통계청·금융감독원이 전국 2만 표본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2년 가계금융 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가구당 평균 순자산은 2억6203만원이다.
이처럼 전세금 부담이 날로 커지는 상황에서 근저당과 전세보증금 합산액이 경매 낙찰가보다 높은 일명 '깡통전세' 역시 급증하는 추세다. 집을 팔아도 전세금과 대출금을 충당할 수 없는 것이다. 지난해 한국은행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전셋집 중 26%가 깡통전세라는 결과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전세 수요와 함께 깡통전세 매물도 쏟아지면서 전세 계약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전세금을 가장 안전하게 지키는 방법은 융자가 많은 집은 피하는 것이다. 시세 대비 전세가가 저렴하다면 근저당금액 비율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세계약 전 등기부등본을 확인해 금융회사 등이 집을 담보로 돈을 빌려줄 때 설정하는 근저당 금액이 집값의 20% 이상 설정돼 있으면 피하는 게 좋다.
이와 관련, 강태욱 하나은행 PB사업부 부동산팀장은 "수도권 주택 낙찰가는 시세의 70~75% 수준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 20% 이상의 근저당이 설정돼 있으면, 전세보증금을 모두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적은 돈으로 주택을 구매할 수 있도록 '영국형 장기 모기지'를 도입한다. 또 주택 취득세를 영구적으로 1~3% 차등 인하시켜 매매비용을 줄여주기로 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전월세 파동을 잠재우고, 주택매매 활성화를 유도키로 했다. 이를 통해 금리 부담경감으로 내 집 마련이 가능해져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안정성이 제고됨과 동시에 잠재적인 집값상승 이익도 향유할 수 있어 전세수요의 매매수요 전환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업계는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매매시장 활성화를 통한 주택시장 정상화는 업계가 줄기차게 요구했던 사항이기 때문이다. 업계는 정부가 규제를 풀고 시장 기능에 맡기면 수요공급에 따라 주택시장이 회복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집값이 떨어진다는 불안감 때문에 안전자산인 전세를 선호하는 것"이라며 "제대로 된 회복 신호가 있어야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번 대책이 큰 효과를 얻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저리 장기 모기지는 운영상의 문제점이 있을 수 있고, 줄어든 취득세 인하 폭은 시장을 자극하기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저리 장기 모기지가 실수요자를 끌어들일 수는 있겠지만 이 때문에 주택 매매수요가 증가한다거나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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