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8 전월세대책 그 후] 전세 시장 붕괴 시작되나?

2013. 9. 4.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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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세 시장이 심상치 않다. 지난 6월엔 전셋값이 0.29% 올랐고, 7월에는 0.42%로 상승 폭이 확대됐다. 8월 초까지 집계된 기록도 0.63%로 상승 폭이 점점 커지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오른 전셋값을 주고도 전세를 제대로 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수천가구의 대단지여도 전세 매물은 10건도 안 된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깨졌기 때문"이라며 "현재와 같은 왜곡된 시장 상황과 잘못된 정책이 이런 수급의 불균형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과거엔 전셋돈을 마련할 여력이 없으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월세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전세 자금 대출이 광범위하므로 자금이 부족한 사람도 전세를 얻을 수 있다. 전세 수요가 증가하는 또 다른 이유다.

그렇다면 앞으로 전세시장은 어떻게 될까.

한 부동산 전문가는 "매매 시장은 외면하고 전세 시장으로만 수요가 몰리는 현재의 상황이 계속된다면, 2년 후인 2015년 중반이면 전셋값 비율은 역대 최고치에 다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 큰 문제는 시장에 전세 물건이 품귀현상을 나타내다 보니 이런 위험을 무릅쓰고도 전세를 찾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더구나 대출이 없더라도 전세금만으로도 매매가의 80%가 넘는 곳도 많다. 전세 시장에 수요가 공급보다 훨씬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셋값이 매매가의 70~80% 선을 넘으면 전세 제도의 가장 큰 장점인 원금 보장 기능이 지켜지지 않을 수 있다. 그러므로 전세 수요자도 이때부터 반전세(보증부 월세)를 선호하게 된다.

즉,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고 생각되는 최대한도를 보증금으로 하고 나머지 부분을 월세로 돌리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8.28 전월세 대책의 영향으로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호전되고, 재건축 아파트와 중소형 매물에 매기가 붙으면서 최근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규제 완화 기대감과 전세물건 품귀 현상이 맞물려 사실상 휴업 상태에 빠졌던 매매시장이 활력을 찾아갈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일각에선 기대감에 호가만 뛰거나 일부 급매물 소화 과정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며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선 이미 8월 들어 거래가 살아난 분위기다. 재건축 사업이 속도가 난데다 전월세 대책으로 시장 심리가 살아나는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강남·강동·송파구 아파트값은 2주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지난주 상승률은 각각 0.16%·0.20%·0.11%를 기록했다. 이들 지역 재건축 단지 중에선 지난 7월 말 대비 최고 4000만원 넘게 오른 곳도 있다.

강남 개포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월세 대책과는 상관없어 재건축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서울 강북권 등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 비율이 높은 곳에선 전세 수요가 매매로 전환하면서 거래가 소폭 이뤄지고 있다.

지난 8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성북구가 65.24%에 이르고 ▲관악구 63.74% ▲중랑구 63.52% ▲서대문구 63.21% ▲구로구 62.49% ▲동대문구 62.28% 등 순으로 높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대체로 이번 전월세 대책 발표 이후 부동산 시장이 여느 때보다 개선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정책 완화 기대감에 따른 반짝 상승에 그칠 수 있는 만큼 취득세 인하 등 법 개정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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