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8대책 1주일, 시장정상화 기대감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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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전세 찾던 사람들이 최근 중소형 매수세로 돌아서고 있어요. 소형도 매물이 잘 없으니 중형이 나가기도 하고 거들떠 보지도 않던 대형까지 문의가 오고 있어요. 8.28대책 발표로 인한 기대감과 함께 가을 이사철로 접어들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2동 H공인 관계자)
8.28대책이 나온 지 1주일을 맞으면서 서울 강북권 주택 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다. 중소형 매물 중심으로 거래가 늘고 호가(부르는 값)가 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미 중소형은 바닥을 친 게 아니냐는 분석이 세를 불리고 있는 가운데 업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취득세 영구인하나 공유형 모기지 도입 등 8.28 대책이 적용되는 다음달께 본격적으로 거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8.28 대책, 가을 이사철 맞물려
3일 찾은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일대 중개업계는 실제로 최근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세에서 매매로 전환되는 추세라고 전했다.
동대문구 전농동 SK아파트 인근 E공인 관계자는 "전세는 구경한 지 오래됐고 소형 급매물 위주로 거래되고 있다"며 "집주인들이 근방에 전세가 없는 것을 알고 호가를 올려 더 받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현재 전농SK아파트 전세가율은 70%를 웃도는 수준. 전농SK 전용59㎡의 경우 전세가격이 2억원인데 반해 매매가는 2억6000만~2억7000만원 선이다. 전용 84㎡의 경우 전세가격이 2억8000만원인데 반해 매매가는 3억6500만원 선이다.
이처럼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 비율)이 높다보니 매수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게 중개업계의 설명. 이 관계자는 "주로 매수로 돌아서는 사람들이 2억1000만~2억2000만원에 전세(전용 84㎡)를 살다가 집주인이 현 시세대로 6000만~7000만원 더 올려달라고 하니 그 가격에 조금 더 보태 사려는 사람들"이라고 전했다.
다만 호가만 오를 뿐 거래가격은 보합세라는 게 중개업자들의 전언. E공인 관계자는 "급매물이 소진돼 차상위 매물이 남은 것을 보고 올랐다고 볼 수는 없다"며 "전용 59㎡의 경우 실거래는 2억6200만원까지 거래됐지만 호가는 3억원까지 올라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농동 청솔 우성아파트 인근 H공인 대표도 "손바뀜이 많지만 거래가격이 오르지는 않았다"며 "청솔 우성1차 경우 전용 59㎡가 2억6000만~2억9000만원선, 전용84㎡가 3억6000만원선"이라고 말했다.
이곳 외에도 중소형 매물 중심으로 호가가 오르는 곳이 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8.28 대책 발표 이후 1주일새 동대문구 장안3차 현대홈타운(전용 80㎡)도 호가가 1750만원 올랐고 영등포구 도림동 도림청구 아파트(전용 84㎡) 역시 1000만원, 양천구 신정동 경남아너스빌(전용95㎡)도 1000만원 더 올랐다. 양천구 신정동 경남아너스빌 인근 D공인 대표는 "거래가가 아닌 호가만 오르긴 했지만 실제 급매물 위주로 소진이 되고 있다"며 "전세 구하기가 힘들다보니 손님들이 마지 못해 매수세로 돌아서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중소형 매수세와 관련, 대책 발표에 따른 기대감이 다소 작용한 측면도 있지만 주로 전세가 비율이 높고 저렴한 지역에서 매매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8.28대책 발표를 기점으로 분위기가 좋아진 건 사실"이라며 "강북지역은 전세가율이 높고 이사철까지 겹쳐 전세물량이 달리다보니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소형 매수세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재건축단지 위주로 최근 매매가가 오른 강남의 경우 8.28대책 효과보다는 일부 단지에서 서울시에 건축심의를 신청하는 등 사업 추진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강남 개포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아직 8.28대책 효과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며 "집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만큼 이곳은 국회에 계류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가 통과되길 더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분위기는 반전..관건은?
8.28 대책으로 인한 본격적인 매수세는 핵심방안의 적용 시점인 10월부터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114 임 팀장은 "아직 취득세 영구인하 소급적용 여부가 미정이고 새롭게 도입되는 공유형 모기지도 10월부터 공급되기 때문에 현재 대책 발표만으로 매수하려는 수요자들은 드물 것"이라고 봤다.
양천구 신정동 D공인 대표는 "아직은 8.28대책 효과를 감지 못하고 있지만 정부에서 노력하고 있으니 좀 낫지 않겠느냐"며 "대책이 시장에 적용되는 다음달쯤부터 본격적으로 거래가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대책이 '강부자(강남에 사는 부동산 부자) 대책'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전농동 E공인 대표는 "취득세 영구인하는 실수요자들의 매수를 지연시키는 반면 임대사업자들에게는 금리도 낮춰주고 대출한도 역시 늘려줘 집을 더 사기 좋게 만들었다"며 "돈 있는 사람들은 지금이 임대사업 하기 좋은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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