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D] "케이블 3%가 지상파 15%?"..시청률, 오해와 답

2013. 9. 3.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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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patch=서보현·김미겸기자] "케이블 시청률 3.8%는 시청률 15%와 맞먹는건가요?"

'디스패치'에 전달된 질문 하나. 시청률에 대한 궁금증이었다. 과연 케이블 시청률을 공중파 시청률로 환산할 수 있냐는 물음. 그 독자는 한 매체가 쓴 < 꽃할배 첫방 시청률 3.8%, 지상파라면 15%대 >라는 기사를 참고해 진위여부를 물었다.

'디스패치'가 확인한 결과, 질문에 대한 답은 '아니다'다. 우선 케이블 시청률을 지상파 시청률로 환산하는 것 자체가 오류다. 흔히 케이블 시청률에 3~4배를 곱하는 데, 이는 잘못된 계산방식이다. 이미 케이블 가입가구는 지상파 시청가구의 75% 수준에 이르렀다.

케이블과 지상파, 왜 같은 4%로 웃고 울고 할까. 일례로 '꽃할배'의 경우 4%의 시청률을 대박이라 말한다. '무릎팍도사'는 4%의 시청률과 함께 폐지설이 대두됐다. 같은 숫자를 바라보는 극과 극의 온도차, 왜 일까.

케이블 시청률에 대한 오해를 풀었다. 시청률 조사회사 TNms 김기훈 본부장의 답변을 참고했다.

Q. 지상파와 케이블 시청률 집계 방식 차이가 있나?

D.

시청률 집계 방식은 동일하다. 시청률 표본 가구의 경우 구성원 별로 개인 번호가 따로 있다. 각자 부여받은 번호를 누른 다음 TV를 시청하고, 끝나면 다시 번호를 누르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지역, 세대, 직업 별 시청률이 집계된다.

물론 시청률을 집계하는 표본집단은 다르다. 지상파의 경우 전국 16개 지역 3,000 가구를 대상으로 시청률을 낸다. 반면 케이블의 경우 유료 서비스 가입가구 기준이다. 그렇다고 큰 차이가 나진 않는다. 이미 케이블 가입수가 지상파 대비 75%에 육박했다.

Q. 케이블 3%면 지상파는 15%라는 말은 사실인가?

D.

사실이 아니다. 케이블 3%면 대박이라는 인식이 있어서 그렇다. 결국 케이블 3%는 지상파 3%와 크게 다르지 않다. 굳이 지상파로 환산하자면, 케이블 시청률에 1.33%를 곱하면 된다. 일례로 '꽃할배-대만편' 2회 시청률은 5.7%다. 지상파로 환산하면 7.7%(5.8%x1.33) 정도 아닐까. 케이블 가입자가 지상파의 75%에 이르기 때문이다.

Q. 그렇다면 지상파 환산 공식은 과장된 것인가?

D.

케이블 시청률 집계는 지난 2000년도부터 시작했다. 당시 케이블 가입가구는 지상파의 10%에 불과했다. 그러다보니 케이블 시청률에 10을 곱하기도 했다. 케이블 1%가 지상파 10% 수준이라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케이블 가입 가구가 지상파의 75%다. IPTV 등 유료매체 가입가구까지 합하면 90%를 넘어선다. 더이상 케이블과 지상파의 차이는 없다고 보면 된다.

Q. 그럼 케이블 1%도 대박으로 보긴 힘들겠다.

D.

요즘 1%는 대박이라 하지 않는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1%를 넘기는 프로그램이 드물었다. 하지만 지금은 4~5%가 넘는 프로그램도 상당하다. tvN '꽃할배', M.net '슈퍼스타K5'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미 케이블은 채널 경쟁력을 갖췄다고 보면 된다.

Q. 실제로 케이블은 지상파에 견줄 만큼 성장했나?

D.

그렇다. 특히 tvN, M.net 등 CJ 계열 방송이 두드러지고 있다. 보유한 채널이 많기 때문에 공격적인 편성이 가능하다. 한 프로그램을 여러 채널에서 동시에 방송한다. 게다가 재방을 넘어 5~6방까지 하고 있다. 이 시청률을 다 합치면 웬만한 프로그램은 10%가 넘는다. 인기 케이블 프로는 웬만한 지상파 프로보다 훨씬 많이 본다고 해도 무방하다.

Q. 지상파 시청자들이 케이블로 이동했다고 볼 수 있나?

D.

지난 7월 지상파 10시 드라마 시청률이 10% 이상 빠졌다. 3사 시청률을 모두 합해 30%대에 불과했다. 평균 40%대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10%나 하락한 셈이다. 어디로 갔을까? 정확히 집계할 순 없지만 그 사이 tvN, 드라마넷 등 케이블 채널 시청률이 조금씩 상승했다. 시청자들의 채널이 분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Q. 구체적인 이동 경로는 어떻게 되나?

D.

정확한 경로 파악은 어렵다. 케이블 채널이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이다. 현재 케이블 채널 수는 약 200개가 넘는다. 시청률 변화를 세세하게 체크하기 힘들다. 다른 지상파, 아니면 종편, 또 아니면 수많은 케이블 채널 등으로 리모콘을 돌리는 것이다.

Q. 이렇게 케이블 시장이 성장한 배경은 무엇인가.

D.

시청률 집계를 시작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과거 케이블 시청률을 집계하지 않았을 때는 평가 기준이 없었다. 하지만 시청률이 집계되면서 광고를 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광고주들이 시청률 자료를 근거로 삼기 때문이다. 광고가 늘어나면서 케이블 규모가 커졌다.

Q. 시청률만 높으면 광고가 따르는 것인가?

D.

그렇지만은 않다. 지상파와 달리 케이블은 점유율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케이블 채널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 정도를 보는 것이다. 일례로 시청률이 1%가 나오는 프로그램이라도 케이블 채널 안에서는 점유율 15%를 갖고 있을 수 있다. 광고주에 어필하기에 도움이 된다.

Q. 현재 케이블 채널 중 시청률 1위는 어디인가?

D.

MBC 에브리원 채널이 시청률이 높은 편이다. '진짜 사나이', '아빠 어디가' 등 대세 예능을 집중적으로 재방송하고 있기 때문이다. MBC 드라마넷도 성적이 좋다. '금나와라 뚝딱', '오로라 공주' 등이 평균 2%를 넘는다. '꽃할배'는 재방이 1%를 넘는 상황이다.

본 방송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이 실제로 재방송 시청률도 높다. 스포츠 생방송 프로그램의 경우에도 시청률이 비교적 높다. 반면 신생 채널의 경우에는 낮은 시청률이 집계되고 있다.

Q. 케이블 시청률에 영향을 주는 변수가 있나.

D.

지상파와 마찬가지로 날씨, 계절, 요일 등 다양한 변수에 영향을 받는다. 우선 계절의 경우, 활동성이 좋은 봄·가을에는 시청률이 낮다. 반대로 겨울·여름에는 가장 높은 시청률이 집계된다. 요일의 영향도 크다. 당연히 평일보다 주말 시청률이 높게 집계된다. 특이 사항이 있다면 월요일보다 화요일이 대체적으로 높다는 점이다.

Q. 편성 전략에 따른 영향도 받나.

D.

케이블에서는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다. 케이블은 드라마가 종영하면 띠 편성 전략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 1~16회를 연달아 방송하는 식이다. 본 방송에서 저조한 성적표를 거뒀어도, 이같은 줄편성을 통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곤 한다.

< 사진=송효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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