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강남 재건축 들썩? 한달새 5천만원 오른 개포지구 가보니..
"한달 사이 6000만원이나 뛰었어요. 거래도 늘어났고요. 하지만 겨우 올초 수준까지 회복된 정도입니다. 공급 42~49㎡가 가장 많이 거래되는데 공급 49㎡는 아직 올초 가격만큼 오르지도 않았어요."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인근 S공인 관계자)
최근 서울 강남 재건축아파트 값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이들 단지의 견인에 힘입어 하락세만 거듭하던 서울 아파트값이 지난주 14주 만에 상승 반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개업계는 호재나 악재에 예민한 재건축아파트값이 언제 또 고꾸라질지 모른다며 아직 완연한 상승세로 돌입한 것으로 보기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중개업계 "겨우 올초 수준 회복"
2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최근 이 일대 아파트값이 수천만원씩 올랐어도 큰 기대감이 없는 모습이었다. S공인 관계자는 "올들어 집값이 이유도 없이 너무 많이 빠진 탓에 아직 내린만큼 다 오르지도 않았다"면서도 "지금까진 1단지가 가장 많이 올랐고, 이어 3~4단지나 시영도 가격이 따라붙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근 G부동산 대표도 "한두달새에 면적대별로 5000만원씩은 다 올랐지만 그래봐야 올초 집값 수준"이라고 전했다. 9월초 현재 개포주공 1단지 공급36㎡는 5억6000만원, 42㎡ 6억7000만원, 49㎡는 지분 크기에 따라 8억~8억3000만원 선, 공급 58㎡도 8억9000만~9억2000만원 선이다.
중개업계는 이같은 오름세의 이유로 최근 속도를 내고 있는 재건축 사업을 꼽고 있다. 개포주공2·3단지는 각각 지난달 5, 16일에 서울시에 건축심의를 신청했으며 개포주공1단지의 경우 오는 6일에 심의 신청을 앞두고 있다. 개포시영은 지난달 9일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4단지의 경우 오는 10월 조합원 임원 선출을 위한 총회를 열 예정이다. 이같은 분위기를 타고 개포동 주공4단지 50㎡도 최근 한달새 5500만원 올라 7억2500만~7억600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밖에 바닥을 친 아파트 매매가가 매수세에 한몫했다는 분석도 있다. M공인 대표는 "매물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 가격이 떨어질만큼 떨어졌다고 생각해 급매물 위주로 팔리고 있다"며 "사실 사려고 하는 수요층은 두텁게 있지만 더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에 지켜만 보는 사람이 많은 편"이라고 전했다.
■규제 완화·경기회복·재건축 속도 등 3박자 갖춰야
그러나 이같은 상승세가 이어지기 위해선 거래가 더 활성화될 수 있도록 규제가 조속히 완화돼야 한다는 게 중개업계의 입장이다. 개포주공 상가에 위치한 G부동산 대표는 "국회에 계류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폐지가 빨리 통과돼야 한다"며 "가진 사람들이 투자를 해야 분위기가 상승세를 타는데 생애최초 주택구입자 등을 대상으로 해서 거래를 늘린다 한들 시장이 쉽게 되살아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8.28대책도 아직 시장에서 전혀 반응이나 효과가 없다"며 "공유형 모기지도 3000가구로 한정된데다 취득세 인하도 9월 정기국회 통과를 기다려야 하는 등 이러다간 역효과만 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건축 사업이 제속도를 못낼 경우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 단지들은 오는 2014년 말까지 관리처분인가를 받아야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재건축 이후 시세 상승분의 최대 50%를 환수하는 제도) 유예기간에 적용되기 때문에 사업 속도를 내고 있지만 만약 속도를 내지 못할 경우 추가분담금이 크게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H공인 대표는 "1단지의 경우 오는 6일 건축심의를 넣는데 중간에 추석연휴까지 껴 있어 11월 중순쯤에나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신청했다고 심의가 다 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추가분담금이 나올 경우에도 아파트값 변동 가능성이 더 있다"며 "실제로 동.호수 추첨까지 끝난 대치 청실(공급 102㎡)의 경우 이주하기 직전 10억7000만~10억8000만원이었는데 현재 8억5000만원~9억선(추가분담금 2억 제외)으로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경기 회복이 급선무라는 분석도 세를 불리고 있다. M공인 대표는 "부동산경기가 상승하기 위해선 기존 아파트들이 올라야 하는데 재건축 아파트만 올라봐야 소용이 없다"며 "결국 기존 아파트들도 동반 상승하려면 전반적인 경기 회복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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