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면 망가지는 나이키 운동화, 일회용품인가요?

2013. 9. 2.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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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패션 김희선 기자] 나이키와 아디다스, 뉴발란스 등 유명 수입브랜드 운동화의 세탁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컨슈머리서치는 소비자 고발센터 등에 접수된 운동화 세탁 피해 제보 건수가 지난해 112건, 올해 7월까지 74건으로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이에 컨슈머리서치 연구팀이 나이키, 아디다스, 뉴발란스 매장을 직접 방문해 세탁법을 문의한 결과 수입브랜드 제품 중 물세탁이 가능한 제품은 전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로고 벗겨짐, 변형, 이염, 탈색 등 피해가 심각해지는데도 불구하고 업체가 제공하는 세탁 정보는 형식적이다.

운동화 세탁정보는 별도의 인쇄물로 포장박스에 들어있다. 의류는 제품 내에 부착하는 것이 의무지만 제품 내 부착 시 착용이 불편한 운동화 같은 품목은 별도 태그에 부착하는 것이 허용되기 때문이다. 또한, 이마저도 해당 운동화에 대한 안내가 아닌 모든 제품에 관한 일반적인 내용이라, 제품의 소재를 모르면 전혀 활용할 수 없는 정보일 뿐이다.

컨슈머리서치 최현숙 대표는 "최근 운동화의 디자인을 강조하다 보니 세탁할 수 없는 제품이 쏟아져 운동화는 빨아 신어야 한다는 소비자 상식과 충돌하고 있다"며 "세탁법과 주의사항에 대한 소비자 정보를 시급히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일부 세탁전문업체는 이들 브랜드 운동화를 취급하지 않도록 가맹점에 권유하고 수입업체들에도 '국내 현실과는 맞지 않는 취급주의표시 수정'과 '세탁 시 주의사항을 명확히 명시해 줄 것', 그리고 '세탁이 불가능한 제품은 판매를 자제할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발업계에 종사하는 한 관계자는 "신발의 소재마다 관리방법이 있는데 대부분 소비자가 옷 빨듯이 빨려고 하니까 문제다. 물론 세탁할 수 있는 특수소재도 있고, 가죽 전용 클리너, 스웨이드 전용 샴푸 등 소재에 따른 제품과 관리법이 있다. 판매 시 관리법에 대해 판매자가 소비자에게 알려주지만, 소비자가 이를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관리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오염이 심한 아이템을 세탁 안 되는 소재로 만들어놓고 이처럼 소비자 탓으로 돌리는 제조업체의 태도는 정말 무책임하다. 또한, 업체 주장대로 관리법에 대해 설명해주는 판매자는 많지 않다.

냄새와 신발 속 찌든 때를 제거하려면 겉 부분만 해당 전문 클리너를 쓴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세탁전문업체에 맡기더라도 운동화 세탁소는 열처리 건조하기 때문에 모양이 변형되거나 접착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결국 운동화가 더러워지더라도 빨지 말고, 더러워지거나 세탁 후 망가진 운동화는 버리고 새로 사라는 업체의 상술이 소비자의 피해를 더욱 키우고 있는 셈이다.

디자인을 위해 빨 수 없는 운동화를 만들어야만 한다면 판매 시 소비자가 사기 전에 세탁되지 않는 제품임을 정확히 알려야 한다.

현재로서는 소비자가 구매 시 정확하게 제품 소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세탁 시 주의사항 관련 태그를 확인하는 방법밖에 없다. 전문업체에 의뢰하더라도 맡길 때 운동화상태를 반드시 확인해야 문제발생 시 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

[매경닷컴 MK패션 김희선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컨슈머리서치 제공]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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