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8 전월세 대책]현장은 시큰둥..'전월세난 지속될 것'

이재우 2013. 8. 29.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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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우 기자 = 정부가 야심차게 8·28 전·월세대책을 내놨지만 현장 반응은 시큰둥했다.

뉴시스가 대책 발표 다음날인 29일 서울 강남북 부동산 중개업소들을 방문한 결과, 정부가 원한 수요자들의 매매 문의를 받았다는 업소는 드물었다.

중개업소들은 취득세 일시 감면 혜택이 종료된 6월말부터 거래가 두절됐고 8·28 대책이 나왔지만 역시 문의도 없는 상태라고 입을 모았다.

아직 8·28대책의 효과를 언급하긴 이르지만 떨어지는 집값과 전월세난을 잡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이들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폐지 등 4·1대책이 실현돼야 거래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뉴시스가 찾아간 서울 강남 중개업소 중 매매 문의를 받았다는 업소는 없었다. 현장 반응을 묻자 '일도 없는데 귀찮게 하지 말라'며 축객령을 내리는 업소들이 대부분이었다. 취재에 응한 업소들은 '수요자들이 대책을 피부에 와 닿아 하는 것 같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번 대책이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 등에게 집중돼 고가 주택이 많은 강남권은 별 반응이 없다는 것.

서초구 방배동 한일 공인중개사사무소 현진설 대표는 "사람들이 전세를 선호하고 집을 사지 않는 것은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하기 때문"이라며 "취득세 인하가 매매를 고민하던 사람에게는 유인책이 될 수 있겠지만 대다수 전세 입주자에게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대표는 "고액 전세자 같은 경우는 돈이 없어서 전세로 사는 사람들이 아니다. 이들에게 보유세를 부과하면 매매가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양도소득세 중과세를 폐지해야 한다. 양도세가 무서워 집을 들고 있는 다주택자가 꽤 많다"고 말했다.

방배동 멤피스 공인중개사사무소 박병준 대표는 "정부 대책이 일정 부분 효과가 있을 것 같다"면서도 "정부의 매매유도는 장기적으로 부동산 시장을 더 악화시킬 수도 있다. 서민들에게 빚을 내서 집을 사라고 하는데 나중에 못 갚으면 가계부채는 어떻게 되느냐"고 우려했다.

박 대표는 "집값은 사실 하향 추세다. 더 이상 상승은 없을 것 같다. 주택시장이 이런데 정부는 더 이상 떨어지면 안 된다고 대책을 내놨다. 문제다"며 "아무리 이자가 저리라고 해도 소득과 자산이 안 늘면 문제가 생긴다. 월세 소득공제도 현실성이 없다. 소득공제 해주는 주인도 없고 해주는 만큼 월세는 오를 것이 뻔하다"고 꼬집었다.

서초3동 코라부동산 박준규 공인중개사는 "사람들이 피부로 와 닿아 하는 것 같지 않다. 올해는 관망세가 지속될 것 같고 내년이나 돼야 정책효과 어떨지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세액을 낮춰주고 모기지도 싸게 주니깐 일시적으로 도움은 되겠지만 큰 반향은 없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박 공인중개사는 "신혼부부나 사회 초년생들이 매매에 관심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매매를 택할 메리트가 없다. 집 사도 안 오를 건데 대출이자까지 갚아가면서 살 이유가 없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다"며 "당분간 전월세난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북도 시큰둥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대책 발표 후 드물게 매매 문의 전화가 오지만 방문객은 없다는 것. 서울 강북구 돈암동 SK아파트 옛 20평형은 매매값(2억5000만~6000만원) 대비 전세값(2억원) 비율이 2~3년 50%에서 현재 80%까지 치솟았지만 그래도 전세를 찾는 이들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돈암동 이화공인중개사사무소 구용길 대표는 "저리 모기지가 실수요자에게는 영향을 줄 수 있어도 전체 시장에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문제가 해결돼야 시장이 회복된다. 이들이 집을 팔아야 매매가 활성화되고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ironn10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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