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집별행록절요병입사기·황리현 청동북 보물지정
문화재청(청장 변영섭)은 26일 '법집별행록절요병입사기' 등 2건의 문화재를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법집별행록절요병입사기(法集別行錄節要幷入私記)'는 보조국사 지눌(1158-1210)이 당나라 종밀(780-841)의 '법집별행록(法集別行錄ㆍ당(唐) 중기 승려 신회(668-760)의 설법을 알리고자 종밀이 펴낸 책, 현재 전하지 않는다)'에서 중요한 것을 간추린 '절요(節要)'와 자신의 견해인 '사기(私記)'를 덧붙여 펴낸 불교 저술이다. 조선 성종 17년(1486) 여름, 현재의 광주 광역시 무등산 규봉암(圭峯庵)에서 펴낸 목판본이다.
이 책은 지눌의 선사상(禪思想)을 바탕으로 참다운 수행인의 길을 제시하고 있어 불교강원(佛敎講院)에서 필수교재의 하나로 채택되었기 때문에 조선시대에는 20여 종이 넘는 판종이 유통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책은 인쇄상태가 훌륭하고 서문(序文)과 발문(跋文)을 모두 갖추고 있어서 가치가 높다. 발문에는 간행동기와 간행에 참여한 인물명단이 수록되어 불교학과 조선 전기 불서간행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보물로 지정예고된 '황리현명 청동북'(黃利縣銘 靑銅金鼓)은 고려 선종 2년(1085) 황리현(현 경기도 여주)의 호장(戶長)이자 무산계(武散階ㆍ고려시대 향리, 노병, 왕족, 여진의 추장, 공장(工匠), 악인(樂人)에게 준 품계, 문무양반에게 준 문산계(文散階)와 대비된다) 정9품 인용부위(仁勇副尉ㆍ고려시대 정9품 하(下) 무관의 품계)인 민씨(閔氏) 등에 의해 제작된 것으로, 황리현과 가까운 원주시 부론면 법천리에서 발견된 것으로 전해진다.
청동북의 앞면에는 크고 작은 동심원을 돋을새김하고, 안쪽 동심원에 연꽃무늬 당좌(撞座ㆍ북채로 치는 부분)를, 바깥쪽 동심원에는 구름무늬를 배치하였다. 북의 뒷면에는 넓은 공명구(共鳴口)를 뚫고 측면에는 명문(銘文)을 음각하였는데, 이러한 구성과 형식은 고려시대 청동북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청동북는 비교적 작은 편이나 앞면 구성의 짜임새, 뒷면의 요형선(凹形線), 측면에 명문을 새긴 점 등을 고려할 때, 수준 높은 공예기술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통일신라시대의 '함통 6년명 청동북'(865년), 고려시대의 '함옹 9년 경암사명 청동북'(1073년), '대강 10년 법해사명 청동북'(1084년)에 이어 지금까지 알려진 청동북 중에서는 4번째로 오래된 것이다. 명문을 통해 명확한 조성연대를 알 수 있고 고려시대 지방자치제도를 연구할 수 있는 한편, '반자(半子ㆍ고려시대 청동북 한자표기의 하나)'라는 청동북의 명칭을 확인할 수 있는 등 연구자료로서 가치가 매우 높은 문화재로 평가된다.
박동미기자/pdm@heraldcorp.com- 헤럴드 생생뉴스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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