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댓글 알바' 활동비 정말 쏠쏠했네

한국아이닷컴 뉴스부 2013. 8. 12.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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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된 일반인 이씨 계좌서 1년간 9200만원 입금 확인 국정원 여직원과 긴밀한 관계.. '댓글 정체' 숨기려 애써

국가정보원 직원의 지시를 받아 인터넷 사이트에 댓글을 작성한 일반인 보조요원 이모(42)씨의 계좌에서 국정원 자금으로 추정되는 돈이 발견됐다.

2011년 11월부터 경찰의 국정원 사건 수사가 본격화한 지난 1월까지 이씨의 은행계좌 2곳에서 국정원 돈으로 추정되는 9,234만원이 발견됐다고 12일 한겨레가 보도했다. 이 같은 내용은 경찰의 국정원 사건에 대한 검찰 송치 기록에 나와 있다.

경찰은 이씨가 국정원으로부터 현금을 받아 자신의 통장에 입금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약 1년 동안 29차례에 걸쳐 모두 4,925만원이 현금입출금기를 통해 이씨의 시티은행 계좌에 입금됐다. 또한 지난해 5월21일~6월4일에는 정모씨의 계좌에서 이씨의 우리은행 계좌로 4,309만원이 이체됐는데, 검찰은 이 돈의 출처가 국정원인 것으로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의 활동이 활발해질 즈음인 2011년 11월 18일, 이씨는 부산의 집에서 서울로 상경해 강남구 일원동의 한 고시원에 머물렀다. 이씨가 고시원에 입주한 것은 국정원 댓글 공작을 위해서였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경찰은 계좌에 입근된 돈 역시 국정원 공작을 위한 '정보원비'였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경찰 수사 결과를 보면 이씨는 국정원 심리정보국 소속 여직원 김모(29)씨 등 3명의 국정원 직원과 함께 댓글을 올렸다. 이씨는 김씨의 아이디를 공유해 대선 관련 게시글을 올린 혐의도 받고 있다

김씨와 이씨는 댓글의 정체를 숨기려 '007' 영화와 다름없는 치밀한 준비를 거쳐 은밀하게 작업해왔다.

김씨와 이씨는 '인터넷 댓글 활동'을 위해 가족 명의의 차명 스마트폰을 만들었다. 이 스마트폰과 아이피 변조 프로그램을 이용해 인터넷 포털사이트 '오늘의 유머' 등에 가입해 댓글을 달았다. 스마트폰 '테더링' 기능을 이용해 인터넷에 접속하면 수시로 아이피가 바뀌어 사용자를 특정할 수 없는 점을 감안해 자신의 정체와 활동을 숨기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경찰의 국정원 사건에 대한 검찰 송치 기록을 보면 이들은 서로의 통화 내역을 숨기기 위해 다른 사람 명의로 된 전화기를 사용했다. 김씨는 이씨의 이종사촌 동생인 신모씨 명의의 휴대전화를 사용했다. 국정원이 김씨 등 직원에게 지급한 업무용 휴대전화도 국정원이 아닌 '국제○○○○○'등 우체국 사서함만 있는 유령 업체 명의로 돼 있어 경찰과 검찰이 이들의 통화내역을 확인해 연결고리를 찾는 데 애를 먹었다.

한편 이씨 외에도 국정원 직원들의 '정보원' 역할을 한 일반인이 상당할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씨의 계좌 거래내역을 보면 대선 직전 8개월간 평균 457만원이 계좌에 들어가고 314만원이 인출됐는데, 이씨가 국정원 직원으로부터 활동비를 총괄해서 받아 또 다른 일반인 조력자에게 나눠줬을 가능성이 있다.

한국아이닷컴 뉴스부 hyun1620@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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