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문10답 뉴스 깊이보기>도로 시작점서 왼쪽 건물은 홀수·오른쪽은 짝수번호 부여

김윤림기자 2013. 8. 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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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명주소' 내년 전면시행.. 뭐가 달라지나

'서울 가서 김서방 찾는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 도로주소로 김서방 찾는다'로 바꿔야 할 것 같다. 주소 표기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공적인 분야에서 올해 말까지는 새 도로명주소와 기존 지번주소 모두 법정주소로 효력이 인정되지만, 내년부터는 도로명주소만 사용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경우에 새 도로명주소를 써야 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부동산매매계약의 경우 개인 간의 사적인 계약이어서 기존 지번주소를 써도 되지만, 이 계약서를 가지고 확정일자를 받는다든지, 양도소득세 신고 등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새 도로명주소를 써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쓰지 않을 때는 서류가 반려되거나 현장에서 보완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겪어야 한다. 새 도로명주소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1. 도로명주소에 대한 인지도

새 도로명주소 시행의 주무부처인 안전행정부에서는 지난해 말과 올해 6월 등 2차례에 걸쳐 도로명주소 인지도·활용도를 조사했다.

지난해 말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17개 시·도 10∼60대 성인남녀 685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도로명주소에 대해 알고 있다는 응답이 89.7%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도로명주소에 의한 자기 집 주소를 정확히 아는 비율은 32.5%에 불과해 인지도가 상당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6월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7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도 마찬가지다. 도로명주소에 대해 알고 있다는 비율은 전번 조사 때보다 3.4%포인트 높은 93.1%를 나타낸 반면, 자기 집 주소를 정확히 아는 비율은 2.1%포인트 높아진 34.6%를 기록, 여전히 잘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길 찾기나 우편 등에 도로명주소를 사용해본 경험에 대해서는 지난해 말 22.6%, 올해 6월 말 23.4%로 0.8%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쳐 도로명주소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유발시킬 동기부여와 적극적인 홍보가 더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2. 우리나라 주소 사용 변천사

조선 초기부터 대한제국에 이르기까지 사용한 주소의 표현방식은 집집(건물)마다 번호를 부여하고 집 다섯 채를 하나의 통으로 묶는 통·호(統·號)방식이었다. 이를 오가작통법(五家作統法)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한성부 찬성방 우교계 제 오(五)통 제 삼(三)호' 하는 식이었다. 일제강점기에는 토지 수탈 및 조세 징수의 목적으로 건물번호 대신 지번을 주소로 사용했다.

광복 이후 정부는 일제강점기의 주소체계를 개편하기 위해 1948년에 일제식 명칭을 없애는 작업을 추진했다. 1969년 전반적인 주소개편을 검토해 이후 점진적인 주소개편을 추진했다. 그러나 종이로 된 문서의 전환이나 전국적 개편에 대한 비용부담 등으로 실패했다.

정부는 주소가 국가경쟁력 약화의 주요 원인이라고 판단, 이를 개선하기 위해 도로명주소 체계를 도입하기로 했다. 2006∼2007년 '도로명주소법'을 제정·시행했고, 2011년 7월 29일부터 법정주소로 사용하고 있다.

3.지번주소 사용 한계

종전의 지번주소 체계는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사행식(蛇行式)으로 번지수가 부여돼 있다. 사행식은 필지의 배열이 불규칙한 지역에서 마치 뱀이 기어가는 형상으로 지번을 부여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후 급속한 경제개발과 도시화 및 산업화로 인해 지번이 수차례 분할·합병되는 과정에서 배열이 알아보기 어렵게 됐다. 또 행정동(인구수를 기준으로 행정 편의를 위해 설정한 행정구역. 예를 들면 서초1∼3동)과 법정동(토지를 기준으로 법으로 정한 동. 예를 들면 서초동)의 구분도 모호해졌다.

이로 인해 집 찾기의 불편함뿐만 아니라 화재·범죄 등에 대한 신속한 대응도 어려워졌다. 이 같은 불편함 때문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뿐 아니라 중국, 북한 등 대부분의 나라에서도 도로명과 건물번호에 기반한 도로명주소 체계를 쓰고 있다.

4. 도로명주소 도입 효과는

현재 사용하는 지번주소는 1918년 일제강점기에 도입돼 지금까지 거의 100년간 사용해 온 것이다. 따라서 지번의 순차성이 훼손돼 위치 찾기가 매우 어렵다. 예를 들면 1번지 옆에 2번지가 아닌 60번지가 있는 식이다. 이에 따라 현재는 법정주소 외에 ○○빌딩, ○○병원 등의 건물 이름을 부가적으로 적어야 주소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도로명주소는 도로명을 이용해 경로를 주소로 표시한 후 주출입구 정보와 함께 하나의 건물에 하나의 건물번호를 사용해 위치를 표시, 주소만 들고도 건물을 찾아갈 수 있게 돼 있다.

따라서 도로명주소를 전면 사용하면 한국을 찾는 외국인(연간 1000만 명)의 길 찾기가 편리해지고, 경찰·소방서 등 응급구조기관의 현장 대응력이 제고되며 물류비 등 사회경제적 비용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인천경찰청 조사에 따르면 도로명주소가 지번주소에 비해 순찰차 5분 이내 현장출동률을 7% 향상(79%→86%)시켰다. 또 지난 2010년 도로명주소 도입 관련 연구용역을 실시한 결과, 연간 3조4000억 원의 비용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5. 언제부터 사용해야 하나

정부는 1996년부터 도로명 부여와 도로명판 설치, 건물번호 부여와 번호판 부착 작업을 벌이기 시작해 2010년 9월에 완료했다. 이때 부여된 도로명은 16만 개, 건물번호는 540만 개였다. 이후 예비 안내를 실시(2010년 10∼11월)해 국민 의견을 수렴했고, 전국 일제고시(2011년 7월 29일)를 통해 법정주소로 확정, 도로명주소를 본격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후 정부는 2013년 말까지를 도로명주소와 기존 주소명 혼용 기간으로 정하고, 주민등록·사업자등록 등 1093종의 공적장부에 등록된 지번주소를 도로명주소로 전환하는 작업을 벌였으며, 은행·카드·보험 등 민간부문이 보유한 고객주소를 도로명주소로 전환토록 안내하는 등 대국민 홍보활동을 진행해 왔다.

따라서 올해 말까지는 도로명주소와 지번주소 모두 법정주소로 효력이 인정되지만 2014년부터는 도로명주소만을 주소로 사용해야 한다.

6. 개인 신분증도 교체해야 하나

개인이 소지한 주민등록증·운전면허증 등 각종 증명서의 주소도 도로명주소로 바꿔야 한다. 다만 주민등록증 등은 신규·재발급부터 우선 도로명주소로 발급하고, 나머지는 순차적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기존 주민등록증의 경우에는 읍·면·동주민센터에서 스티커로 교체하거나, 주민등록증 뒷면의 '주소변경'란에 도로명주소를 기재하고 있다.

한편 지번은 토지의 표시 등 부동산의 등록단위로도 사용하므로 도로명주소 도입 후에도 부동산 표시에는 지번을 계속 사용한다. 즉 부동산 표시는 '지번'을 사용하지만, 주소 표시는 '도로명주소'를 사용하는 것이다.

7. 번호 등 부여 원칙은 뭔가

도로 구간을 설정하는 데 있어서는 서→동, 남→북의 순으로 정하는 것이 원칙이며, 직진성·연속성의 원칙도 갖고 있다. 이는 전국적으로 똑같다.

기초번호를 부여함에 있어서는 20m 간격으로 하며, 왼쪽은 홀수, 오른쪽은 짝수를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거리와 위치에 있어 예측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또 큰길에는 주된 명사로 지명, 역사, 기존 도로명+도로위계(대로, 로) 형태로 부여하며, 분기되는 작은 길은 큰길의 도로명+체계적인 숫자를 사용한다.

읽는 방법은 종전의 '동·리+지번' 대신 '도로명과 건물번호'를 사용한다. 종전 지번주소와 시·군·구, 읍·면까지는 같지만, 동·리+지번 대신 도로명과 건물번호를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8. 어떻게 표기하나

예를 들면 단독주택의 경우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동 1540-5'로 표기됐던 지번주소가 '서울특별시 서초구 반포대로 23길 6(서초동)'의 도로명주소로 바뀐다.

또 업무용 빌딩의 지번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1가 100호'는 '서울특별시 종로구 세종대로 166, ○○호(종로1가)'로, 공동주택 지번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동 1583-10 ○○아파트 ○○동 ○○호'는 '서울특별시 반포대로 58, ○○동 ○○호(서초동, ○○아파트)'의 도로명주소로 각각 변경된다.

또 지번주소의 지번은 '번지'로 읽었지만 도로명주소의 건물번호는 '번'으로 읽는다. 따라서 지번주소 '서초동 100-5'는 '서초동 백의 오번지'로 읽었지만 도로명주소 '적돌길 100-1'은 '적돌길 백의 일번'으로 읽는다.

9. 새 도로명주소의 표기 예

공공기관인 '남대문'의 경우 '서울특별시 중구 남대문로 4가 29번지'에서 '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 40'으로 바뀐다. 학교를 예로 들면 서울시립대는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전농동 90번지'에서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서울시립대로 163'으로 변경된다.

코엑스는 '서울특별시 강남구 삼성동 159번지'에서 '서울특별시 강남구 영동대로 513'으로, 그리고 문화일보는 '서울특별시 중구 충정로1가 68번지'에서 '서울특별시 중구 새문안로 22'로 바뀐다.

10. 도로명주소 확인 · 검색은

인터넷에서는 도로명주소 안내홈페이지(http://www.juso.go.kr)를 통해 알 수 있다. 네이버와 구글, 다음 등 주요 포털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이들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도로명주소'를 입력하면, 도로명주소 안내시스템 바로가기가 나오는데 여기에 건물이름 또는 기존 지번주소를 입력하면 새 도로명주소가 바로 나온다.

애플리케이션으로는 '주소찾아' 앱을 다운받아 설치하면 스마트폰을 이용해 도로명주소 검색이 가능하다. 이곳에 나와 있는 '이리와주소'에서는 건물번호판 자동인식으로 도로명과 지번주소를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건물정보 조회로 약속 장소를 편리하게 찾을 수 있다고 안행부는 설명했다.

또 '길따라주소'에서는 도로명을 기준으로 주변의 관공서, 상가, 음식점 등을 검색할 수 있으며, '고쳐주소'를 통해서는 도로명판, 건물번호판 등 도로명시설물 훼손 상태를 신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전화로는 110(정부민원 콜센터), 120(자치단체 민원콜센터) 등을 통해 알 수 있다.

이경택 · 김윤림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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