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용식 사망.. 원인은 유비저균
전두환 전 대통령 역할로 단골 출연했던 배우 박용식씨(66)가 2일 서울 경희대병원에서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박씨는 동남아·호주에서 많이 발생하는 '유비저균'에 감염돼 국내에서 숨진 첫 사례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5월 캄보디아에 한 달 정도 머물다 귀국한 박씨가 유비저균 감염으로 사망했다"며 "박씨는 귀국한 뒤 전신무력감, 발열, 배뇨곤란 증상을 호소해 병원을 찾았다"고 밝혔다. 박씨는 이장호 감독의 영화 < 시선 > 촬영차 캄보디아를 찾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비저균 감염자는 2010년 12월 법정감염병 지정 후 세 번째이며 모두 해외에서 감염됐다.
유비저균은 주로 호흡기를 통해 흙이나 물에서 감염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피부 상처로도 감염될 수 있다. 잠복기는 수일에서 수년까지 다양하나 주로 1~21일이며, 대부분 중증폐렴이나 패혈증으로 진행된다. 아직 예방백신은 없다.
질병관리본부는 "치사율이 40%에 이르고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어 동남아나 호주 북부 등 유비저균 유행 지역을 여행할 때는 흙을 만지거나 고인 물을 마시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씨는 1967년 TBC 공채 탤런트 4기로 데뷔했으나 1980년부터 전 전 대통령과 닮았다는 이유로 방송 출연이 금지됐다. 1992년 방송계로 돌아올 때까지 그는 12년간 참기름집을 운영하며 생계비를 벌기도 했다. 박씨는 방송 규제가 풀리자 MBC 대하드라마 < 제2공화국 > < 제3공화국 > < 제4공화국 > 등에 출연해 전 전 대통령 역할을 맡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선숙씨와 2남1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발인은 6일 오전 7시30분이다. (02)3410-6907
< 송윤경·박은경 기자 kyung@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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