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 떨어지는 주식도 돈 된다..공매도·헤지 펀드 ' 쑥쑥'






최근 국내 금융 투자 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동안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들은 '주가가 오를 만한 기업'을 찾는 데 모든 힘을 쏟았다. 그러나 요즘 들어 이들은 '주가가 떨어질만한 기업'을 찾는 데에도 혈안이 돼 있다. 이유는 주가가 폭락해도 급등한 것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매수'만 외치던 급융 투자 업계에서 '매도'를 부르짖는 목소리가 점점 힘을 얻고 있다.
'숏(short)의 시대'에 들어서고 있는 금융 투자 업계의 현주소를 짚어 봤다.
"최근 주가가 급락했지만 우리 펀드는 '숏(short)'을 통해 그 1주일 동안 수익률 3%를 냈어요. 달리 말하면 주가가 3% 빠진 것이니 시장 대비 수익률을 따지면 우리 펀드는 무려 6%의 이익이 난 거죠. 모르긴 몰라도 앞으로 '숏'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자문사의 펀드매니저는 곧 '집에 가게' 될 겁니다."
최근 만난 한 투자 자문사의 펀드매니저는 요즘 들어 숙제가 늘었다고 말했다. 그간 저평가된 주식을 찾거나 앞으로 상승할 만한 요건을 갖출 주식 찾기에 골몰했지만 이제는 '주가가 떨어지는 주식'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가격이 떨어지는 주식'에 대한 투자는 두 가지 매력이 있다고 귀띔했다. 먼저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숏', 즉 공매도를 통해 수익을 낸다. 한 번 공매도가 시작되면 주가는 말 그대로 '추락'해 버린다. 이른바 '공매도 세력'들이 달라붙어 주가를 저평가 상태까지 '패대기'쳐 버리기 때문이다.
여기서 다시 한 번 기회가 생긴다. 공매도가 이뤄질 만큼의 규모 있는 주식들은 대부분이 장기적으로 보면 결국 제대로 된 가치를 평가받는다. 그렇다면 주가가 공매도에 의해 바닥을 기고 있는 타이밍에 지금까지 공매도를 통해 벌어들인 돈으로 다시 이 주식을 매입한다면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
물론 이 같은 전략은 어찌 보면 상상에서나 가능한 '이상론'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전략은 현재 세계 증시를 휘젓고 다니는 '헤지 펀드'들에는 너무도 당연한 전략이다.
헤지 펀드는 1960년대 후반 미국에서 태어났다. 이유는 당시 미국의 주식시장이 침체 상태여서 마땅한 투자처가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대부분의 헤지 펀드들은 롱숏 전략을 활용한다. 즉 과대평가된 주식을 공매도하고 과소평가된 주식을 매수하는 이른바 '롱숏 전략'이 그것이다.
요즈음 한국의 증시도 당시의 미국처럼 극심한 침체 상태다. 3년 가까이 코스피 지수 1800에서 2000대의 박스권을 오가고 있다. 크게 떨어지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별다른 희망이 보이지도 않는다. 이유는 경제성장률 자체가 저성장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봐도 한국 경제가 저성장 기조에 접어드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 지난해 11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60년까지의 장기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030년까지 연간 2.7%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그 이후는 더 암울하다. 2031년부터 2060년까지의 30년간 GDP 성장률은 1.0%에 불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가를 움직이는 변수는 다양하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놓고 볼 때 주가는 경제성장률과 같이 갈 수밖에 없다. 즉 한국의 주식시장도 경제성장률이 7~8%를 넘나들던 과거처럼 이제는 더 이상 화려한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의미다.
그렇기 때문일까. 이미 실력 있는 애널리스트들은 '관점의 전환'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5월 말 한경비즈니스가 주최한 '애널리스트 포럼'에서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이렇게 말했다.
"미국의 금융 위기 이후 한국은 물론 전 세계가 저성장의 시대에 돌입했다. 저성장 시대에선 고성장 시대처럼 모든 자산의 가격이 꾸준히 우상향하지 않는다. 주식도 마찬가지다. 즉 이제는 전체 주식 중 오르는 종목의 비중이 예전에 비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뜻이다. 애널리스트로서 이런 때 필요한 게 '관점의 전환'이 아닌가 한다.
'공매도로 수익 내면 시장 두 배 이기는 것'
즉 이제는 주가가 오르는 종목보다 '떨어지는 종목'을 찾는 애널리스트가 진정 필요한 시대가 왔다는 얘기다. 그간 항상 지적되는 한국 애널리스트들의 문제 중 하나는 언제나 '바이(buy)'만 외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정말 '셀(sell)'을 이야기하는 애널리스트가 필요해졌고 만약 그의 분석이 맞는다면 그 누구보다 주목받는 애널리스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물론 조 센터장은 이 같은 이야기를 하며 한 가지 단서를 달았다. "물론 이처럼 셀을 이야기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나조차 '셀'을 이야기하기가 두렵다. 하지만 증권사는 물론 자산 운용사, 나아가 기업을 아우르는 금융 투자 업계 전체의 생태계가 변화를 받아들여야 할 때가 왔다고 본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앞서 '숏'을 통해 시장 대비 두 배의 수익률을 낸 펀드매니저처럼 그가 말한 '생태계 전체의 변화'가 서서히 시작되고 있다는 것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애널리스트가 한 종목에 대해 '매도' 혹은 '중립' 의견을 내면 난리가 났다. 기업의 홍보 담당자는 물론이고 해당 기업에 투자한 펀드매니저들도 '무슨 원한이 있느냐'고 항의하기 일쑤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투자 의견을 조정하거나 목표가를 낮추더라도 공매도 등의 방식으로 적극 대응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주식을 사기만 하는 '롱 온리 시대'에서 필요하다면 주식을 매수하는 것은 물론이고 적극적으로 매도해 더 큰 수익을 내는 '숏의 시대'로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변화를 가장 쉽게 감지할 수 있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공매도 및 대차거래의 증가, 다른 하나는 한국형 헤지 펀드의 인기다.
김동영 삼성증권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KRX100 종목 거래량 가운데 공매도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하루 평균 2.3%에서 올 7월 들어 4.3%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공매도 비중은 올해 1월 3.1%, 2월 3.9%, 3월 3.5% 등 3%대에서 움직였지만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 우려로 코스피가 급락한 5월 이후부터 4%대로 올라섰다. 거래 대금 기준으로도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하루 평균 2.3%에서 이달 들어 4.1%로 증가했다.
공매도 비중이 증가하면서 대차거래도 늘었다. 대차거래는 주식을 장기 보유하는 기관투자가 등이 주식을 필요로 하는 다른 투자자에게 수수료를 받고 빌려주는 것을 뜻한다. 대차거래는 공매도를 위한 선행 조건으로 공매도 증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주식을 빌리고 나서 갚지 않은 물량인 대차 잔액 주식 수 비중은 2010년 하루 평균 1.2%에서 올 들어 2.2%로 증가했다. 또 지난 1월 하루 평균 1.8%였던 대차 잔액 주식 수 비중은 7월 들어 2.6%로 급증했다. 2010년 초 하루 평균 1000만 주 수준이었던 대차 잔액 주식 수는 지난해 1300만 주, 올해 1500만 주로 증가했다. 대차 잔액 비중 증가는 공매도 증가로 이어진다.
이처럼 국내시장의 공매도 비중이 커지기는 했지만 선진국 증시에 비하면 아직은 높지 않은 수준이다. 호주와 일본이 10% 수준이고 미국 시장은 40%대에 이른다.
실제로 우리 증시의 방향성을 좌지우지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공매도를 활용해 투자수익률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대차거래 체결 금액은 161조 원이었다. 금액을 기준으로 했을 때 외국인은 대차거래 대여자의 79%, 차입자의 85%를 차지하고 있다.
공매도 규모, 아직 선진국에 크게 못 미쳐
공매도를 통해 수익률을 높이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6월 초 있었던 삼성전자의 주가 급락이다. '숏의 시대'에는 대형 우량주도 그 흐름을 피해갈 수 없다는 의미다.
삼성전자의 주당 가격은 지난 6월 5일만 해도 152만1000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불과 하루 만인 6월 7일(6월 6일은 휴일)에 142만7000원까지 급락했다. 그 이후에도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당시 삼성전자의 주가가 급락한 이유 중 한 가지로 해외 헤지 펀드의 공매도를 보고 있다. 이유는 해외 헤지 펀드들이 삼성전자와 묶어 함께 매수 혹은 공매도에 나서는 것으로 추측됐던 중국과 대만의 휴대전화 업체인 ZTE와 HTC 모두 비슷한 시기에 주가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삼성전자의 매도 상위 창구이자 목표가를 떨어뜨린 JP모건과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증권사는 주요 헤지 펀드들의 프라임 브로커다. 프라임 브로커는 쉽게 말해 공매도를 위해 헤지 펀드들에 수수료를 받고 공매도할 주식을 빌려주는 증권사를 뜻한다.
한국형 헤지 펀드의 인기 역시 '숏의 시대'에 들어서고 있는 한 증거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한국형 헤지 펀드의 운용사는 13개, 펀드는 25개로 총 설정액 1조2122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 설립 초기 1490억 원 규모였던 한국형 헤지 펀드의 시장 규모가 1년 반 만에 8배나 커진 것이다.
7월 들어서는 트러스톤자산운용의 헤지 펀드까지 더해지면서 1조3000억 원 규모를 돌파했다. 첫 헤지 펀드를 설정한 트러스톤자산운용에 무려 1000억 원이라는 자금이 한꺼번에 몰린 것은 금융시장이 좀처럼 활기를 찾지 못하는 현 상황에서 매우 이례적이다.
롱숏 전략을 주로 사용하는 헤지 펀드가 이처럼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수익률이다. 올 상반기 브레인 백두가 13.14%, 신한BNP명장 1호가 9.13%를 기록하는 등 전체 25개 가운데 20개가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마이너스 7.81%였고 코스피 지수도 6.7%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한국형 헤지 펀드의 수익률은 더 도드라진다.
한국형 헤지 펀드에는 최근 기관투자가의 수요가 몰리고 있다. 행정공제회와 교직원공제회는 이미 투자를 시작했고 다른 기관투자가들도 투자를 검토 중이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한국형 헤지 펀드에 대한 기관투자가의 투자가 활성화된다면 2020년 정도가 되면 펀드 시장의 2% 내외, 규모로는 10조~13조 원 내외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형 헤지 펀드의 인기 날로 높아져
공매도의 증가 그리고 한국형 헤지 펀드의 인기와 함께 지수가 하락해야 수익을 내는 '리버스 펀드'들이 인기를 끄는 것도 '숏의 시대'에 접어든 증거의 단면이다. 리버스 펀드는 선물옵션 등 파생 상품을 이용해 주가지수나 개별 주식의 움직임과 반대로 수익률이 나도록 설계된 펀드다.
지난 7월 10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출시 리버스 펀드의 최근 한 달 수익률은 평균 6.4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가 전체적으로 5.57%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 셈이다. 연초 이후 수익률도 13.43%로 주식형 펀드의 마이너스 9.17%에 비해 앞선다.
개별 펀드 중에서는 우리마이베어마켓펀드 수익률이 10.22%로 가장 좋다. 코스피200지수를 거꾸로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미래에셋TIGER인버스, 한국투자KINDEX인버스, 삼성KODEX인버스도 9.84~10.0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KB스타코리아리버스인덱스펀드도 연초 이후 8.65%를 기록하고 있다.
실제로 상당수의 국내 주식형 펀드들이 리버스 ETF 펀드를 보유 종목에 편입하고 있는 추세다. 이유는 공매도에 대한 제약이 적은 투자 자문사의 펀드나 공매도 자체를 투자 전략으로 인정하는 헤지 펀드와 달리 일반적 뮤추얼 펀드는 공매도에 대한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가지수가 하락할 때 더 높은 수익률을 내기 위해 주식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한 리버스 ETF를 편입하는 것이다.
일례로 리버스 ETF 중 시가총액(약 3200억 원)이 가장 큰 KODEX 인버스는 7월 23일 기준 거래량이 3000만 주를 돌파하기도 했다. ETF와는 성격이 다르긴 하지만 비슷한 시가총액을 가지고 있는 동부하이텍(거래량 5만8000주)이나 코오롱글로벌(거래양 12만 주) 등과는 '단위' 자체가 다르다. 또 비슷한 시가총액의 지수 추종형 ETF인 아리랑200(2만4000주)과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숏'에 대한 인기가 단지 주식시장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앞서 조익재 리서치센터장의 해석처럼 경제성장률의 하락은 전체 자산 가격 성장률의 하락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채권시장 역시 대차거래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채권 대차 잔액 규모는 35조 원을 돌파했다. 이는 채권 대차거래 규모가 집계된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채권 대차는 주식 공매도와 같은 개념이다. 국고채나 통화안정증권 등 채권을 빌려 미리 팔고 가격이 떨어지면 이를 되갚아 차익을 남기는 방식의 투자 기법이다.
즉 채권시장에 대차 잔액이 늘었다는 것은 채권 가치의 하락(금리 상승)에 베팅하는 포지션이 늘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용어 설명●
공매도(short stock selling: 空賣渡)…
말 그대로 '없는 걸 판다'란 뜻으로, 주식이나 채권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 주문을 내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없는 주식이나 채권을 판 후 결제일이 돌아오는 3일 안에 주식이나 채권을 구해 매입자에게 돌려주면 된다.
예를 들어 A 종목을 갖고 있지 않은 투자자가 이 종목의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매도 주문을 냈을 때 A 종목의 주가가 현재 2만 원이라면 일단 2만 원에 매도한다. 3일 후 결제일 주가가 1만6000원으로 떨어졌다면 투자자는 1만6000원에 주식을 사서 결제해 주고 주당 4000원의 시세 차익을 얻게 된다.
예상대로 주가가 하락하면 많은 시세 차익을 낼 수 있지만 예상과 달리 주가가 상승하면 공매도한 투자자는 손해를 보게 된다.
공매도는 제3자로부터 주식을 빌려 매도하는 커버드 숏셀링(covered short selling)과 주식을 전혀 갖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 주문을 내는 네이키드 숏 셀링(naked short selling)으로 구분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커버드 숏 셀링만 허용된다.
리서치센터도 '숏의 시대?'
'중립' 의견 늘어나…펀드매니저의 평가 달라졌다
펀드는 펀드매니저가 운용한다. 펀드매니저가 주식을 사고파는 데는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의견을 많이 참고한다. 그간 애널리스트들은 펀드매니저에게 특정 종목을 '사라'는 이야기는 많이 했어도 '팔라'고 이야기하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팔라'고는 하지 못하더라도 '다시 생각해 보라' 정도의 조언을 적극 하는 애널리스트들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분위기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다. 한국투자증권은 7월 초 한경비즈니스가 선정한 '2013 상반기 베스트 증권사·애널리스트' 조사에서 리서치센터 부문 1위를 차지했다.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가 1위를 차지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비결 중 하나는 '중립' 의견을 적극 개진했다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이 발간하는 리포트 중 전체의 25~30%가 '중립' 의견이다. 업계 최고 비율이다.
개별 애널리스트 평가도 마찬가지다.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뽑히는 애널리스트들 중에서도 '중립'이나 '매도' 의견을 적극 내는 애널리스트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일례로 한국투자증권 이경자 애널리스트는 7월 25일 리포트를 통해 대우건설의 2분기 실적 발표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다른 증권사에서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고 호평한 것과 달리 근본적인 성장에 의구심이 든다며 향후 이익 예측도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분석에 그치지 않고 투자 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하고 목표 주가를 취소하기도 했다.
채권 부문에서 베스트 애널리스트를 차지한 박종연 애널리스트도 비슷한 케이스다. 그는 작년 연말까지만 해도 채권시장의 대표적 '강세론자'였다. 그러나 작년 연말 예상 방향을 완전히 바꿔 '약세론자'로 변신했다. 그는 "지난 3년간 있던 채권시장의 호황은 이제 끝났다"고 강조했다. 재미있는 점은 박 애널리스트의 이런 '변신'에 대해 시장의 평가가 좋았다는 것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다른 애널리스트들과 반대로 전망을 약세로 뒤집었을 때 위협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예상과 달리 대부분의 펀드매니저들이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 전만 해도 하락장을 외치면 '시장의 적'이 되는 분위기였는데 최근에는 많이 달라졌다"면서 "시장의 트렌드가 크게 바뀌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덧붙였다.
취재 이홍표 기자 haw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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