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민간 '불꺼진 아파트', 전세 전환 유도

2013. 7. 24.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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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김포·파주 등 미분양 적체지역 사업승인 제한 '공급 축소' 시그널 줘 주택구입 유도 기대

용인·김포·파주 등 미분양 적체지역 사업승인 제한

'공급 축소' 시그널 줘 주택구입 유도 기대

(세종=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정부가 24일 4·1대책의 후속조치로 발표한 주택수급조절방안은 과거 시장과열기에 계획된 수도권의 공공택지나 민간 주택사업의 과다한 공급 물량을 현재 시장 침체기에 맞게 축소·조정하는 것이 골자다.

일부 신규 사업은 공급물량 자체를 없애거나 올해와 내년중에 예정됐던 사업승인·청약 시기를 2017년 이후로 늦춰 주택경기 침체가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는 최소 4년간 시장에 직접 공급되는 주택물량을 줄인다는 것이다.

공급물량이 감소하면 주택 과잉공급에 대한 우려와 집값 하락에 대한 불안감이 사라져 수요자들의 주택 구입을 유도하겠다는 복안이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수도권에서 줄잡아 18만가구의 공급이 축소 또는 연기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 공공분양주택, 11만9천가구 축소·5만1천가구 청약 연기

국토부는 지난 4·1대책에서 공공택지·보금자리주택지구 등의 사업계획을 조정해 공공분양주택 사업승인 물량을 2017년까지 연간 1만가구로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24일 발표한 후속조치에서는 인허가 물량을 1만가구로 줄이기 위한 세부실행방안이 담겨 있다.

사업 초기단계의 택지사업에서 우선 총 2만9천가구를 줄이기로 했다. 고양 풍동2지구의 지구지정 취소로 공공주택 약 2천가구를, 광명시흥 보금자리주택지구에서 지구면적 축소 등을 통해 2만7천가구를 각각 축소한다.

사업이 진행중인 공공택지에서는 지구별 상황을 감안해 향후 3~4년간 공공분양주택을 민간 분양주택으로 전환하거나 주택사업승인·청약시기를 연기해 2016년까지 9만가구를 추가로 줄이기로 했다.

올해는 아직 청약을 받지 않은 10개 보금자리주택지구의 공공분양주택을 축소하고 연내 보금자리주택특별법을 개정해 내년 이후 분양주택의 공급비중을 축소(25%→15% 이상)할 방침이다.

또 지역별 수급상황 등을 고려해 공공·민간분양주택의 사업승인을 연기하는 등 연차별 사업승인 시기를 조절하고 민간분양주택은 택지 공급시기를 연기해 사업승인이 늦춰지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이 방법으로 LH 등이 시행하는 공공택지에서 4년간 11만9천가구의 사업승인을 축소(또는 연기), 인허가 물량을 당초 34만8천가구에서 22만9천가구로 34%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대다봤다.

수요자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공공분양주택의 실제 청약 물량과 시기도 조정한다.

국토부는 2016년까지 LH 등이 분양하는 공공분양주택 5만1천가구를 축소하기로 했다. 이 경우 공공 분양주택 분양 물량은 당초 11만9천가구에서 6만8천가구로 감소한다.

정부는 당초 4·1대책에서 올해 그린벨트를 해제한 보금자리주택지구에서만 1만6천가구의 청약물량을 8천가구로 50% 줄이기로 했지만 이번 후속방안에서는 신도시·택지지구 등을 포함해 청약축소 물량을 5만1천가구로 확대했다.

◇ 민간주택 준공후 분양으로 유도·전세 공급 지원

국토부는 수도권의 민간주택 수급에 대해서도 손질을 가한다.

미분양 누적지역에 대해서는 분양보증 심사를 강화해 선분양시 필요한 대한주택보증의 분양보증 수수료를 올리기로 했다.

분양보증 심사시 현재 30%인 분양성 평가기준을 50%로 확대하고 보증료율 차등폭을 확대해 미분양 위험이 큰 지역은 분양보증 수수료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또 수도권 정책협의회를 통해 미분양이 많은 곳은 사업승인을 엄격하게 관리해 공급 과잉 지역에서 사업승인을 최대한 억제하기로 했다.

이 경우 현재 미분양이 대거 적체된 용인(5천945가구), 화성(4천123가구), 고양(2천559가구), 파주(2천477가구), 김포시(2천473가구) 등에서는 앞으로 분양보증 수수로 부담이 커져 신규 사업이 줄어들 전망이다.

그러나 분양보증 심사가 강화됨에 따라 중소 주택업계의 사업 추진이 어려워진다는 지적도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미분양 누적지역에 대한 무분별한 사업추진을 억제하면 건설업계 전체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분양성이 좋은 곳은 오히려 보증료 부담을 줄여 전체 분양보증에 수수료에 대한 총량은 종전 수준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 분양 예정이거나 미분양 상태인 사업장에 대해서는 후분양 지원 방안이 마련된다.

건설사가 아직 분양을 하지 않았거나 공사중인 미분양 물량을 준공후 분양으로 전환할 경우 대한주택보증이 지급보증을 서 금융기관으로부터 저리로 분양가 50~60%를 건설자금으로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한다.

만약 사전에 후분양으로 전환하기로 했거나 준공후 곧바로 분양을 하지 않고 전세를 놓는 경우에는 10%의 추가 대출보증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 경우 건설사는 분양가격의 60~70%를 저리로 조달하는 셈이다.

국토부는 특히 준공후 전세를 놓는 업체에 대해서는 추후 청약통장 가입자와 무관하게 선착순 분양도 허용하기로 했다.

준공후 분양하는 주택의 분양가는 분양가 상한제에서 택지비 기간이자를 추가해 산정할 수 있도록 했다.

국토부는 또 미분양 적체지역에서 준공후에도 팔리지 않은 '불꺼진 아파트(준공후 미분양)'를 임대주택으로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건설사가 준공후 미분양을 전세로 내놓는 '애프터 리빙(After Living)'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건설사 부도시 건설사를 대신해 주택보증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반환할 수 있도록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제도를, 주택보증이 준공주택을 담보로 금융기관 대출에 상환책임을 부담하는 '모기지 보증'을 각각 도입하기로 했다.

국토부 김흥진 주택정책과장은 "이러한 보증제도를 도입할 경우 미분양을 담보로 1금융권 대출이 가능해지고 금리도 종전 8%선에서 절반수준인 연 4~5%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분양과 임대전환 대상 주택은 이번 후속조치 발표일인 24일 현재 이미 사업승인을 받은 사업장에 한하며 25일부터 사업승인을 받는 것은 제외된다.

국토부는 사업승인을 받고 올해 하반기 수도권에서 분양예정인 1만8천가구와 수도권 미분양 3만3천가구(준공전 1만8천가구, 준공후 1만6천가구) 등 총 5만1천가구가 잠재 후분양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실제 분양을 준공후로 미루는 물량은 건설사의 선택에 달려 있지만 정부는 줄잡아 1만~1만5천가구는 가능할 것으로 추산한다.

장우철 주택기금과장은 "미분양으로 인해 심화되는 건설사들의 자금부담을 줄여주면서 과도한 할인분양 등에 따른 가격 왜곡 현상도 없애 주택시장을 정상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 과장은 또 "이번에 발표한 분양보증 심사 강화 방안 이행을 위해 보증료율 차등폭을 확대하는 내용의 새로운 심사 기준을 만들 계획"이라며 "앞으로 상시적으로 민간 주택 공급을 조절할 수 있는 도구(tool)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미분양 리츠 도입·민간 매입임대사업 촉진

국토부는 글로벌 경제위기 당시인 2009년에 도입한 미분양 임대주택리츠도 다시 도입하기로 했다.

미분양 주택을 리츠가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운용한 뒤 매각·청산하는 것으로 건설사의 미분양 부담도 덜어주면서 시장에 나오는 임대주택 물량을 늘리기 위한 조치다.

이 때 미분양 주택은 LH가 매입하며 매입후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한다.

국토부는 리츠의 사업성을 보장하기 위해 리츠 취득세 50% 감면, 재산세 최저세율 적용, 종부세 합산 배제 등 세제지원을 하기로 하고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법 개정후에는 1천가구에 대한 시범사업도 추진한다.

정부는 민간 매입임대사업자에 대한 지원도 확대하기로 했다.

민간 임대사업자가 시중은행에서 매입자금을 차입할 때 저리로 받을 수 있게 지원하는 주택보증의 '매입임대자금 대출보증' 대상을 현행 전용면적 85㎡ 이하에서 85㎡ 초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주택기금에서 지원하는 미분양 주택 매입임대자금의 대출금리를 5%에서 4%로 인하하고 대출한도도 6천만원에서 7천500만원으로 늘려주기로 했다.

4·1대책에 발표한 준공공임대주택을 활성화하기 위해 기존주택과 미분양주택을 구입해 준공공임대로 활용할 경우 3%의 저리로 최대 7천500만원까지 대출을 지원(도시형생활주택, 오피스텔 포함)하고 연 2.7~3%의 주택 개량·매입자금에 대한 국민주택기금 융자 지원도 신설한다.

전세시장 안정을 위해 기존 매입·전세임대주택을 하반기에 집중 공급하고 다가구 매입임대의 지원단가를 현행 8천500만원에서 9천만원으로 상향 조정해 매입 대상주택도 확대한다.

또 공공주택 1만7천가구(수도권 1만가구)의 입주시기는 1~2개월 앞당기고, 목돈안드는전세제도2는 다음달중 시중은행을 통해 관련 상품을 내놓는다.

국토부는 매매수요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국민주택규모 이하 주택 구입시 적용하는 장기주택저당차입금 이자상환액 소득공제 대상을 국민주택규모 초과 주택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s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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