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모는 '신들의 보석함' 을 발견했을까

2013. 7. 18.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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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의 진주'다바오'

필리핀 민다나오섬서 만난 '천혜의 지상낙원''두리안 커피'에 중독되고 참치 맛에 반하고…형형색색 지프니·다채로운 재래시장도 볼거리

독수리재단서 본 그들만의 남다른 '國鳥' 사랑해발900m 리조트엔 집라인·승마 등 체험도

진주 같은 '바다의 진수' 사말섬·말리파노섬…크라운피시·대형조개들과 색다른 산호숲 탐험

[다바오(필리핀)=글ㆍ사진 박동미 기자] 신들의 보석함, 필리핀의 진주…. 참 '반짝'거리는 별명이다. 필리핀 민다나오섬의 다바오 지역이다.

다바오에는 태풍ㆍ지진ㆍ화산 세 가지가 없고, 풍부한 해산물ㆍ농산물ㆍ연중 따뜻한 기온의 세 가지가 있다. 축복받은 땅이다. 그래서 신들의 보석함이라고 부르는 듯싶다.

또 진주가 많이 생산되기로 유명한 필리핀에서도 '진주'라는 닉네임이 붙어 있다. 그만큼 사람의 때가 묻지 않은 아름다운 자연을 유지하고 있다.

사말섬 남부에 위치한 펄팜리조트는 한때 일본계 진주회사 미키모토가 진주를 가공했던 장소다. 그 이름을 따 이름도' 펄팜(Pearl Farm)'이다. 파도가 거의 없어서 잔잔한 바다도 평화롭지만, 무엇보다 여전히 필리핀 어촌의 옛 정취를 느낄 수 있어서 더욱 아름다운 곳이다.

민다나오섬은 한때 반군의 군사활동으로 치안이 불안한 지역으로 알려졌지만 다바오시가 반군과 평화협정을 체결한 후 몰라보게 바뀌었다. 지금은 세부ㆍ마닐라보다 안전하다고까지 할 정도.

그래서인지 최근 한국 사람이 부쩍 늘었다. 필리핀은 한국 관광객이 전통적으로 '큰손' 이다.

연간 10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데, 이는 전 세계 국가 중 가장 큰 수치. 다바오에는 현재 4000명 이상의 한국교민이 살고 있다. 여기에 은퇴 이민자와 어학연수생, 개별자유여행객들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발맞춰, 다바오는 마닐라ㆍ세부ㆍ보라카이 못지않은 관광지로 탈바꿈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자연의 섭리에 의해서도, 인위적인 손길에 의해서도 다바오는 '지상낙원'이다.

두리안 커피를 마시고, 필리핀 독수리의 위용을 느낀다. 그리고 산호 정원에서 '니모(크라운피시ㆍ열대어종)' 가족을 만난다. 짧지만 알찬 '지상낙원'의 여정이다.

열매의 왕 두리안 본산지… "가난해도 굶는 사람 없죠"

두리안 나무 아래에선 조심하세요, 열매가 익으면 스스로 떨어지거든요." 가이드의 말이 범상치 않게 다가온다. 유난히 눈에 띄는 두리안 나무 때문이다. 특별히 가꿔진 농장과 정원에만 두리안 나무가 있는 게 아니다. 다바오는 '열매의 왕'이라고 하는 두리안의 본거지다. 두리안은 익으면 혼자 '알아서' 땅으로 떨어진다. 조용한 시골 마을에 '뚝', '쿵' 하는 울림이 퍼진다. '두리안 떨어지는' 소리다. 시내 곳곳에도 두리안 나무가 많았다.

다바오는 바나나, 망고도 필리핀에서 가장 많이 생산된다. "와, 여긴 먹을거리가 지천에 널렸군요"하자 "그래서 필리핀에선 가난해도 굶어죽거나 한국처럼 자살하는 사람도 없어요"라고 가이드 김주영 씨가 힘을 주어 말한다. "두리안에 머리를 맞아 죽은 사람은 없어요?"하자 신기하게도 두리안은 사람들이 모두 잠든 한밤중에 대부분 떨어진다고.

'필리핀의 진주' 다바오는 별명답게 아름다운 자연유산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에덴 공원 & 리조트(1)에 가면 녹음이 짙은 숲과 서늘한 바람에 둘러싸여, 집라인과 승마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두리안 본산지답게 다바오에는 세계 유일의 '두리안 커피'가 있다. 지역 브랜드인 '블루그리' 커피숍에서는 알싸한 두리안향과 모카향이 섞인 '독특한' 커피를 판매한다. 두리안처럼 중독성 강한 맛이다. 특별히 두리안에 거부감이 없다면 시도해 볼 만하다. 또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코피루왁(사향고양이의 배설물에서 추출한 커피콩으로 만든 커피)'이라고 부르는 프리미엄 커피가 다바오에도 있다. 이곳에선 시벳 커피로 부르는데, 두리안 커피와 인기는 비등하다고 한다.

이국인의 눈엔 창밖으로 지나는 지프니(필리핀 대중교통 수단, 버스와 지프의 중간 형태)마저 재미있다. 6명쯤 타면 붐빌 것 같은데, 다닥다닥 붙어 앉고, 뒤꽁무니에 매달려 가고, 어림잡아 스무 명은 탄 것 같다. 타고 있는 사람은 고역이겠지만, 구경꾼에겐 형형색색 색깔도 좋아보인다. 노랑, 빨강, 파랑. 지프니가 다바오 시내를 다채롭게 물들인다. 지프니를 좇던 시선이 과일에 꽂혔다. 동남아에선 시장구경도 꽤 쏠쏠하다. 마티나 퍼블릭 마켓 앞에 차를 세웠다. 재래시장이다. 입구의 참치머리가 먼저 반긴다. 다바오 지역에서는 매일 2t의 참치를 수출할 정도로 참치 어획량이 높다. 재래시장에서 판매되는 참치는 인근 식당에서 소비된다. 회쳐 먹고, 튀겨 먹고, 끓여 먹는다. 또 쪄서도 먹고 샐러드로 먹는다. '마리나 튜나( www.davaomarinatunaseafood.com)'는 다바오의 대표적인 참치요리 전문점으로 인당 1만~2만원의 비용으로 10가지 다양한 참치요리를 맛볼 수 있다.

독수리재단(2)에서는 위용 있는 '필리핀 독수리'를 만날 수 있다.

독수리의 고향…'국조' 위엄 느끼고, 집라인도 타볼까

참치요리도 먹고, 다바오 시내 구경도 했다. 사실 시내는 금연으로 지정되어 있어서 여타 필리핀의 도시보다 '깨끗하다'는 것 빼고는 늘 상상해오던 '동남아 도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다바오 지역에서는 꼭 방문해야 할 두 곳이 있다. 바로 필리핀 독수리재단과 에덴 공원 & 리조트다.

필리핀의 국조(國鳥)는 독수리다. 이 '필리핀 독수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독수리로 알려져 있다. 파란눈의 이 맹금류는 키가 1m, 날개를 폈을 때의 가로 너비는 2m가 넘는다. 원숭이 등 어지간한 포유류는 다 먹이사슬 안에 있다. 이 새를 '안전하게' 만나볼 수 있는 곳도 다바오다. 여러 단체와 개인의 기부로 설립된 '필리핀 독수리재단(Philippine Eagle Nature Center)'에서는 멸종 위기에 처해있던 필리핀 독수리의 보존을 위해 지속적인 조사를 수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36종류의 다른 독수리도 볼 수 있다.

필리핀 여행이라고 하면 아름다운 바다, 섬부터 떠오르지만 '고산 지대' 탐험에도 나설 수 있다. 다바오 북쪽 탈로모산(해발 3000m) 중턱에 위치한'에덴 자연 공원 & 리조트'에 가면 시내와 바다를 내려다보며 '또 다른' 필리핀의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필리핀 독수리재단'과 함께 꼭 둘러보아야 할 관광 포인트다.

리조트는 해발 900m 지점에 위치해 기온이 서늘하다. 산등성이를 타고 올라오는 하얀 안개와 축축한 바람은 '자연 에어컨'이다. 이 건강한 바람을 타고 최근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은 집라인(줄 하나에 몸을 의지해 이동하는 놀이기구)을 즐길 수 있다. 또 수영ㆍ낚시ㆍ승마도 체험할 수 있도록 구비되어 있다. '에덴동산'에 가면 또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고랭지 채소. 표고가 높은 이곳에서도 유기농 채소와 허브를 하우스에서 수경으로 재배한다. 리조트 내 식당에서 내놓는 샐러드가 바닷가 지역과는 달리 매우 신선하다. 탈로모산 인근 또 다른 고산인 아포산(해발 2954m) 깊은 숲속으로 들어가면 다바오 지역 원주민들의 삶들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체험코스도 있으니 참고하자.

또 다바오는 '열매의 왕' 두리안의 본거지이기도 하다. 두리안 칵테일(3)은 맛도 영양도 만점이다.

산호정원ㆍ조개 군락지 탐험…'나만의 섬'에서 식사를

다바오에서 배로 약 90분가량 들어가면 사말섬이 나온다. 다바오 시내관광과 독수리재단, 에덴공원 탐험을 마치면 이제 '필리핀 바다의 진수'를 느낄 차례. 사말섬은 비교적 필리핀에서도 개발이 덜 되어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이 남아있다. 특히, 필리핀 어촌의 옛 정취를 오롯이 품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때 일본계 진주회사 미키모토가 진주를 가공했던 곳인 펄팜 리조트와 파라다이스 아일랜드 파크 & 비치 리조트가 이러한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숙박장소다.

사말섬 인근 산호숲은 4㎞가량 이어진다. 물이 얕고 빛은 곱다. 스노클링엔 최적의 장소다. 잔잔한 바다는 '에메랄드빛 호수'같다. 적도 가까이에 자리잡고 있어 태풍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다. 파도가 없어서 서핑 마니아들에겐 아쉬울 수 있겠지만,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스노클링, 스쿠버 다이빙, 제트스키, 카약, 윈드서핑 등 해양스포츠를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 특히, 사말섬은 천혜의 다이빙 포인트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섬 주변에만 20여개에 이른다.

재래시장(4)에 가면 갓 잡아온 싱싱한 참치, 다양한 열대과일 등 볼거리ㆍ맛볼거리가 풍성하다.

산호 정원 위에 가만히 떠서 들여다본 바다는 알록달록한 수채화다. 산호 사이에 집을 짓고 사는 귀여운 '니모' 가족을 만나면 웃음이 절로 난다. 산호 정원 산책이 끝나면 펄팜리조트 오른쪽 앞바다에 있는 대형 조개(자이언트 클램)를 구경할 수도 있다. 200~300여개의 조개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큰 것은 1m가 넘고 무게는 30~40㎏에 달한다. 입을 쩍 벌린 모습에 행여 손가락이라도 잘릴까봐 오싹해진다. 하지만 이 조개들은 바닷물을 정화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는 귀중한 자원. 군락지는 해양생태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필리핀 바닷속을 탐험하다보면 반나절이 훌쩍 지난다. 사말섬 바로 앞에는 부속섬인 말리파노가 있다. 이곳에서는 조금 더 여유로운 시간을 가져볼 수 있다. 절벽을 따라 지어진 빌라형 고급숙소와 숙박객 전용 골프 코스가 있다. 펄팜리조트에 묵으면 값비싼 빌라 손님이 아니더라도 말리파노섬을 둘러볼 수 있는 '특권'이 생긴다. 미리 예약을 하면, 골프장 뒤편의 해변에서 연인 혹은 가족들끼리 오붓한 점심식사를 할 수 있다. 펄팜리조트의 직원들이 직접 바비큐를 대접한다.

pdm@heraldcorp.com

● 다바오 어떻게 갈까?

국내에서 다바오까지 직항은 아직 없다. 필리핀항공이 인천~마닐라를 매일 운항하며, 이곳에서 다바오로 가는 국내선을 환승해야 한다. 세부, 비사야스와 민다나오의 다른 주요 도시에서도 국내선 항공기가 다바오(프란시스코 방코이 국제공항)까지 매일 수차례 운행된다.

● 다바오 숙소, 어디든 좋지만…

다바오 공항에서 12㎞ 거리에 자리한 5성급 '마르코 폴로 호텔(Marco Polo Hotel)'은 쇼핑ㆍ비즈니스 지역인 중심부 우측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성이 좋다. 총 245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으며, 모든 방에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어 비즈니스 여행객이 묵기에도 좋다. 사말 섬 투어에 나선다면, 필리핀의 옛 정취를 느끼게 해주는 '펄 팜 리조트(www.pearlfarmresort.com)'를 추천한다. 최근 보수ㆍ개조를 마치고, 본격적인 프로모션에 나서고 있다.

● 다바오의 축제, 놓치면 후회!

▷카다야완 사 다바우(Kadayawan Sa Dabaw)=해마다 8월 셋째주에 개최된다. 자연이 준 은총, 문화, 한 해의 수확, 마음의 평온을 기린다. 월드뮤직 페스티벌, 전통 운동, 민다나오 패션 쇼케이스, 꽃 예술, 강 페스티벌, 전통 음악회, 다양한 토착민과 무슬림이 만드는 뮤지컬 트리뷰트, 민다나오 전통 춤 경연대회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아라우 낭 다바우(Araw Ng Davaw)=3월 중순 일주일 동안 열리는 아라우 낭 다바우(다바오의 날)는 라이브 뮤직, 댄스, 퍼포먼스, 경연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가 마련된다. 도시의 주요 도로를 따라서 행진하는 '파라다' 퍼레이드와 '미스 다바우' 선발대회가 하이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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