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자본 해삼종묘 투자 '약이냐, 독이냐'

송창헌 2013. 7. 3.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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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도그룹, 2016년까지 230억 들여 4500만t 배양"기술취득·어민소득 증대 vs 밀반출·품목 전환 가능"

【무안=뉴시스】송창헌 기자 = 중국의 유명 수산업체가 전남 앞바다를 무대로 3년째 추진중인 대규모 해삼종묘 사업을 놓고 수산업계에서 뒤늦게 신중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열악한 기초기술을 개발하고 어민 소득을 늘릴 수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해삼 특성상 밀거래가 이뤄질 경우 어업질서가 혼탁해져 생존권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감도 제기되고 있다.

전복 등 다른 수산물로 품종이 전환되면 전남 수산업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걱정어린 목소리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3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중국의 대표적인 수산가공회사인 ㈜대련 장자도 어업집단유한공사(이하 장자도그룹)는 총 2억 달러(2200억 원)를 투입해 진도 조도면과 진도읍 해역에 해삼 종묘배양장과 수산물 가공공장, 냉동창고를 건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 2010년 진도군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듬해에는 해삼과 어류 양식어업 승인도 받았다. 초기 자금 115억 원으로 사업 부지를 매입하고, 진도에는 현지 법인사무소까지 차렸다.

중국 5대 수산가공회사 중 하나로 알려진 장자도그룹은 진도를 해상기지로 올해부터 2016년까지 8946㎡ 규모의 해삼종묘 배양장을 건립키로 하고, 올해 1단계로 기반시설 구축에 나섰다. 사업비 230억원은 전액 장자도그룹이 부담하는 조건이다.

1차로 내년에 1∼2g 크기의 종묘 1500만 마리를 배양하는 것을 시작으로 2015년에는 2500만 마리, 3차 년도인 2016년에는 4500만 마리를 배양, 1∼2년 안에 포획이 가능한 200g 안팎의 성삼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이럴 경우 연간 157t으로 경남(1030t), 충남(420t)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는 전남 해삼 생산량은 단숨에 1위로 올라설 것으로 수산당국과 장자도그룹 측은 보고 있다.

또 중국인들의 해삼 수요가 워낙 많다보니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될 경우 현지 어민들의 소득 증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전복이나 어류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해삼종묘 기초기술은 물론 유통구조 개선까지도 꾀할 수 있어 유·무형의 기대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우려의 시각도 나오고 있다. 당장 밀반입이 걱정이다.

㈔한국해삼양식협회 이주석 회장은 "해삼이 물 없이도 3일 가량 사는 수산물이다 보니 밀거래에 취약하다"며 "매입방류는 지역제한이 있는데 (장자도그룹 측) 물량의 10%만 외부로 나가도 시장질서가 급격히 혼탁해질 것이고, 그럴 경우 국내 60여 업체의 생존권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기업이 직접 국내에서 종묘생산에 나서는 사례가 매우 이례적이어서 국내 수산업계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수산업계 한 관계자는 "일단 어업 허가가 나고 면허권을 얻고 나면 막을 길이 없고, 특히 품종 변경도 가능해 위협요소도 될 수도 있다"며 "외국의 선진기술을 도입하는 것도 좋지만 이왕이면 국내 기업이 진출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보는게 아쉽다"고 밝혔다.

해양수산부도 최근 진도군이 해삼 관련 투자 승인을 요청하자 "어업허가시 지역에 미치는 영향 등 분야별 의견수렴이 필요하다"며 보완을 요구한 바 있다.

한 양식업자는 "금어기 조정, 포획·채취권, 외국인투자 관련법 등 손질하고 검토해봐야 할 문제가 많고, 과잉 생산이나 밀거래 우려도 큰 만큼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도는 지난 1일 장자도그룹 해삼종묘 배양장 건립과 관련한 첫 공청회에서 제기된 다양한 의견을 모아 추가 공청회 개최 여부를 검토 중이다.

goodch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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