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준상 "'출생의 비밀'은 시대 앞선 드라마" (인터뷰)

박귀임 2013. 7. 1. 06:5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TV리포트=박귀임 기자] '국민 남편' 타이틀을 내려놓고 '딸 바보'가 됐다. 배우 유준상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는 SBS 주말특별기획 '출생의 비밀'(김규완 극본, 김종혁 주동민 연출)에서 홍경두 역을 맡아 열연했다. 그의 진정성 넘치는 연기가 또 통했다. 딸 홍해듬(갈소원)을 향한 부성애에 많은 시청자들이 울고 웃었다.

'출생의 비밀'이 18회를 끝으로 종영한 지 나흘 째. 밤낮 없는 드라마 촬영과 뮤지컬 '그날들' 스케줄로 지칠 법도 한데 밝은 모습이다. 인터뷰 내내 진지하면서도 유쾌한 분위기를 적절하게 조절해 나갔다. 역시 그는 프로다.

▶ "시나리오 보고 무조건 하고팠다"

유준상은 '출생의 비밀'과 '그날들'을 병행하며 바쁜 시간을 보냈다. 사실 '그날들' 스케줄을 먼저 잡아 놓은 상황에서 '출생의 비밀'은 고사하려고도 했다. 체력적으로 고될 게 분명했기 때문. 하지만 유준상은 '출생의 비밀'을 선택했다.

"시나리오 5부까지 딱 보고 '무조건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스케줄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 '스케줄을 좀 힘들게 하더라도 각오하고 한 번 해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들어갔다. 밤샘 촬영을 해보지 않았는데 진짜 힘들었다. 새벽 5시에 드라마 촬영이 끝나면 집에서 잠깐 자고 바로 '그날들' 공연하러 갔다. 그렇지만 지금도 후회하지 않는다. 대본이 정말 재밌었다. 캐릭터도 다 좋았다."

유준상을 사로잡은 홍경두는 천재인 딸을 기르는 무식한 아버지였다. 또한 자신에 대한 기억을 잃은 여자 정이현(성유리)을 바보처럼 사랑하는 남자이기도 했다. 사랑하는 법에 서툴렀으나 그의 진심은 통했고 결국 행복한 가정을 이뤘다.

"홍경두는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던 캐릭터다. 친절하지 않고 막 대한다. 어떻게 남자 주인공이 이럴 수 있느냐 싶을 정도다. 그 때 오기가 생겼다. 이런 캐릭터라고 못하면 누가 하느냐 싶었다. 또 이 인물이 어떤 과정 속에서 바뀌어 가는지 저도 보고 싶었다. 그래서 시작했다. 하지만 극 중반 지나기 전에 '스토커'라는 말도 들었다. 근래에 좋은 이미지였는데 욕 많이 들었다. 하지만 욕을 먹는다고 해서 갑자기 좋은 인물로 바뀌어버리면 이야기가 다르게 간다. 제가 생각했던 캐릭터 느낌도 있어서 대본에 쓰인 대로 갔다. 점점 잘 풀렸다."(웃음)

▶ "'출생의 비밀' 망한 드라마 아냐"

전작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영향으로 시청률에 대한 아쉬움도 없지는 않았을 터. 유준상은 "드라마 시청률이 아쉽긴 하지만 저도 아내도 팬이었다. 그리고 얼마 전에 칼럼도 나왔지만 이제는 시청률 조사에 대한 것들이 예전과 달라졌다. 케이블채널에서는 4% 나왔는데도 대박 났다고 한다. 앞으로 작품의 질로서 더욱 인정해주길 바란다"고 소신 있게 말했다.

이어 "'출생의 비밀'도 시청률이 낮게 나왔다고 '망한 드라마'로 분류해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시청률이 안 좋았을 뿐이지 망한 건 아니다. 마무리할 때 정말 행복하고 기분 좋게 끝냈다. 망한 드라마라면 끝날 때 그런 기분일 수 있겠느냐. 그런 쪽으로 생각해주면 어떨까 싶다"고 덧붙였다.

그런가하면 유준상은 '출생의 비밀'을 '시대를 조금 앞선 드라마'라고 정의 내렸다. 그는 "영화 같은 드라마였다. 여러 가지 것들을 생략해 버리고 전진하는 구조다. 사실 드라마를 보면서는 생각을 별로 하지 않으려 한다. 그런 드라마를 또 만들지 않으려고도 한다. 시대를 앞선 드라마로 평가를 좋게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유준상은 드라마 제목과 관련된 비화도 알려줬다. "작가가 비밀 시리즈로 만들려고 처음에 썼다. 이후에 제목을 '안아주세요'로 바꿨다. 하지만 심의에 걸려 못썼다. 에로틱하다는 이유라고 하더라. 저희들도 이상했지만 '출생의 비밀'로 가게 됐다. 제목은 이렇게 했지만 출생의 비밀 코드가 전혀 없는 걸로 하려고 했다. 나중에 작가가 '제목을 굳이 고집한 게 아닌가'하면서 그런 걸로 미안해 하시더라."

▶ "연기 호평? '힐링녀' 성유리 갈소원 덕분"

뮤지컬배우로 시작한 유준상은 지금까지 연기력 논란을 일으킨 적이 없다. '출생의 비밀'에서 충청도 사투리 연기는 물론 다양한 감정선을 완벽하게 표현해내며 호평을 이끌어 냈다. 유준상이 연기할 때 중점 두는 것은 무엇일까.

"우선 대본에 충실한다. 연출자 말도 최대한 들으려고 한다. 또 상대방 리액션도 신경을 쓴다. 사실 이번 작품도 우리 (갈)소원이가 그렇게 안 해줬으면 저도 못했을 거다. (성)유리도 마찬가지다. 저 역시 배우이기 때문에 같이 연기하는 상대방이 매우 중요하다. 전작에서 김남주 씨랑 좋았던 것도 서로 주고받는 게 있었기 때문이다. 하나 주면 이어서 셋, 넷 주거니 받거니 하면 없던 시너지까지 생긴다."

유준상의 여자였던 성유리와 갈소원 이야기를 빼 놓을 수 없다. 그는 이들을 '힐링녀'라고 칭하며 미소 지었다. 체력적으로 지치더라도 촬영장에만 가면 힘이 나서 버틸 수 있었다는 것. 자신의 연기 역시 이들 때문에 나온 것이라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성유리는 성실함이라든지 배우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덕목은 다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정말 열심히 했다. 스태프들이 다 놀랄 정도였다. 대사 NG를 내지 않았다. 본인 스스로도 연기 폭이 넓어진 걸 알 거다. 저도 촬영 끝나면 '잘했다'고 말해줬다. (성)유리한테는 이번 작품이 그 어떤 것보다 앞으로 발전하는 데 있어 디딤돌이 된 것 같다."

"부성애 연기에 대한 좋은 말이 있는데 (갈)소원이 보면서 더 생겼다. 촬영장에서 '듬듬이'라고 불렀다. 정말 예쁘고 사랑스럽고 진짜 딸 같다. 또 우리가 배워야 할 정도로 프로정신이 있다. 새벽에 졸려도 촬영을 마무리 하려고 안 졸린 척했다. 딱 해놓고 자더라. 그런 걸 보면 안쓰럽지만 대견스럽기도 했다. NG도 안 냈다. 대사를 다 외워와 기가 막혔다."

이제 진짜 홍경두를 벗고 새로운 캐릭터를 맞을 준비를 해야 할 때다. 현재 유준상은 휴식기간 없이 뮤지컬 영화 등 다양한 분야의 활동을 준비 중이다. '오래 버티자'는 궁극적인 목표를 실천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것.

그런가하면 자작곡으로 이뤄진 앨범도 곧 발매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된 작업도 틈틈이 진행하고 있다. 다재다능한 유준상의 에너지는 끝이 없어 보인다.

"지금 40대 중반이라 빡빡한 스케줄은 체력적으로 힘들다. 그래도 이왕 하는 거 그 순간만큼은 열심히 하자는 게 삶의 신조다. 앞으로도 기대해 달라."

박귀임 기자 luckyim@tvreport.co.kr/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Copyright © TV리포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