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공 얼 서린 한려수도의 꽃, 경남 '한산도'

조선닷컴 미디어취재팀 2013. 6. 26. 16:5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저곳의 풍경 자연미를 나는 문필로 묘사할 능력이 없다."

한국의 대표 서정시인 정지용은 통영 미륵산에 올라 이렇게 말했다. 정 시인의 시선이 향한 곳. 거기에는 '한산도'가 있었다.

통영시는 지난 22일 한산도 일대에서 '염개바다체험축제'를 개최했다. 축제가 열리는 주말을 맞아 한산도행 여객선에 몸을 실었다.

한산도는 세계 4대 해전으로 꼽히는 이순신 장군의 한산대첩(閑山大捷)이 있었던 곳으로 체험학습장과 역사적 명소가 곳곳에 있다. 때문에 축제기간이 아니더라도 많은 관광객은 이곳을 찾으며 배도 한 시간 간격으로 자주 운행된다.

이른 아침부터 통영 여객터미널에는 긴 줄이 이어졌지만 어렵지 않게 배편을 구할 수 있었다. 요란한 뱃고동 소리가 본격적인 여행의 시작을 알리고 정박했던 배들은 일제히 한산도로 향했다.

한산도행 여객선의 특징은 실내보다 야외에서 풍경을 감상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는 점이었다. 취재 당일이 그리 화창한 날씨가 아니었음에도 갑판에 올라 바라본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푸른 바다 위에는 수십개의 녹색 섬들이 떠있고, 배는 그 사이로 바람과 물결을 가른다.

이순신 장군이 한산대첩에서 승리한 후 갑옷을 벗고 땀을 씻었다는 '해갑도'를 지나치면 목적지인 한산도가 정면에 마주한다. 선착장 주변 지형은 'ㄷ'자 형태로 배 좌측에는 고동산이 우측에는 문어포 언덕이 있어서 마치 섬이 두 팔을 벌려 배를 환영하는 형상이다.

30여분의 항해가 끝나고 배에서 내린 사람들은 축제가 열리는 대고포·소고포 마을로 향했다. 한산도를 둘러보는 방법은 각양각색이다. 배에 차를 싣고 올 수도 있고 개인 자전거나 한산도 내 버스를 타도된다. 여유가 있다면 천천히 걸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정박장에서 차로 5분(2km)을 달리자 축제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한산도는 해안가를 따라 절벽, 조약돌 해변, 갯벌 등 다양한 풍경을 간직한 섬으로 축제는 대고포와 소고포 마을의 갯벌체험장에서 열렸다.

이곳 갯벌은 임진왜란 당시 군수용 소금을 구웠던 곳으로 쏙과 바지락, 숭어 등 다양한 생물이 살고 있다. 축제는 체험학습을 주제로 한 행사답게 갯벌 서식 생물을 이용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었다.

갯벌에는 아이와 어른 할 것 없이 모두가 엉덩이를 하늘로 추켜올리고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바로 바지락이다. 전문적인 손놀림으로 조개를 캐는 아낙부터 어설프지만 사뭇 진지하게 조개를 찾는 아이들까지. 염개갯벌은 방문객 한명이라도 빈손으로 돌려보내는 일이 없다.

카약체험도 인기였다. 갯벌 옆 염개바다에는 형형색색의 카약이 유유히 떠다녔다. 무료로 진행된 카약체험은 축제 당일만 천여명이 이용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외에도 행사장에는 거북선 관람, 장어·숭어 맨손 잡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펼쳐져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가족들과 함께 한산도를 방문한 조성수(40. 창원시 마산합포구)씨는 "작년 방문했다가 무척 좋아서 또다시 방문하게 됐다"며 "갯벌이나 해안 절벽이 발달해 있어서 아이들이나 어른 모두가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갯벌의 진흙이 부담스럽다면 '봉암 몽돌해수욕장'을 방문하는 것도 추천한다. 한산도와 다리로 이어져 있는 추봉도에는 조약돌로 이루어진 해수욕장이 있다.

아는 사람만 찾는다는 숨은 명소인 이곳은 1km의 해변에 몽돌이 깔려 있어 장관을 연출한다. 갯벌이 흙빛 바닷물인 것과 달리 여기는 깨끗한 바닷물과 시원한 파도소리가 특징이다. 몽돌해수욕장에서는 여유 있게 수영을 즐기거나 오목한 돌을 밟으며 색다른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축제가 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 '한산대첩비'에 들러 다음 배 시간을 기다리기로 했다. 한산도는 이순신 장군으로 대표될 만큼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곳이다. 섬에는 충무공이 3년9개월 동안 근무하면서 생긴, 혹은 그 후 장군의 공을 기리고자 만들어진 역사적 흔적들이 많다.

제승당, 거북등대, 수루 등 많은 명승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한산대첩비는 한산대첩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조형물로 많은 사람이 방문하는 곳이다.

새로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문어포 산정을 향해 올랐다. 5분 정도 한적한 여유를 즐기며 걷다 보니 20m 높이의 한산대첩비가 보였다. 거북선을 본 뜬 대좌(臺座) 위에는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이 쓴 '한산대첩기념비(閑山大捷紀念碑)'라는 글자가 아직도 또렷하다.

기념비가 있는 산꼭대기에서는 통영항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거북선 모양의 한산대첩비는 마치 지금도 우리 바다를 지키듯이 한산도 앞바다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관련정보 ▶한산도주소 : 경상남도 통영시 한산면전화번호 : 055-650-4690

▶여객선

(1) 파라다이스호통영여객터미널-한산도 제승당운항시간 : 7:00~18:00요금 (편도) : 성인 5,250원 청소년 4,800원 경로 4,300원 소아 2,600원승용차 9,400원~13,200 관광버스 49,000원1시간 간격 운항 25분 소요문의 : 055-645-3329 www.gohansan.com

(2) 을지2호거제 둔덕면 어구-한산도 소고포운항시간 : 7:00~18:00요금 (편도) : 성인 2,300원 청소년 1,400원 경로 1,800원 소아900원승용차 7,50원~11,000 관광버스 50,000원1시간 간격 운항 15분 소요문의 : 055-633-2807 www.hansanferry.co.kr

(3) 유람선통영 도남동 유람선터미널-한산도 제승당운항시간 : 9:00~18:00요금 (왕복) : 성인 10,000원 청소년 이하 5,000문의 : 055-645-2307 www.uram.co.kr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