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는 지금 마천루 건설 논쟁중

2013. 6. 20.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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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세계적 건축가들 모여 12개 준비

2010년 외곽지역 최고 180m 허용

학자·시민단체 반대 목소리 높여

'예술과 낭만의 도시' 파리가 마천루 건축 논란에 휩싸였다. 고도제한 완화 3년 만에 본격적으로 들어설 12개의 고층건물에 대해 시민단체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내년 3월 파리 시장 선거와 관련해 정치쟁점으로 번질 조짐도 잇다.

높이 320m의 에펠탑이 홀로 우뚝 서 있는 파리에서 고도제한 논란이 벌어진 것은 처음이 아니다. 1973년 파리에는 209m 높이의 몽파르나스 타워가 들어섰다. '검은 묘비'라는 비아냥이 터져 나왔다. 여론이 악화되자, 시당국은 1977년 도심 건물의 높이를 37m로 제한했다.

런던 등 유럽 주요 도시들이 울창한 마천루 숲이 돼가는 동안, 파리는 고도제한 울타리 안에서 낮은 스카이라인을 지켰다. 이 울타리는 2010년 철거됐다. 베르트랑 들라노에 시장은 파리 중심부 밖의 무용·주상복합 건물을 180m까지 올릴 수 있게 했다.

건축가들이 가장 먼저 환호했다. '건축계의 노벨상'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프랑스 건축가 장 누벨, 유럽 최고층 건물인 런던 더 샤드를 디자인한 이탈리아 건축가 렌초 피아노 등 세계적 건축가들이 파리에서 마천루 건축 경쟁에 나섰다. 상업지구인 파리 13구의 구청장 제롬 쿠메는 "건축가들은 파리에서도 자신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며 반겼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20일 프랑스 시민단체들이 고층건물을 '부조화 건축'으로 규정하고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시민단체 '에스오에스(SOS) 파리' 대표 올리비에 드모니코는 "건축가들은 빌딩과 함께 유명해지길 원하기 때문에 매우 이상하고 색다른 건축을 생각한다"며 '부조화 건축'의 배경을 꼬집었다.

철학자들도 논쟁에 가담했다. <미친 고도>라는 책을 펴낸 티에리 파코는 "파리도 현대적인 사무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는 쿠메 구청장의 논리를 비판했다. "우리는 이미 상당수 문서작업을 없애고 있고, 집이나 카페에서 일하는 시대로 이동하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수요가 곧 사라질 고층건물을 짓는 것은 무모하다는 지적이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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