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진의 할리우드 통신] 환경 테러리스트가 된 전직 FBI?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회원 미주한국일보 편집위원 2013. 6. 11.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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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트'(The East)★★★1/2(5개 만점)치밀하고 긴장감 넘치는 스파이 스릴러후반부는 다소 김빠지나 드라마 감동적

환경을 훼손하고 사람들의 건강을 해치는 석유회사와 제약회사 등 대기업에 대한 응징적 테러를 가하는 '이스트'라 부르는 일단의 에코 테러리스트들을 그린 작품. 긴장감 넘치고 극적인 스파이 스릴러이자 현실 고발적인 드라마다.

시의성 있고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내용(각본은 감독 잴 바트맹글리지와 여주인공 브릿 말링이 함께 썼다)을 서스펜스 가득하게 연출한 솜씨가 좋다. 이스트가 테러를 계획하고 준비한 뒤 실행에 옮기는 전반부는 매우 튼튼하고 꽉 조여진 스릴러로 진행된다. 후반 들어 드라마 쪽으로 이야기가 기울면서 템포가 떨어진다. 그러나 긴장감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 흥미 있는 내용을 지닌 작품으로 연기와 촬영, 음악도 좋다.

영화는 이스트 단원들이 바다를 오염시킨 정유회사 회장 집에 기름으로 테러를 행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이들은 언론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앞으로도 자연과 인간의 건강을 훼손하는 대기업에 테러를 행하겠다고 경고한다.

전직 FBI요원인 새라(말링)는 야심이 크고 능력이 뛰어난 여성으로 대기업의 이익과 안전을 지켜주는 정보회사 힐러 브루드에 고용된다. 회사의 여사장 샤론(패트리샤 클락슨)으로부터 이스트에 침투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새라는 배낭족으로 위장하고 자기가 연구한 대로 미 동부의 이스트의 활동무대를 전전하면서 마침내 이 조직에 잠입한다. 핸섬하고 과묵한 벤지(알렉산더 스카스가드)가 리더인 이스트는 아버지가 회장인 대기업의 횡포에 혐오감을 일으켜 가출한 극렬분자 이지(엘렌 페이지)와 약의 부작용으로 가족을 잃고 자신도 피해를 입은 의대 출신의 닥(토비 케벨) 등 7,8명의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로 구성됐다.

새라는 자신의 정체를 의심하는 이지의 반감에도 불구하고 깊은 숲속에 있는 이스트의 본부에서 이들의 일원이 된다. 이스트 멤버들의 기이한 식사 습관과 버려진 식품들로 양식을 삼고 마치 평화로운 히피들처럼 사는 모습이 자세하게 묘사된다.

새라가 처음으로 참가한 테러는 대규모 제약회사의 신약발표와 계약 축하파티. 치밀한 계획하에 이스트의 서스펜스 가득한 테러가 기민하게 진행된다. 그런데 새라는 이런 테러에 동참한 것에 대해 죄의식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들의 의식과 목표 그리고 생활에 서서히 빨려 들어간다. 그리고 도시에 애인이 있는 새라는 벤지에 대해 로맨틱한 감정을 느끼면서 자신의 업무와 이스트에 대한 동조의식 때문에 갈등한다. 그러나 새라와 벤지의 상호간 감정은 영화의 가장 약한 부분으로 말링과 스카스가드 간에 화학작용이 전혀 일어나질 않는다.

두 번째 테러는 오염된 폐수를 방출해 식수원을 오염시킨 이지의 아버지의 회사에 대해 감행된다. 새라는 점점 더 이스트에 동화되면서 갈등도 커지는데 냉철하고 도전적이던 새라가 천진난만 해지면서 얘기가 다소 김이 빠진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는 역동적이요 영리한 클라이맥스에 가서 다시 힘을 찾는다. 말링이 감정의 양면을 잘 표현하는데 이스트 멤버들이 둘러 앉아 병을 돌리면서 단결과 우정과 사랑을 재다짐하는 장면이 매우 감동적이다.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회원 hjpark@koreatimes.com미주한국일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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