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주택 지자체 반대에 첫삽도 못뜨고 '삐걱'

김유경|민동훈|송학주 기자 2013. 5. 3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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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유경기자]

 박근혜정부의 핵심 정책 가운데 하나인 행복주택이 첫 삽을 뜨기도 전에 지자체와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삐걱거리고 있다.

 정부는 행복주택 시범사업 예정지 7곳의 주민들을 상대로 공람기간 중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설득작업에 나설 방침이지만, 반발이 예상보다 거세다는 점에서 당장 사업속도를 내긴 어렵다는 관측이다.

 사업 반대의 선봉에 나선 곳은 서울 양천구. 양천구는 31일 목동 유수지에 행복주택을 짓는 것에 대해 강력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식 표명했다. 앞서 양천구는 지난 30일 시·구의원과 국회의원, 행복주택비상대책위원회 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가진 국토교통부와의 '행복주택' 면담에서 행복주택 건립 불가 입장을 전달했다.

 교통·교육·주택·환경·주차 등의 문제로 인해 현실적으로 사업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게 불가 이유다. 양천구 관계자는 "정부의 행복주택 관련 발표후 목동 주민들의 반대 민원이 계속 들어오고 있어 구에서도 전담팀을 꾸려 의견 수렴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공원과 문화시설을 조성키로 한 경춘선 폐철로 부지가 행복주택 예정지로 정해진 노원구는 지난 24일 국토부에 반대 입장을 담은 공문을 공식 전달했다.

 노원구는 공문에서 "경춘선 공원화사업 부지로 7년간 추진해온 대상지를 행복주택지구로 지정하는 것은 행정의 일관성, 연속성, 신뢰성을 저해하는 행위로, 철회를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노원구 관계자는 "행복주택 예정지는 이미 서울시와 공원화 계획을 잡아 놓은 곳"이라며 "지역주민들은 당초 계획대로 폐선부지는 공원으로 조성하고 신공덕역사 부지에는 복합문화시설 건립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잠실·송파 유수지에 행복주택 건립이 예정된 송파구 역시 반대 의견이 나오고 있다. 송파구 관계자는 "시설 이전 등의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없다"며 정부의 후속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로구의 경우 구청으로 민원이 들어오지는 않았으나 주민들의 반대 분위기는 역력하다.

구로구 관계자는 "민원이 없어 찬성 분위기라고 생각했으나, 오류2동 지역발전협의회의 경우 반대 의견서 제출을 준비하고 있다"며 "국토부에 주민설명회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대주택만 연이어 들어설 경우 지역발전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 주된 반대 논리다.

 다른 시범사업지들도 말을 아꼈지만 대부분 반대하는 분위기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20일 오류·가좌·공릉·고잔·목동·잠실·송파 등 수도권 도심 7곳에 행복주택 1만가구를 공급한다고 밝힌 후 해당 구청장과의 면담을 진행했으며 지자체장들은 대부분 집값 하락 우려로 반대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구청장들과 면담해보니 집값 하락 우려로 반대하는 입장인데 국정과제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분위기였다"며 "앞으로 지구지정에 대한 공고문을 붙이고 주민공람 기간 중에 주민설명회도 개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행복주택 예정부지에 포함된 자치구들이 반발하고 있지만 모두 정부소유 부지라는 점에서 시가 관여할 여지는 많지 않다"며 "일단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에 협조한다는 방침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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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유경기자 yu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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