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흐를수록 성숙하는 골프사랑 4050

2013. 5. 22.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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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한국] 지난 3월26일 오전 11시, 경기도 여주에 소재한 360도 컨트리클럽 클럽하우스는 여느 때와 다른 활기찬 모습을 연출했다. '띠커플 대회'에 참가한 '골프사랑 4050(cafe.daum.net/cettop)' 동호회 회원들의 즐거운 목소리가 곳곳에 울려 퍼진 탓이다. 동호회 정기 모임과 비슷한 분위기였지만, '띠커플 대회'는 이름만 놓고 봤을 때 조금 생소했다. 회원 천인(장상호, 47)이 '띠커플'에 대해 소개했다.

"오늘 대회는 회원 중 띠가 같은 사람들이 한 조가 돼 플레이한다. 동갑인 경우도 있고, 열두 살 전후인 경우도 있다. 조편성은 집행부에서 알아서 하고, 회원들은 같은 조가 된 회원과 즐겁게 골프를 하면 된다."

설명을 듣고 대회의 성격은 이해가 됐지만 상품이 걸린 대회라는 점에서 의아한 부분이 있었다. 성적에 따라 상품이 결정되는 만큼 조편성에 신경을 쓰는 회원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칫 성적과 상품을 이유로 회원 간 불화로 이어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 무렵 회원 미카(이은영, 48)가 우려를 씻어줬다.

"회원들은 성적보다 단합을 우선순위로 둔다. 집행부가 회원들의 단합을 위해 애를 많이 쓴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오늘 대회뿐만 아니라 정기라운드 때도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 라운드하는 경우가 많다. 경쟁보다 단합을 추구하기 때문에 스코어에 집착하지 않는다. 그리고 욕심을 채워줄 만큼 푸짐한 상품이 있어서 문제가 일어날 수도 없다."

회원들의 표정은 하나같았다. 집행부가 문제없이 잘 이끌어갈 것이라는 믿음에서 비롯된 편안한 표정이었다. 회원들에게 "집행부가 일을 잘 하나보다"라고 말을 던지자 "정말 열심히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회원 박초이(최원영, 51)의 설명이다.

"오늘 대회에 집행부는 자원봉사자로 참가했다. 행사 때 골프를 하지 않고, 회원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일만 하고 간다. 다른 동호회에서는 집행부가 기득권 챙기기에 바쁜데 골프사랑 4050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의 희생과 봉사에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이다."

회원 고블러(김한수, 56)도 칭찬을 거들었다.

"골프사랑 4050은 모든 행사가 체계적으로 잘 진행된다. 집행부가 모든 일을 전담해서 하기 때문에 일이 빨리 진행되고, 회원들도 잘 따라준다. 만약 집행부의 봉사정신이 없었다면 여느 동호회처럼 그저 그런 행사가 될 것이다. 정말 대단한 집행부다."

골프사랑 3040에서 골프사랑 4050으로

대회 시작을 앞두고 회원들의 기분은 더욱 들떴다. 같은 조에 편성된 회원이 누구인지 살피고, 인사를 나누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런 회원들과 대화를 나누며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다. '골프사랑 4050'은 동호회명에서 알 수 있듯이 40~50대가 회원의 주축이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동호회의 첫 명칭이 '골프사랑 3040'이었다는 것. 동호회 탄생 당시 30~40대였던 회원들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40~50대가 됐고, 동호회 명칭이 자연스럽게 변경됐다. 회장 크리크(김주성, 54)의 설명이다.

"동호회는 처음 30~40대를 대상으로 만들어졌고, 지속적인 발전을 이뤘다. 문제는 시간이 흐르면서 동호회를 이끌어가는 주축 회원들의 나이가 많아진다는 것이었다. 30~40대를 대상으로 한 동호회였지만 주축 회원들이 50대에 접어든 것이 기로였다. 때문에 집행부와 회원들은 동호회 명칭을 골프사랑 4050으로 바꾸기에 이르렀다."

동호회 명칭을 바꾼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대외적으로 이름난 동호회의 명성을 잃어버리는 것은 물론, 내적으로도 진통이 따를 수 있다. 예를 들어 주축 회원의 연령대에 맞춰 동호회 명칭을 바꾼다면 근래 가입한 30대로서는 난감한 상황에 놓인다.

동호회의 주축 대상이었다가 어느 순간 40~50대에 포함되지 않아 회원으로서 애매모호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또 주축 회원 위주로 동호회가 운영돼 신규 회원이 벽을 느낄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동호회의 주축이 되고 싶어도 이미 자리를 잡고 있는 회원들에게 뒤쳐진다는 소외감이 들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가 예상 됨에도 동호회의 명칭을 바꾼 이유는 무엇일까? 오르 페(이진영, 43)의 설명이다.

"주인의식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동호회 활동을 하다보면 잠시 들렀다 떠나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골프사랑 4050은 오랜 시간 주인의식을 갖고 활동해온 주축 회원들이 있다. 이들을 떼어내고 골프사랑 4050을 설명할 수 없다. 우리는 상징성을 담아 숫자를 늘렸다. 머잖아 5060, 6070, 7080, 8090까지 이어질 것이다."

회원 붉은장미(정윤지, 39)도 말을 더했다.

"나는 40~50에 끼지 못하는 30대다. 하지만 엄연한 골프사랑 4050 동호회 회원이다. 나이가 중요한 기준이지만 꼭 40~50대를 특정하지 않는다. 그리고 30대라면 40세, 60대라면 59세로 친다. 결국 모든 골퍼가 회원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주인의식으로 뭉쳤다고 말하는 골프사랑 4050 회원들. 그들은 골프사랑 4050의 숫자가 커진 만큼 주인 의식도 커졌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숫자가 얼마나 더 커질지 기대된다.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회원들의 말말말

우연히 알게 된 동호회인데, 지금은 1순위다. 여러 모임 중 가장 정이 간다. 아마 단결이 잘 되는 것이 이유일 것이다. _청까칠남(박관순, 54)

동호회에 가입한지 4년이 됐다. 인터넷에서 우연히 알게 됐는데 4050이라는 숫자가 마음에 들었다. 처음 띠커플 대회에 참여했는데 회원들의 분위기가 좋아서 계속 나오게 됐다. _허브선물(길현숙, 52)

크리크가 13년째 회장 자리를 안 내려놓고 있다. 장기집권인데 열심히 하기 때문에 회원들의 불만이 없다. 앞으로 계속 장기집권하길 바란다. _고블러

골프사랑 4050은 불순한 목적으로 접근하는 회원이 많지 않아서 좋다. 사실 온라인 동호회는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이곳은 순수하게 친목을 도모하는 회원 위주로 움직인다. 그래서 좋은 동호회다. _그까이꺼(이재응, 55)

*재미난 사연이 있는 골프동호회는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편집부로 연락 바랍니다.

전화:

02)724-2594 E-mail:soonsoo8790@nate.com

글_류시환 기자, 사진_박광희(스튜디오AP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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